부부끼리도 전염되는 ‘노인 우울증’
집에만 있지 말고, 병원&경로당 가세요!
◇ 부부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경우 다른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됐다. /출처=셔터스톡
노년기 우울증은 10명 중 2~3명이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노인에게 흔한 정신건강질환이다. 기억력이 나빠지는 증상이 동반되어 인해 치매와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노인 우울증이 마치 감기와 같이 전염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노부부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경우 다른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우울증을 앓을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증세가 악화될 우려가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 노인 우울증이 부부끼리 전염되는 양상은 무엇이고 예방법은 무엇일까?
◇ 함께 살기에 더욱 전염되기 쉬워
지난달 22일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의학저널(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의 노인 우울증 관련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전국 11개 대학병원의 노부부 956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노부부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경우 배우자에게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
그 결과 부부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 다른 한 명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89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노인 부부들만이 아닌 전반적인 부부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위험도가 2~3배 정도 높았던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 노인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않고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 처방받는 것이 좋다. /출처=셔터스톡
◇ 약물로도 충분히 호전… 증상 보이면 바로 병원 가야
연구진은 노부부가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우울증 위험 요인을 공유한다고 분석했다. 만성 질환에 대한 부담이나 과도한 음주량, 낮은 사회적 지지 등이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자주 외부 활동을 하지 않다보니 노인 부부는 함께 있는 시간이 이전보다 더 많아지기도 한다. 이 때 한 명이 우울증을 앓을 경우 다른 한 명에게 그 영향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노인 우울증은 치료받는 비율도 매우 낮다. 우울증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함께 사는 배우자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부부가 동반 우울증에 걸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노인 우울증은 약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않고 병원에 꼭 방문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연구를 진행한 김기웅 교수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부작용이 적고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해도 안전하다”라고 언급했다.
약물 치료를 받는 것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바깥에 나가 사회생활을 해보려는 시도 역시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경로당이나 문화센터를 틈틈이 찾아 조금씩 교류를 나누고, 혼자가 어렵다면 부부 동반 모임에 참여하는 식으로 사회 생활을 늘려 나간다면 우울감으로부터 조금씩 해방되는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