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스포츠라는게 기본적으로 남성다움과 과격함이 기본 베이스로 장착되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성의 상징이 되었었죠.
실력을 갖춘 격투가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 투기종목은 항상 시정잡배의 과시용 기술이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부분에 대해서 좀 개인적인 잡설을 써볼까 합니다.
처음에는 헬스나 크로스핏에는 흥미를 붙이지 못해 뭔가 재밌게 운동하고 싶어 전부터 관심있던 권투를 등록했었는데 이게 마약 같은거란걸 그때는 미쳐 몰랐습니다.
왜 마약이냐구요? 끊기가 어렵습니다. 중독이 되죠. 왜 중독 되냐구요? 재밋으니까요. 왜 재밌냐구요?
사람패는게 얼매나 재밌는줄 아십니까? 아주 그냥 뒤집니다 뒤져.
하여간 이 운동을 하다보면 모든 운동이 그렇듯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는데 제가 복싱이 좋았던 이유는 혼자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말인고하니 체육관가서 인사 한번 때리고 누가있던 말던 아는체 안하고 걍 나 혼자 주구장창 줄넘기하고 쉐도우하고, 샌드백치고 관장, 사범이 미트 잡아주면 감사히 치고 그러면 진짜 1시간 30~2시간 금방가거든요.
1시간만 하고 와도 운동량 엄청 나고 말이죠.
즉, 그 다양한 인간군상과 섞일 필요가 없어서 좋았었습니다.
그렇다가 이제 어느정도 실력이 되고 뭐 저도 나름 체육관에서 좀 친다라는 수준이 되자 매서드 스파링 요구가 자주 들어오긴 했습니다. 프로 데뷔하는 애들은 대한민국 복싱 인프라가 개판인지라 지방 작은 체육관에서는 스파링 상대 찾기가 어려워서 저 같이 움직이는 샌드백은 좋은 영양분이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뉴비분들 입니다.
뉴비분들 99.99%는 당연히 사회체육을 즐기시는 건강한 사회인과 학생들로서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증진하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삶을 영위 하시는 분들입니다. 문제는 0.1%정도에 해당하는 ㅄ색히들인데요.
아무리 매서드 스파링이라도 사람이 치고 박는데 저쪽서 쌔게 나오면 이쪽도 쌔게 나갈 수 밖에 없거든요. 특히나 기 언급한 껄렁이 ㅈ고딩들은 2달정도 수련 후 훅을 배울 때 쯤이면 이제 본인의 수련은 다 끝났다라고 생각들을 많이 하십니다. 씨게 칠 수 있거등요. 각도 좀 나오겟다
'아싸 나는 하산한다'
라는 마인드로 말입니다. 이런 세렝게티 초원의 톰슨가젤 같은 망나니들은 스파링 잘 안해줍니다.
기분만 나쁘고 괜히 맞춰주다가 다치거든요. 그럼 여윽시 인생사 새옹지마 이쯤에서 인포서가 등장합니다. 누구?
네. 접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다고 줘패지는 않는데 대부분 이런 프로세스는 결재자가 코치나 사범, 관장이거든요. 본인이 회원을 쳐패거나 할 수는 없으니 적당한 선에서 끊는건데 이건 체육관마다 달라서 직접 링위로 친정하여 집행하시는 분들도 꽤 되십니다. 이경우 뭐 거의 뒤지죠.
하여간, 이 훅충이 색히들은 훅이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물론 본인에게만 좋습니다. 맞는사람은 별로;; 대게 이때는 밀어치는 기간 입니다) ㅄ 뎀프시롤 붕붕이를 할 때입니다. 이게 존나 무서운게 이 병신같은 루틴에 잘못 걸리면 어?어? 하다가 마치 제식간 같은 발에 같은 손 나가는 것 처럼 꼬이게 됩니다.
특히나 이 병신 훅충이들은 매서드 해주세요 해놓고
'이힛 ㅈㄲ 풀스윙이다 너만 매서드다 캬캬캬캬'
라는 ㅈ같은 기술을 시전하는데 풀파워 붕붕이는 어쨌든 쳐 맞으면 아픕니다. 대게 상대방 회원들은 이런 풀파워 스파링 경험이 없는 사회인들이거나 학생이니 당황하게 되고 수련 연차에 상관없이 제대로 대처를 못하게 되는데 그럼 이 훅충이들은 지가 이긴 줄 압니다. 심하면 상대방이 다치거나 지가 다치거나 하여간 체육관 전체 분위기를 ㅈ같이 만들죠.
이게 몇번 반복되서 어깨와 목의 경계가 없어질 정도로 으쓱해질 때쯤이면 집행시간이 된겁니다. 누가되었던 인포서로 간택되신 분들은 조용히 몸풀다가 자연스럽게 훅충이의 매서드 요청을 수락하여 링 위로 올라갑니다. 두 가지 유형의 인포서가 있는데 1라운드 버져 울리자마자 같이 가는 풀파워 지옥행 익스프레스를 보여주시는 경우가 있고 저와 같이 1라운드 재보고 2라운드에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게 후자의 경우입니다.
전자는 애 죽어요...
훅충이들의 특기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붕붕이 무한궤도 훅입니다. 양손에서 끊임없는 훅들이 연타되죠. 이건 거의 마기에 가까운데 보고 있으면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야쿠자출신의 모 파이터가 선보인 비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훅이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점점 자세보다는 더 쌔게 치려고하고 그럴 경우 바디가드가 비게되죠. 손이 위로 올라가니까요.
여기서 훅충이들이 간과하는 가장 큰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복싱전설 무하마드 알리나, 미친 타이슨, 약쟁이 카넬로, 천재 플로이드, 옆집 아저씨 파퀴아오, 상남자 골로프킨도 안하는 짓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바디를 비워주는 것.
경기 영상 보시면 모든 복서들이 몸에 팔이 딱 붙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이건 12라운드 동안 대가리를 2만7천9백대를 맞더라도 바디는 한대도 맞지 않겟다는 강한 의지이며 바람입니다;;
그리고 이 점을 우리는 이 훅충이들에게 알려줄 때가 된거죠. 붕붕이 훅은 체력소모가 크며 대게 가드가 탄탄하면 아무런 데미지를 주지 못합니다. 동작도 크고 애초에 자세가 ㅄ이라 더킹 한방에 온 바디가 다 드러나게 됩니다. 바로 그때! 신의 선물이 간장에 들어가게 되죠.
그럼 집에 갑니다.
네.. 2분 2라운드 뛴 시간보다 링에서 굴러댕기는 시간이 깁니다. 뭐 그렇게 대부분은 안나오죠. 우리 껄렁이들은요.
근데 이 훅충이병은 껄렁이들만 걸리는게 아닌지라 아들 맞고 댕긴다고 아버지한테 끌려온 안경잽이 비실비실 범생이들도 다 걸리거든요. 재밌는건 여기서 부터 입니다 ㅋㅋ
이 신의 집행이 있은 후의 반응이 아주 다르다는 거죠. 우리 일진들은 대부분 이쯤에서 복싱을 접습니다. 그리고 나 복싱배웟어 티를 오지게 내고 다니다가 나중에 임자만나서 뒤지겠죠.
우리 범생이들도 안나옵니다. 근파열 됬던가 했을테니까요. 그런데 일주일이나 있으면 죽을상을 하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1달동안 거울보며 뒤지게 뛰었던 스텝 바로 그 자세로 바디가드를 절대 때지않죠. 이건 평생갑니다. 대게 공부 잘하는 애들이 오래갑니다.
저는 처음에 운동도 머리 멍청하면 못한다고 공부 잘하는게 영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놈들을 장기적으로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껄렁이들이 그만두는 이유는 머리가 멍청해서가 아니라(궁극적으로 멍청하긴 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입니다. 태만하기 때문이죠. 이놈들은 지금까지 자신앞에 나타난 시련에 맞서기보다는 도망치는걸 택했습니다. 학업, 가정, 도덕 등등에서요. 그딴건 재미없어, 멋이 없어, 어쩌고 저쩌고 네.. 다 핑계죠. 그냥 지가 겁이 난거고 결과가 ㅈ 같이 나올까 애초에 시도를 안한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운동에서도 이어져 한대 쳐맞고는 의욕을 상실하게 되죠.
반면, 우리 나중에 프로데뷔까지하는 범생이의 경우를 볼까요? 머리가 좋아서 운동을 잘 할까요? 주먹의 코싸인 각을 재서 더킹을 하고 피타고라스 정의에 따라 카운터를 날릴까요? 아니요.
얘들은 용감합니다. 무엇보다 성실합니다. 성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 입니다.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대게 머리가 좋지는 않지만 대게 성실합니다. 그래야 학업 성취율이 높으니까요.
닥쳐온 시련에 도망치지 않습니다. 그벽을 넘어야 목표를 성취할 수 있거든요. 이들도 벽 앞에서 많이 넘어져 봤겠지만 앞서 껄렁이들과의 차이점은 이들이 돌아설때 한번 더 해봤다는 겁니다. 그럼 저번보다는 잘 되거든요. 그리고 몇번 하다보면 벽을 넘거든요? 그럼 그 성취감은... 다들 아시다시피 마약과 같거든요.
이걸 누구보다는 잘하는 우리 밥동뎅님은 소위 이런식의 비교 자체가 매우 불쾌할 수 있습니다. 그딴 병신들이 시련앞에서 도망칠때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이루어낸 자리가 그자리고 그럴 사람들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선수들이니 웃기기 그지 없겠죠. 이는 잘 친다 안친다의 문제가 아니라. ㅄ색히와 성실하고 용감한 사람을 동급으로 놓고 비교하자는 거기 때문에 애초에 논리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데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던 놈들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려고하면 그건 참 웃기는 일일 수 밖에 없죠. ^^ 잡설이 길었습니다.
첫댓글 와 복싱 별 관심 없었는데 이글로 영업당하네요 ㅎㄷㄷㄷㄷ
한번 알아볼까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재밌게 잘봤습니다 ㅎㅎ 물리치료사셨네요
밥동뎅은 무슨 뜻인가요?
김동현이요ㅋ
글 보니 복싱 무척 재미있어보이네요ㅋㅋㅋㅋㅋ
입직하면 격투기 각 잡고 배울 생각은 있는데 이종격투기, 무에타이, 킥복싱 등등의 후보군 중에서 고민 중이네요. 이종격투기도장도 말씀하신 복싱도장이랑 분위기 비슷할까여?
개인적으로 킥복싱 추천합니다. 이게 발까지 쓰다보니 타격감이 아주 찰져요. 샌드백 걷어차서 빡 소리 울려퍼지면 스트레스 확 날아갑니다ㅋㅋㅋㅋ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오 닥공 글 잘 쓰시네요~ 술술 읽히네요~
저도 어깨만 나으면 큰 아이 데리고 배워볼까 하는데 어깨가 1년이 가도록 덜렁거리네요...
ㅋㅋ ㄷㄷ 저는 원래 글은 잘 썻습니다. (-.ㅡ)+ 머쓱... 어깨나 관절 쪽이면 이런운동은 비추천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ㅋ
100% 공감합니다. 경험에서 나오는 찐 바이브군여 ㅋㅋㅋ
와이프가 폴댄스 해서 집에 폴단다길래 저는 샌드백 달라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ㅋ
저도 애들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쳐맞으면 맞는대로 아둥바둥거리며 일어나는 뽜이팅 넘치는 애들이 그러지 않은 애들보다 성장이 빠르죠. 많은 사람들이 뭔가에 능숙한 것을 재능일 뿐이라로 하지만, 제가 보기엔 능력을 키우는 건 재능이 아니라 인내심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정작 이렇게 말하는 저도 검도를 오랫동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승급을 하기 겁나서 만년 4급...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