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에 브루노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현 UAE 알 아인)이 최종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4명의 후보군 가운데 메추 감독을 최종 협상자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
기술위원회는 이날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 선수 장악능력 ▲ 언어능력(영어) ▲ 과거 지도자 경력 및 성적 ▲ 세계축구의 흐름파악 접근력 등 당초 선임 기준으로 고려됐던 부분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며 메추의 인선 이유를 밝혔다.
▶ "왜 메추인가?"
간단한다. 한국 축구를 다시 일으킬 최고의 적임자라는 것. 당초 기술위원회가 코엘류 전 감독의 문제점으로 제시한 4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월드컵 당시 ‘제2의 히딩크’로 불릴 만큼 히딩크와 닮은 점이 많아 한국팬들 또한 원하던 스타일이다.
선수단을 장악하는 리더십과 관계자들과의 친화력은 히딩크 감독 이상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 책임감과 열정이 강해 세세한 하나하나까지 직접 챙기고 나서는 것은 물론이다. ‘수석코치’를 주로 활용하는 스콜라리와 선수 장악력이 떨어지는 귀네슈를 압도한 이유.
언어적인 문제도 없다. 프랑스 출신이지만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에도 능통해 포르투갈어만을 구사해 애를 먹었던 코엘류에 비해 의사소통에 있어 한결 수월해졌다. 반면, 귀네슈는 독어와 터키어 밖에 구사하지 못해 일찌감치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과거 지도자로서의 경력은 말할 것도 없다. 프랑스에서는 2부와 3부리그를 전전하던 메추였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가장 화려하다. 처녀출전국 세네갈을 2002 한일월드컵 8강에 올려놓았고 이후 알 아인으로 팀을 옮겨 아시아무대를 점령했다. 2002~2004 UAE 자국리그 3연패를 시작으로 지난해(2003)에는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챔피언스리그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세계축구의 흐름 파악력에서는 스콜라리 쪽에 더 많은 점수를 부여했지만 그가 유로2004를 준비하고 있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었다는 점에 비해 메추는 아시아 클럽의 지도자였던 점을 충분히 감안했다. 과거 세네갈에서 철저한 정보력과 분석을 통해 상대를 파악했다는 전례를 통해 메추쪽에 힘을 실어줬다.
또, 비슷한 평가를 받은 스콜라리가 유로2004가 끝나는 7월에야 협상이 가능하다는데 비해 메추는 국가대표팀을 맡을 경우 언제든지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조건이 시급한 한국대표팀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술위는 객관적 자료는 물론 면접을 통해 타 후보들에 비해 아시아축구에 비교적 정통한 편이고 기술위가 요구한 4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린 것. 한국축구의 재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 ‘100만달러+α(?)’
그렇다면 메추의 몸 값은 얼마나 될까? 기술위는 이날 몸 값 언급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히 함구했다. 자신들은 후보를 놓고 선정 작업만을 했을뿐 최종 계약은 협회 국제국에서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고 협회 한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면접을 통해 어느정도의 몸 값 조율은 있었고 사실상 이에 합의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몸 값은 과거 히딩크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 100만달러(11억 6천만원)에 각종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형식의 성과급을 받는 파격적인 계약이라는 것.
그러나 이 역시도 소문일 뿐. 관계자의 전언은 틀리다. 당초 협회는 메추와 접촉 당시 65만달러(7억원) 정도로 코엘류(75만달러)보다 낮은 금액으로 접근했지만 메추가 히딩크 감독과 비슷한 수준을 요구해왔다는 것. 그래서 제시했던 금액이 100만달러에 플러스 옵션.
그러다 최근 메추를 둘러싼 영입전선이 복잡해지자 히딩크 감독과 비슷한 수준으로는 메추를 잡기가 힘들어졌고, 현실적으로 히딩크 감독때 보다는 다소 많은 120~150만달러 수준에서 계약을 해야할 처지라고 현재의 실정을 전했다. 따라서 메추의 연봉은 100만~150만달러 선에서 이뤄질 전망. 또,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조항이 추가된다. 코엘류 전 감독의 두 배 가량을 받게되는 셈으로 역대 한국 사령탑 최고 몸 값을 자랑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세네갈 감독 재임 당시에도 그다지 큰 대우를 받지 않고 감독직을 수행했던 점과 메추 본인이 한국행을 희망해 왔던 점을 상기한다면 돈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메추는 카타르의 알 이티히드로부터 연봉 170만달러, J리그 팀으로부터 250만달러를 제시받았으며 현 소속팀 알 아인도 상당한 액수를 비공식적으로 제시하며 메추를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위계질서 타파, 개성 존중
록 뮤지션을 연상케하는 외양과는 다르게 메추의 성격은 상당히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외신을 통해 자신과 세네갈 선수들과의 관계를 ‘달콤한 연인(sweartheart)’로까지 비유할 정도로 친근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다룬다.
딱딱한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좋은 성적이 뒷받침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축구철학. 선수들 스스로가 끈끈한 동질감을 느끼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실제 세네갈 선수들이 그 덕을 성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알 아인 선수들 또한 그런 감독 밑에서 2년여의 시간을 지냈으니 메추가 떠나는 걸 집단적으로 저지하고도 남을 법하다.
그렇다고 언제나 온화한 것만은 아니다. 선수들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주는 대신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한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제 몫을 다해낸다면 그라운드 밖에서의 생활은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못 밖는 스타일.
자상한 아버지에서이면서도 때로는 무서운 아버지의 모습까지 갖춘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선수단 내의 신뢰와 화합이 깨어진다면 그 어떤 스타플레이어라도 가차없다. 그는 새로운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가장(家長)’으로서의 역할도 서슴치 않는다. 프랑스에서 세네갈로 막 건너갔을 당시 그 나라 문화를 배우려 노력했고 결국 세네갈 여성과 결혼해 수많은 관심을 낳기도 했다. 세네갈 감독 재직 당시에는 프랑스에서 뛰고 있는 자국 선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챙기는 꼼꼼함까지 보이기도.
이런점에서 가는 곳마다 금새 선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는 점은 메추의 친화력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케한다.
또, 목표를 설정하면 결과를 위해 매진하며 이에 따른 팀 운용을 탄력적으로 펼친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본.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은 물론 모든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적극 반영함은 당연한 이야기며 그에 따른 책임감도 강한 편. 철저히 과학적 데이터를 이용해 팀을 운용하는 그의 모습 또한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 측면공격 + 압박 = 메추식 전술
메추가 즐겨 사용하는 포메이션은 4-4-2. 이번에도 역시 포백이다. 그러나 이를 고집하지는 않는 스타일.
세네갈 감독 당시에는 4-2-3-1만을 고집해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알 아인으로 적을 옮기면서 이를 깨뜨렸다. 상대에 따른 다양한 전술적 변화를 수시로 시도했던 것. 수비의 안정을 가장 중요시하여 더블 보란치와 좌우풀백을 사용하면서도 윙 플레이어를 활용한 측면 공격에는 적극적이다. 또 전방에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활용해 공간을 창출하게금 한다.
메추가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되면서 강력한 프레싱도 부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월드컵에서 세네갈 또한 한국 못지 않은 프레싱으로 강호들을 녹록했기 때문. 세네갈과 상대하는 팀마다 오프사이드 수치를 감당하기가 벅찼을 정도로 그 능력은 최고다. 여기에 세밀한 패스를 강조하면서도 배후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을 즐겨 사용했던 점으로 미루어 한국축구와는 궁합이 잘 맞는 셈.
그러나 무엇보다도 메추가 추구하는 전술적 기본 개념은 기동력을 앞세운 조직적인 팀 플레이. 수비를 철저히 하면서도 측면 오버레핑은 아끼지 않는다. 이영표와 송종국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적임자를 찾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 하다.
따라서 메추가 한국축구사령탑을 맞게된다면 코엘류 시절과는 사못다른 강력한 기동력을 통한 압박축구가 다시 대표팀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늘 문제로 지적되어 온 포백라인 또한 새로운 실험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 전폭적 지원 이뤄저야...
기술위원 전원이 참석한 이날 기술위원회에서는 그동안의 자료를 토대로 후보들을 압축했는데 당초 금방 끝날 것으로 보였던 회의는 1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났다. 그만큼 끝까지 진지하게 살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코엘류 감독때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중함에 긴장감이 멤돌 정도로 얼어 붙어있는 모습들.
히딩크가 이끌던 월드컵때만큼은 어렵더라도 코엘류 때와 같은 대우는 곤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의 반응이다. 코엘류 감독의 ‘72시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대목. 믿고 맡겼으면 감독의 고유 권한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할 것이라는게 대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협회차원에서도 성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을 덜어주고 지난 코엘류 사임때와 같은 여론몰이를 부축여서도 안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메추 감독은 협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발언을 외신을 통해 흘리는 등 아이러니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카타르의 클럽과 주중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협회측에서는 문제 없을 것이라며 호언하고는 있지만 일종의 몸 값 부풀리기가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협회와의 협상 예의를 위한 연막작전일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이는게 사실.
어찌되었건 한국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된 메추가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으로 한국팬들에 다가서게 될지 관심거리다.
※ 브루노 메추 감독 프로필 - 1954년 1월 28일(만 50세) 프랑스 쿠데케르케 출생 - 선수경력:70~87년 프랑스 두앙키르헨, 안더레흐트(벨기에), OSC릴, US발랑시앙, 부베(이상 프랑스) - 지도자 경력:88~92년 프랑스 2~3부 AS부베, 92~93년 프랑스 1부 OSC릴, 93~94년 프랑스 2부 발랑시앙, 95~98년 프랑스 3부 세당, 98~99년 프랑스 2부 발랑스, 2002년 7월~현재 UAE 1부 알아인(200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003~2004년 리그 2연속 우승, 2003년 슈퍼컵 우승), 2000년 11월~2002년 6월 세네갈대표팀(A매치 17승7무5패, 2002년 아프리칸네이션스컵 준우승, 2002년 월드컵 세네갈 첫 본선 진출과 7위 돌풍, 2002년 아프리카 ‘올해의 감독’) - 전술:4-3-2-1 or 4-4-2 중심, 조직력과 빠른 공수전환 중시 - 언어:불어, 영어
첫댓글 트리플H 오지마~
트리플 H.... 양키들이 자유계약으로 방출해 버렸나??
메추 꺼져라 ㅋ 필요없다 ㅋ 전 에메자케감독이 카리스마있고 왠지 멋있어 보이는게 잘해낼듯한데 몸값이 넘쎄서리..ㅡ.ㅡ
에볼루션 감독들이 요즘 시끄럽구만 이거
숀 마이클스를 불러야하는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