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이라 했던가..
백화 문상희 / 시인 수필가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라 했거늘..
설날은 음복주에 오후엔 누님집에서..
정초 이튿날은 산행으로 술독에 빠졌으니..
심기를 다스리지 못해 또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계묘년 새해엔 술 담배 줄여 건강을 챙겨보자
공식적인 자리 아니면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다짐을 했거늘~!!
결국은 또 작심삼일 공염불이 되고야 말았다
정초 이튿날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
오랫만에 설날 연휴에 같이 쉬는날이라
함께 산에가자는 말, 예전의 언약을 실천에 옮겼다
둘의 의견을 모아 가까운 용마산으로 향한 발길
평범한 둘레길은 사람이 많아 일단은 피해서
난이도가 높은 외진 등산로를 택했다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며 오르는 산길
산 중턱에 흐름한 산악회 오두막이 있다
평소엔 사람이 없었지만 오늘은 인기척이 들려와
새해 덕담을 건내자 화색으로 반겨주신다
오두막 벽에 한글로 토를 단 한시가 눈에 들어온다
범상치 않은 분들의 모임이라 다음을 기약하고
이런저런 예기끝에 받아든 막걸리 잔
뭔가 문필가로 말이 통하는 통성명 자리
막걸리 한잔에 용마산 운으로 삼행시 한자락 읊는다
막걸리 귀신 친구는 벌써 석잔째..
따뜻하게 데운 막걸리에 취기가 올랐다
필자는 결심이 흐트러질까 한잔을 끝으로
인사를 뒤로하고 다시 산행에 나선다
중간중간 빙판길에 음지라 내린눈이 그대로 있다
취기오른 친구와 밧줄에 의지해서 한발 두발
꼭지점에 올라 인증샷 한컷하고 하산이다
하산 후 영화사 근처 순두부에 막걸리 한잔으로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해어지자 했거늘
미래는 알수없다 했던가..
산 중턱쯤 내려왔을까~?"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
빨간 가방 아저씨~!!
아차산역은 어느쪽으로 가요~?"
네~,. 우리도 그쪽으로 내려갑니다 하니,
졸졸 뒤따라 내려오는 여인네..
인연인지.. 필연이 되려는지 그것은 모르겠다 만,
뒤따라 오던 여인네가 지인 언니를 또 만났다
도무지 알수없는것이 세상사요..
짜고치는 고스톱인지는 알수가 없다 만,
그러다보니 우리 둘 여인네 둘이 된것이다
애초에 할베 순두부집에서 한잔 약속은 날아가고
기왕지사 이렇게된거 사무실로 갑시다~!!
회원 확보에 혈안이된 필자~!!
여인네 둘, 준 사진작가인 홀아비 친구
세사람에게 시집과 문예지에 싸인을 해주고
회원 가입 요령을 가르쳐주고 다짐을 받았다
만남 축하주 한잔하려고 면목역 근처를 헤메다
꼬치칩으로 들어가 목마름에 생맥주가 꿀맛이다
주거니 받거니 이런저런 예기에 취기가 올라
2차 3차 노래방까지 작심은 온데간데 없다
오가는 술잔에 소득과 재산상태를 묻는다
혹시나 그 무서운 꽃뱀~?"
내심 좀 찜찜했지만 이미 시작한 자리아닌가~?"
술기운에 홀아비는 늑대의 본심이라 했던가 허허..
그러나 아무리 꼬드겨도 넘어가지 않는 여인네 들
내가 성에차지 않는가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쩔수없이 각자의 갈길로 향했다
술이 과하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요..
홀아비 둘이서 또래의 여인네 둘을 만났으니
회원 확보를 핑계삼아 술잔 부딪치며
2차 3차 노래방까지 작심은 이미 깨어지고
行筆篤警 행필독경도
之過必改 지과필개도 날아가버리고
욕심을 앞세워서 실수는 안했는지 모르겠다..
술기운에 화장실 들락날락
비몽사몽 자는둥 마는둥 습관적으로 눈을 뜬다
오늘도 카페지기의 의무감에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공지를 올려놓고
어제의 일 머릿속에 정리하여 수필로 옮겨본다
아뿔싸~!!
벌써, 시계는 일곱시요 출근시간이라
서둘러 밥한술 챙겨먹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들고 일터로 향한다
에구요~!!
오늘은 빨간 날인데 중얼중얼..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써자,,
수없이 되뇌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