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자 여러분들께 법화경 한글 해석본 한권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불교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불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불경을 봐도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우연히 " 꿈에서 나는 이와같이 들었다. "라는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묘법연화경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꿈에서 나는 이와같이 들었다." 의 저자이신 愚仁 성내경 선생님께서 H. Kern 의 영역본 묘법연화경 번역을 완성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한역본의 다소 애매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부처님의 뜻이 더욱 널리 세상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 끝에 우리말로 한글 완역을 하셨습니다. 이와 함께 우인선생님의 법화신행이 지금까지 총 5권이 출판되었습니다. 법화신행은 묘법연화경의 해설서인바 묘법연화경을 좀 더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지침서입니다.
아래는 법화신행 중에서 발췌했습니다.
『 묘법연화경은 시방삼세 일체 부처님께서 지혜력과 신통력으로 수호하시는 경 중의 왕입니다. 묘법연화경에 이르러 비로소 부처님께서는 무상도요 대승평등법인 유일불승唯一佛乘 묘법妙法을 중생에게 열어 보이니 이로써 일체 중생이 불지혜를 깨닫고 또 불지혜에 들게끔 합니다. 즉 묘법연화경으로 인하여 중생이 성불케 되니 이로써 세상에 출현하시는 부처님의 유일한 본회本懷이자 오직 하나의 일이요 오직 하나의 뜻이요 참으로 큰 일이요 큰 뜻이 다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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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묘법연화경을 처음 만난 이래 자주 독송하노라니 국역본들에 여기저기 보이는 다소 어색한 부분들이 마음에 걸려 결국 스스로 구마라지바 (406)의 한역본漢譯本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2008년에 출간하였습니다. 그런데 범본梵本에 가장 가깝게 또 가장 충실히 번역했다고 정평이 난 H. Kern(1884)의 영역본英譯本을 면밀히 읽어 보니 구마라지바의 한역본 또한 지나친 의역이 많고 원본과 다소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마침내 영역본 마저 번역하기에 이르렀고 몇 년 간 고생한 끝에 2012년에 이 결실을 역시 출간하였습니다. 물론 구마라지바가 한역한 원본과 H. Kern이 영역한 원본이 원래 같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건대 경전의 내용 전개나 구조 등을 살펴보면 분명히 영역본이 더 정확하고 앞뒤가 맞으며 완성도가 높습니다. 특히 한역본에 빠진 초목품草木品과 관세음보문품觀世音普門品의 뒷 부분 등이 그 증거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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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본梵本 즉 산스크리트어본 묘법연화경의 한역본漢譯本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번역본이 구마라지바 또는 구마라습鳩摩羅什의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으로 칠권 이십팔품으로 구성됩니다. 그 외에 축법호竺法護의 정법화경正法華經 십권 이십칠품과 사나굴다와 달마굽다가 공역共譯한 첨품법화경添品法華經 칠권 이십칠품이 있습니다. 큰 뜻에서는 대동소이하지만 구성이나 세부 내용에 다른 점도 많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 사람 케른(H. Kern)이 범문梵文을 영역英譯한 정법연화경正法蓮華經 이십칠품이 있는데 기실 이 법화신행에 나오는 거의 모든 경문은 케른의 영역본을 다시 국역한 것입니다.
구마라지바의 한역본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가 이십칠품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구마라지바의 번역본은 이십팔품인가? 이는 구마라지바가 원문原文의 견탑품을 견보탑품과 제바달다품의 두 품으로 나눈 까닭입니다. 내용상 그리해도 무방하긴 합니다만 좌우간 원문은 이십칠품이 맞습니다. 그래서 정법화경이나 첨품법화경 역시 이십칠품인 것입니다. 구마라지바의 번역본과 영역본의 각 품 제목을 나열하였으니 비교하기 바랍니다. 구마라지바의 한역본에는 원문의 가장 마지막 품인 종품이 촉루품이란 이름으로 중간에 삽입되었습니다. 다라니품의 위치도 다릅니다. 또 한역본의 묘장엄왕본사품의 내용은 원문과 비교하여 전개 순서가 다릅니다. 그리고 초목품에는 약초유품에 없는 후반부가 더 존재하고 또한 관세음보문품에도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없는 게송이 더 존재합니다.
제가 한역본과 영역본을 둘 다 번역해본 탓에 주제넘긴 합니다만 다소나마 범본 번역자들의 능력을 느끼게 되더군요. 원문에 대한 충실성 또 번역의 완벽성 등을 평가하자면 한역본보다 영역본이 훨씬 더 낫습니다. 무엇보다 영역본은 일체 과장이나 의역意譯이 없는 원문 그대로라 하겠습니다. 다만 한역본은 나름대로 한자 문화권에 맞는 유려流麗한 문장 구사가 돋보이고 이미 오랜 세월 우리에게 친숙해졌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독일의 문필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소설 데미안(Demian)을 읽으며 ‘알껍질을 깬다.’는 대목에서 그 표현에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바로 묘법연화경의 본생품本生品에 나오는 게송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영역본을 번역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나 또한 이와 같아
무수 억 중생의 도사로서
고통苦痛 받는 중생을 보노니
스스로 사악邪惡한 알껍질을 깨지 못하는지라
여하튼 한역본이든 영역본이든 부처님의 큰 뜻을 전하는데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번역본을 공부하든 묘법연화경의 큰 뜻이 달라질 일은 없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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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을 수지 독송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번 2012년에 번역된 우인 선생님의
묘법연화경을 강력 추천하는 바입니다.
나무묘법연화경 南無妙法蓮華經
나무일체불보살 南無一切佛菩薩
출판사 : 유마북
총판 및 문의 :운주사 (02) 3672-7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