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모두 알러지 탓에 고생인데 그중에서 딸이 심해서 가장 힘들어한다.
그러니 당연히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하는데
내가 하는 청소는 손길 닿는 곳만 겨우 스치니 데데하다며 이제 딸이 대신한다 .
결과적으로 몇 개월 전부터 일요일의 집안 청소 담당에서 벗어난 셈이다.
특히 마룻바닥을 훔치는 일회용 제품인 스위퍼의 약품 냄새가 역하다며
딸은 한사코 천으로 된 걸레를 사용하는데
천으로 된 걸레를 손으로 빨아야 하는 옛날 방식이 나는 아주 싫어니 청소 때마다 부딪힌다.
내 생각엔 약품 처리된 스위퍼가 위생적일 것 같은데
스위퍼에서 미세하게 독성이 배출되어 알러지를 심화 시긴다고 하니
그런가~ 한다.
아래위층 청소를 하던 딸이 뛰어오며 잔소리를 했다.
고구마 찌는 걸 살피라고 했는데 타는 냄새가 나도록 몰랐느냐는 잔소리다 .
타는 냄새가 안 났으니까 몰랐지
대꾸하려다 관뒀다
고구마 서너 개로 다투어서야
그냥 그런가~ 해야지.
이 고구마 - 어제 토론토의 한국식품점에서 사 왔다 .
눈이 번쩍할 만큼 반가워 큼지막한 박스체 사고 싶었는데
아내가 탐탁지 않게 여겨 눈치껏 조금만 샀다.
시장 본다고 종일 굶었기에 고소한 한국 과자 한 봉지 집어 들고는 결국 한마디 들었다.
한쪽 구석의 식당가에서는 비빔밥도 시키고 따끈해 보이는 돌솥밥이랑, 만두랑 문어 넣은 짬뽕이랑 양볼들이 미워 터지는데
저 탐스러워 보이는 먹성들 좀 보세요 - 얼마나 보기 좋아요
한마디 하려다 관뒀다.
아내는 까탈스러워 밖에서 사먹는 음식을 싫어하는데 기껏 한 끼 굶었다고 성질낼 수는 없고
이제 노인축에 들었으니
그런가~ 해야지.
아침부터 - 전날 토론토에서 구입해서 밤세워 저려 두었던 배추로 김치를 담근다며 온 집안이 엉망이다 .
그동안 김치 생각나면 코스코에서 가끔 사다가 맛을 보기는 했어도
직접 김치 담아 먹게 된 건 은퇴하고 부터라 얼마 되지는 않았다.
바쁘기도 하고 재료 장만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일 년 내 김치를 담는 건 아니고 이맘때의 겨울 두어 달 먹을 정도 되는 양을 아내가 직접 담그는게 두어해 되었다..
그런데 아내는 이전부터 워낙 음식 솜씨가 없으서
반찬 한 가지 장만하는 데에도 답답할 만큼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일식 일찬이나 이찬이 내 집의 전통이 된 형편이니
몇 포기의 김치 담그는 일은 평균적인 가정에 비해서 대단히 큰 행사다.
걸리적거린다고 해서 오후까지 내 방에서 지냈더니 허기진다.
주방에 내려왔더니
배추 담긴 양푼들
버무려 풀어헤쳐 놓은 양념들
바닥과 식탁에 수도 없이 늘어놓은 그릇들
끈적끈적 거리는 마룻바닥
도무지 밥 챙겨 먹을 형편이 아니다 .
할 수 없이 양념 버무린 배추 한가닥 찢어 입에 넣었더니
아직 체 끝나지도 않았는데 보챈다며 목소리가 커지길래 얼른 자리를 피했다 .
먹자고 하는 일인데 밥 좀 묵고 합시다 - 한마디 하지도 못했다.
김치 몇 포기에 절절매며 끙끙거리는데
그런가~ 해야지.
며칠 전에 아내가 계단에서 내려오다 굴렀다.
최근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오르내릴 때 제발 조심 하세요
미끄러지지 않게 실내용 운동화를 신는 게 어떨까 - 라는 싫은 소리를 했는데
딸아이가
아래위층 계단과 지하실 내려가는 계단까지 미끄럼 방지용 테이프를 부쳤다 .
며칠 걸려서 꼼꼼히 마무리했다 .
이제 양말을 신어도 전혀 미끄럽지 않다며 만족스럽다는 아내
아비에게 의논도 없었길래 한마디 할까 했는데 아무짝에 쓸모없는 잔소리 같아서
딸 수고했네 - 딱 한마디만 했다 .
이제 딸의 모든 결정이 틀리지 않고 합리적으로 생각되니
그런가 ~ 해야 한다.
얼마 전부터 이제 나이는 만으로 계산한다고 했다.
그런데 생일이 다음 달인데 daum 정보는 벌써 나를 일흔이라고 한다 .
일흔이면 노인이다.
노인은 어느 집단이던 가정이던 어떤 사회에서던 중심에서 벗어난
모두가 눈여겨보지 않는 아웃사이더라 여겨지는 연배다 .
그래서 노인은 세상일에 참견하고 싶지만 중심과 세상을 향해 자신의 의사 표시를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 한다는 말이다 .
최근 들어 수필방을 희화화 하는 글이 가끔 게시된다.
그런 글을 볼 때마다 '이보세요, 여기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라고 한 마디쯤 하고 싶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daum에서는 나를 일흔 이라고 했다.
참견과는 담을 쌓아야 하는 노인이라는 말이다 ~
첫댓글 단풍 어르신 글이라 핸드폰으로 반갑게 읽고 있었어요.
글은 글일 뿐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하나 궁금한 건 물어야겠어요.
마침표는 왜 빼먹는 겁니까?
뜻만 통하면 된다고 말하지 마세요.
수필방에 글을 쓰려면 최소한의 규칙은 지키는 게 맞지 않을까요?
다른 이의 글에 이 말을 하고 싶었으나 싸울까봐 참고 있어요.
신호등 안 지키는 운전사 같아요.ㅋ
그러게요
마침표 넣자며 신경 쓰기로 하는데 요번에도 빠진 부분이 많네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읽을때 그슬리지요 ~ 인정 합니다 인정~!
@단풍들것네 고마워요. 단풍 할배 ㅎ
@손수건 지금 막 수정 끝냈어요 ㅎ
@단풍들것네
부인께서 단풍님 때문에
속 썩인 적이 없으실 듯 합니다.
아내에게 고분고분한 남자는
어머니와 유대가 원만했더라는
이론을 어디선가 봤습니다.
장에 다녀오면 일이 많습니다.
김치 막 담아 밥하고 드시면
다른 찬은 필요 없습니다.
딸의 배려가 곱네요.
든든하시겠습니다.
며칠간 식상하게 글을 올려서 조금 뜸할까 했는데
또 올리게 되었어요
마지막 문장에 이유를 언급했구요
문어 넣은 짬뽕- 일부러 덧붙였어요 ~ 우헤헤
어머니에게 언제나 불효했어요
막내는 안그랬는데 장남 역활 전혀 못했기에 후회 많이 됩니다
가까이 살아도 아들은 전화한번 살갑게 못하고 살다가
그나이 들어 결혼한 아들 보고
내가 머라 할수가 없노라고...
돌아가시고나니 왜 전화한번 지대로 못했을까 하더라눈~
남동생이야기 입니다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지요
70 들어
백수도 아니건만은 눈치보는 모습이
그저 짠합니다
요즘 남자들모습인듯~
맞아요
사는게 다 거기서 그기 ~ 동의합니다
대부분 시림들이 - 나는 평생 안 늙을줄 알았다, 라고 하잖아요
지만 특출나서 안그럴줄 알지요
한점 다르지 않아요 - 니랑 나랑 모두 똑 같은 사람
ㅎ 눈치 안봅니다 아내말은 제가 아직 집에서 목소리 크다고 해요
나도 아들들은 아내 편 입디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대한민국 부모 자식들은 그런거 같습니다
이거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단풍님 말 처럼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 합니다
그게 마음이 편할거 같습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ㅎ 딸 아들 ~ 편가르기도 하지요
내키지 않지만 저도 이제 공공의 사이트에서 일흔으로 인정되는 연배가 되었으니
매사 딱딱 따져서는 않되겠다 -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성 ~
잘 하셨어요.
그런가 보다 그냥 넘어가시는게
마음 편합니다.
특히 가사일 집안일에는 여자가
하자는대로 하세요.
밥 한끼 제대로 나중 얻어 먹으려면
그리 해야 한다고 선배들이 말하거든요.
올해도 가정 무탈하게 지내시기를 ㅎ
이제서야 조금이라도 느끼니
그동안 단풍이 알게 모르게 많이 부대꼈을겁니다 ~
선배되시는 한스님 본받으려 하니 지도 편달 부우탁 해요~
저희 집도 와이프와 딸 둘이서
속닥속닥 의논해서 다 결정합니다.
저와 아들에겐 동의만 구하지요.ㅎㅎ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마음자리님 일찍부터 그러시는게 현명할듯 합니다
그러려니~ 하는 분들 깨인 선각자들이지요 ~ ㅎ
저는 긴 연휴 끝나고 내일부터 근무입니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요 ~
그런가 보다, 하고 잘 하시네요.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는 가 봅니다.
떠들어 대는 것 보다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면
조용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네 있는지 없는지 조용히 지내는게 현명하다고 하네요
저도 이제 일흔이니 듬직히 보이게 끔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내야겠습니다 ~
참견하고 싶은데
꾹꾹 참느라고 애쓰시네요.
김치 담으면 수육 삶아야 되는데
맛나게 드셨남요?
당연히 못 드셨을듯 ㅋㅋ
단풍님
벌써 70되셨어요?
이렇게 팔팔한 70은 첨봐요.
제 댓글에 발끈 하지 마시고
그러려니 하세요. ㅋㅋ
제라 님, 공황은 좀 괜찮으신가요?
@이베리아
요즘 좀 힘드네요.
더하다 덜하다 그러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가끔은 기분까지 다운되고요.
오전에 운동 다녀와서
강쥐랑 산책하는데
햇살이 참 좋더군요.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오늘도 힘내봅니다.
이베리아님도 홧팅요^^
@제라 잘하셨어요.
저도 늘 약을 달고 삽니다.
약먹고 사는 것도 그러려니
합니다.ㅎ
낼 출근이라 막 잘라캤는데 참 염치도 없지
나중에 댓글 단다고 어디 덧나나 ~
우린 당연히 수육 이런거랑 거리가 멀지요
여긴 삼겹살 구하기도 어려워요
그리고 제가 이제 일흔 고희입니다 종심이라고도 해요
지멋대로 설쳐도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택도 없어요 공자님께서 말장난 하신 것이고오~
뭐 발끈한다케도 누가 쳐다 보지도 않을끼고
마 우짤수 없어요 그런가 합니다 ~
애고오 미안해요
편찮은줄 몰랐어요 건강 챙기세요 이베리아님 댓글보고 알았어요 ~
모든 중심에서 벗어 난 아웃사이더.
어느새 이렇게 돼버렸네요.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야지요.
자기 취미에 너무 빠져 있는 남편한테
그러려니 하자 하다가 오늘은 한소리 했습니다.
제가 운전을 못하니까 남편한테 의지하는
수밖에요.
그런데 자기 스케쥴에 맞추는게 은근히
속상하데요.ㅎ
에구 운전 못배운 제가 바보지요~ㅠ
그러려니 하고 살겠습니다.ㅎ
허허~
이제 큰 소리 하셔도 괜찮습니다
부군께서도 충분히 이해하실거구요
그러려니~ 가 아니예요
이전엔 제 아내도 다소곳 수구리고 그랬는데 이젠 아니예요 그게 좋아요 ~~
단풍 들겄네님 알러지가 그렇게 무섭군요. 천으로 된 걸레를 사용하다니요. 생각만 해도 청소가 만만치 않겠습니다 ㅠ
이곳은 알러지가 흔합니다
봄가을에 재체기 하는 그런 유형이 한국보다 눈에띄게 흔하지요
심한 사람들은 아주 고통스러워요
단풍님댁 김치담는 풍경이 마치 저의집을 들여다 보신듯 똑같네요.
일머리하고 공부머리하고는 다르다고 혼자 외쳐봅니다.
재촉하지 말아주세요
속으론 진땀나고 힘들어요ㅜㅜ
비슷해 보인다니 다행입니다
제 집만 유난스러운 건 아니었네요 ㅎ
드러 내는게 좀 그렇지만 음식 만들기에는 아주 솜씨가 없어요
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
죄송합니다
ㅎㅎㅎㅎㅎㅎ
뭥미 ???
와 웃어요
죄송한건 또 뭘까요 ?
@단풍들것네
염화시중
^^
그런데 아내는 이전부터 워낙 음식 솜씨가 없으서
반찬 한 가지 장만하는 데에도 답답할 만큼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일식 일찬이나 이찬이 내 집의 전통이 된 형편이니
몇 포기의 김치 담그는 일은 평균적인 가정에 비해서 대단히 큰 행사다.
ㅡ 우리 선생님은 칭찬에 인색하시네요 아내도 음식을 잘 하게 하려면요 칭찬을 해주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겠지만요 맛있다 말해주고요 남자가 잘 먹어주면 더 맛있게 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일이 신이 나서 하겠지요 ^^ 요즘은 청소 도구도 잘 나와서요 매일 청소하고 물걸레로 밀면 되는데요 정신 하나도 없게 사시네요 도우미를 쓰셔서 얼마 동안이라도요 그러면서 배워도 될 듯합니다
요즘은 이런 것도 저렴하게 잘 나와서요 고구마도 시간과 온도만 맞추어놓으면 저절로 군고구마가 됩니다 너무 복잡하게 사시네요 층도 따님과 부부가 나누어 사용하세요 어른은 1층 2층은 따님이 쓰고 청소도 따로들 각자들 하게 하시고요 그러면 책임감도 느껴서 편할 듯합니다 대부분 그렇게 사용하는데요 가끔 아빠가 시간 나면 계단 청소는 해주셔도 되겠지만요 그리고요 남자는 아침 먹으면 외출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집안 일도 되어요
위 아래 주신 댓글 잘 읽었습니다.
참견을 참는다라고 읽었어요.
(왠지 도를 닦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요.)
그렇지만 단풍 님 잘 하고 계신거예요.
반찬 잘 못하는 사람은
반찬 만드는 일이 가장 큰 난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을 위해
하시잖아요.
단풍 님은 김치 못 만드시져?
오잉~ 도 닦는 느낌이 왜 들었을까요?
몬얻어묵고잔소리들어도괘않아요이제습관이라서요~
제가 부엌에 들어가는걸 싫어해요
ㅎ 김치 생각나면 사다가 먹어야지 몬 만들어요~
에구구....단풍님 서럽겠습니다.
여지껏 가족을 위해 고생하셨는데....
그래도 어쩌겟어요?
그려러니....하면 편해요.ㅎ
후우~
서럽진 않구요 ~ 그러려니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