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한 두 번째 글입니다. 그런데 좀전에 궁술원에 잠시 들어가 보니 이제 장영민 원장님께서, 아마도 스스로는 말이 막히니 저더러 막말을 하시면서 입 다물고 동영상이나 보여달라고 하네요. 동영상은 이미 저보다 훨씬 궁체가 좋은 한산님이 숱하게 올려 놓으셨는데 굳이 뭘 제 것까지요..^^ 저는 아직 그걸 배우는 과정에 있고, 인터넷에까지 공개할 정도는 잘 안 되는 거 같아서요. 하지만 저희 습사모임에 오시면 기꺼이 보여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저희 정에서 잘 쏜다, 멋있게 쏜다라고 말해 주시는 분은 있으니까요..^^;
2. <사결>에서 하3지를 풀라 했다고?
다음으로, 이른바 활대엎기 기술이라는 하삼지 풀기 동작이 <사결>의 지지를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원상은 윗 글(9월 5일자)에서 또 한 대목을 인용한다. <사경>의 ‘보사총법’과 <사결>의 ‘임장해식-총결’에 공통으로 나오는데, 그 유명한 ‘미기소靡其弰’(고자채기)와 ‘압주앙완壓肘仰脘’(온깍지)을 설명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특히 한문 원문을 제대로 해석해야 하는데, <사결> 역자가 오역을 하고 있는 것을 이원상은 그대로 받아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 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건 다음 밑줄 친 구절이다.
左手開虎口微鬆 下三指轉把臥側 則上弰可隨矢直指的 下弰可抵胛骨下 此謂靡其弰
이원상은 밑줄친 부분 가운데 일부 구절을 크게 확대하여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微鬆下二指 轉把側臥] - 분명 이 부분은 사결에 그대로 써져있습니다. 살짝 힘을 뺀다는 부분의 원문 한자를 중국인, 한문학과 사람들에게 직접 번역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아래 두손가락이 (삼지) 느슨하게 풀려서 줌통을 굴려 옆으로 눕힌다라고 그대로 써있습니다.
위에서 필자가 인용한 한문은 <사경> 원문이다(민경길 편역, <조선과 중국의 궁술>, 237쪽). 물론 밑줄은 없다. 그런데 조선후기에 쓰여진 책 <사결> 원문에는 그 구절이 조금 다르게 나온다.
左手開虎口 微鬆下二指 轉把側臥
여기서 <사경>과의 차이점은 셋이다. ①띄어 읽기가 다르고 ②하3지와 하2지가 다르고 ③마지막 구절인 ‘전파와측’과 ‘전파측와’가 다르다. 본문만 가지고는 <사경>과 <사결> 어느 쪽이 맞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더구나 둘째와 셋째 차이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느 쪽이든 무리 없이 의미가 서로 비슷하게 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번째 차이는 조심해야 한다. 띄어 읽기에 따라 의미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금 풀어주다’라는 뜻의 ‘미송微鬆’이 ‘개호구’에 걸리느냐, ‘하3(2)지’에 걸리느냐이다. 그런데 <사결>의 역자는 위 문장을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사결> PDF파일의 408쪽이다.)
“왼 손은 호구를 벌리고, 아래 두 손가락에 살짝 힘을 빼서 줌통 옆으로 뉘여 돌리면...”
이원상은 바로 그 번역문을 염두에 두고 주장을 펼쳤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그 번역은 틀렸고, 이원상의 주장은 전형적인 내 논에 물대기, 곧 아전인수다. 앞부분인 ‘좌수개호구’는 쏙 빼고 ‘미송하이지’부터 강조 인용하는 것이 우선 문제이다. <사경> 원문에 따르면, ‘미송’은 ‘개호구’에 걸리면서 문장은 다음과 같은 뜻이 된다.
“왼 손은 호구(범아귀)를 조금 풀고, 하3지(중지, 약지 소지)는 줌통을 돌려 옆으로 눕힌다.” (<조선과 중국의 궁술> 편역자 민경길은 “줌손의 호구를 약간 풀고 중지, 무명지, 새끼손가락으로 줌통을 돌려 옆으로 눕히면”이라 바르게 번역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원상이 주장하듯 줌손의 ‘하2지가 풀린다’는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게 된다. 이는 마치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읽고 이해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원상은 여전히 <사결>의 띄어 읽기와 자신(그리고 역자)의 해석이 맞다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한문 원문의 전체 맥락을 볼 때, <사경>처럼 일곱 글자씩 띄어 읽는 게 옳다고 본다. 원문 글자 댓구상으로도 그렇고, 무엇보다 고자채기를 제대로 하면 만작 상태의 줌손(범아귀를 강하게 밀고 있는 상태)에서 범아귀가 조금(‘많이’는 아니고) 풀리면서 줌팔(손)이 돌아가게 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3(2)지는 계속 또는 더 힘 있게, 줌통을 잡고 있어야 한다. 절대로 풀(리)면 안 된다. 이것은 직접 고자채기를 해 보면 그 의미를 바로 알 수 있는 구절이다. 아마도, 서유구의 <사결>을 번역한 역자는 한문은 좀 읽더라도 활을 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또한 <사경>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사경> 원문이 <사결>과 다르게 돼 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경> 가운데 다른 곳에도 이와 통하는 구절이 또 있다는 걸 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以第四第五指緊鉤弓弝
이 구절은 <사경> 가운데 이른바 ‘극력견전’(힘을 다해 화살을 보냄) 항목(민경길, 위 책, 247쪽)에 나오는 한 대목인데, 나중에 그 부분 전체 원문을 살펴볼 것이고 여기서는 특별히 밑줄 친 글자에만 주목해 보자. 전체 문장의 뜻은, (화살을 보낼 때)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하2지)으로 줌통을 ‘단단히’ 잡으라”는 것이다. 밑줄친 ‘긴구’의 뜻은 ‘갈고리로 단단히 걸어잡다’ 정도가 되겠다. 이 문장은 화살을 맹렬하게 내 보내는 순간의 모습을 말하는 대목에 나온다. 그리고 이 문장도 역시 <사결>에 그대로 인용돼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그 역자도 “넷째, 다섯째 손가락으로 줌통을 꽉 쥐며”라고 제대로 번역을 해 놓았다.
이원상은 다른 글(8월 24일자)에서 ‘극력견전’ 대목을 인용하면서 윗 구절[긴구궁파]의 해석도 보았을 법한데, 위에서는 같은 발시 순간을 설명하는 다른 구절(左手開虎口微鬆 下三指轉把臥側)을 읽으면서 “하2지를 ‘풀라’”는 뜻이라고 제멋대로 주장을 하니, 필자는 아전인수라 되풀이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경>의 저자 왕거가 같은 책에서 그리 서로 모순되는 내용을 담았겠는가? 필자가 알기로, <사경>과 <사결> 어느 곳에도 줌손의 하3지 또는 하2지에서 힘을 빼라거나 그것이 풀려야 한다는 대목이 없다. 하지만 그 손가락에 힘이 빠지면 화살이 제대로 안 나간다는 구절은 여러 군데 있다(한번 잘 찾아보라). 그리고 이건 (적어도 일본활 유미가 아니라) 각궁에 대해 논하는 다른 모든 전통 사법 문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발시 순간(그리고 직후까지)에 활을 잡은 손가락을 꽉 쥐고 있는 것은, 화살을 제대로 강력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겠다. 겨우 20~30미터 과녁을 쏘면서 극단적인 형식에 치우쳐 있는(곧, 맹렬하게 쏠 필요가 없는) 규도의 한 기법을 가져와서는, 우리의 전통 사법이라 우기고 있으니 필자는 어이가 없는 것이다. 물론 전에 장영민이 이와 관련하여 밝힌 대로, 줌손(엄지?)이 아플 때 그런 식으로 쏘아보니 괜챦았다라는 말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2미터가 넘는 무거운 대나무 직궁을 사용하면서 막줌을 쥐는(검지가 앞으로 뻗어 있더라도 실제로는 막줌임을 앞에서 이야기했다)규도에서도, 줌손의 충격을 흘려주기 위해 그렇게 하삼지를 풀며 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그냥 쏘임의 강력함과는 상관없이, 어차피 제대로 된 맹렬한 고자채기는 못하니까, 북관유적도첩식의 (시위가 땅으로 향하는) 잔신 모양만은 만들기 위해 그리 하는 것이라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차라리 넘어가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하3지 풀기가 우리의 전통 사법이고, <사결>에 그 근거가 있다고 말하는 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망발이라 이렇게 분명히 지적해 둔다.
첫댓글 에효! 장원장은 신체적 조건이 자기보다 한참 처지는 한산과 겨루어서 화살이 깊이 꽂히지 않았음을 확인했으면, 스스로 반성해서 자기 쏘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궁체를 바꾸어서 발전할 생각은 안하고 비난만 일쌈으니, 발전할 가능성이 영 없다고 봐야 하겠다.
한산에게 비기면 장원장은 나이도 젊지, 덩치도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가며, 힘이 장사인데다 활도 오래 쏘았겠다. 객관적으로 봤을때 당연히 장원장이 쏘는 화살이 깊이 꽂혀야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산이 쏜 화살이 더 깊이 꽂힌다는 사실에 대하여 반구제기 하지 못하니 더이상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황학정 수제자라면서 골반을 휘휘 돌리고 쏘니 그 다음
문제점은 더이상 언급할 필요조차도 없는 것이다,
황학정 국궁교본에 얼굴과 배꼽이 과녁을 향하고 어깨축만 돌려서 쏜다고 나와 있는데 스스로 선생이니까 또 실전에서는 상태에 따라 발디딤을 다르게 가져갈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골반을 돌려버리니 죽머리가 외전하고 줌구미가 풀리며 줌손이 막줌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 근본이 골반이 과녁을 향하여 고정되느냐 마느냐? 골반을 고정하기 위하여 (엉덩이에 끼운 카드가 어른이 매달려도 절대로 빠지지 않게) 다리에 힘을 단단히 주고 불거름을 팽팽히 해야 하는데, 이미 비정비팔 이러면서 다리를 쩍 벌려딛고 만작하면서 하체에 힘이 풀려 골반이 돌아가버리니 그 다음은 조선의 궁술이
아니게 된 궁체를 가지고 조선의 궁술을 논하니 답이 없는 것이다.
조선의 궁술로 쏘는지 다른나라 궁체로 쏘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줌손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의 궁술은 줌손이 몸의 중심선을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
우궁의 경우 거궁시 왼 줌손이 오른눈 위에서 시작하여 만작시 코와 줌손장지가락 소슨뼈와 과녁중앙을 연결한 선에서 일직선상에 있어야 하고, 발시후에는 줌손이 불거름으로 바로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줌손이 이마(미간)과 배꼽을 연결한 수직선과 배꼽에서 홍심중앙을 연결한 선(수직과 수평을 합하면 수직면이 된다)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미 만작을 하면서 골반이 틀어지기 때문에 줌손이 몸의 중심선을
벗어나 버려서 조선의 궁술을 만족할 수가 없다.
즉 발시후 두벌동작이 아니고서는 줌손이 불거름으로 바로 떨어질 수가 없는 궁체가 되는 것이다.
본인이 쏘는 궁체가 이미 책 조선의 궁술이 말하는 궁체가 아닌데 왜 조선의 궁술로 쏘는 남의 궁체를 붇잡고 시비를 붙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산이 공부하여 완성한 궁체가 책 조선의 궁술이 말하는 궁체에서 하나라도 벗어난 곳이 있으면 지적해 주기 바란다.
더불어 자기 자신이 쏘는 궁체가 책 조선의 궁술에 의한 것인지도 밝히면 더 이상 논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