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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남겨 준 캠프
30221 이가영
석 달 전 갔었던 "영·호남 지역 교류캠프" 이것은 우연이었다. 도덕 선생님의 공지를 듣고 일상생활의 지루함을 달래고자 희정이와 같이 갔었던 캠프.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채로 갔었던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심어 주었던 캠프였다. 이 캠프의 인연으로 나는 이번 여름 방학 때 또 다시 "영·호남 지역 교류캠프" 에 참가 하게 되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한번 갔다 왔었던 나로서는 당연히 참가해야겠다는 의지에 불타 있었다. 저번 캠프 때는 1박 2일이였고 광주와 대구의 만남이었다면 이번에는 2박 3일로 광주, 대구, 밀양, 거창 청소년들의 만남이었다.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고 새로 만들 추억을 생각하며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나는 거창 행 버스에 올랐다.
방학 동안 보지 못했었던 친구들도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저번 캠프 때 만났던 선생님들과 이번에 새로 온 선생님들과의 만남은 무척이나 날 들뜨게 만들었다. 거창까지 꽤 먼 거리였지만 내 기분 탓인지 가깝게만 느껴졌다. 거창 청소년 수련원에 도착한 버스, 내 심장은 두근두근 거렸다. 먼저 도착해 있다는 광주, 밀양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위해 강당으로 갔다. 처음 만나게 되는 아이들과 저번에 봤었던 아이들을 보자 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선생님들은 우리에게 조를 말씀해주셨다. 긴장한 상태에서 선생님이 호명하시는 내 이름에 눈이 번쩍 뜨인 나는 10조가 되었다. 우연 아닌 우연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입소식을 한 다음, 서로를 알아보는 "반갑다~친구야"라는 활동을 했다.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에 대해 질문하는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조장을 뽑고, 조 이름을 만들고, 조 구호도 정했다. 어느 정도 친해진 우리는 청팀, 백팀으로 나누어 "영호남 팔도체전" 을 했다. 나의 열띤 응원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팀인 청팀이 승리 했다. 승부를 끝내고 짜릿한 기분에 들떠있던 우리들은 별을 보러갔다. 밝은 곳에 있다가 바로 별을 보면 잘 안 보인다고 해서, 눈을 감고 있었다. 지도 선생님의 말에 일제히 눈을 뜬 우리들. 우리들의 눈에는 정말 셀 수없이 많은 별들이 있었다. 수련원이 덕유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거짓말 하나도 하지 않고 내 인생에 별을 제일 많이 본 순간이었다. 여러 별들의 자태에 나는 말 할 수 없이 황홀했다. 그 느낌 그대로 계절별 별자리도 보고 망원경으로 목성도 보았다. 진짜 신기했다.
집을 떠난 채 새로운 잠자리에서 뒤척거리다 그렇게 아침 해가 밝았다. 단체생활에 조금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새로운 하루를 생각하니 한껏 들떴다. 우리가 처음 하게 된 프로그램은 "지역문화 정복" 이였다. 영남과 호남의 문화를 서로서로 체험해보고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먼저 여수를 대표하는 거북선을 그냥 상자하나로만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반하여 만들어 보았다. 처음 이런 미션을 받았을 때 황당했지만, 나름 재미있었고 만들고 난 작품이 뿌듯했다. 그리고 고싸움을 했다. 처음 해보는 놀이였지만 재미있었다. 그 다음은 치자 물로 천연염색을 했다. 준비해온 하얀색 티를 일제히 치자 물에 담가서 예쁘게 색을 입혔다. 치자색이 무척이나 고왔다. 천연염색을 하면 우리들의 몸에 아주 좋다고 했다. 그리고는 밀랍으로 초를 만들었다. 밀랍은 일종의 벌집인데 밀랍으로 만든 초는 환경오염이 안 되는 친환경적인 양초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짚풀 공예를 배웠다. 짚풀 공예는 저고리에 다는 노리개를 만드는 공예인데 노리개를 만드는 건 너무 어려워서 우리는 간단하게 팔찌를 만들었다. 처음 배워보는 거라서 생소하기도 하고 어려웠지만 여러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지역의 문화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참으로 뜻 깊었다. 점심을 먹고 "자연탐사 추적 하이킹" 이라는 프로그램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조별로 자연 탐사를 하면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10조는 9조와 함께 다니며 여러 미션들을 수행했는데 우리조가 더 많은 스티커를 얻었다. 빼빼로로 뻥튀기 옮기기, 연상퀴즈, 자연조형물 만들기, 태극기 그리기 등 재미있는 활동들을 했다. 모든 미션을 수행하고 나서 우리는 일제히 수련원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있는 계곡으로 떠났다. 따사로운 햇빛 아래에서 열심히 활동한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재미있게 물놀이를 했다. 거창 덕유산 자락의 물은 정말 시원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물놀이 후 더욱 사이가 돈독해진 우리는 "화합의 밤" 이라는 레크레이션 활동을 했다. 힘들었다면 힘들었을 이틀 동안의 활동들의 시간들을 잊고서 마음껏 놀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둘째 날 밤도 깊어만 갔다.
전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인지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났다. 오늘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많이 아쉬웠다. 마지막 날이라서 조별로 "옹달샘" 이라는 프로그램을 했다. 2박 3일의 활동들을 마무리 하면서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롤링페이퍼에 써 주었다. 그 종이를 보니까 '정말 헤어지는 구나' 라는 느낌이 와 닿았다. 아쉬움과 서운함 을 뒤로하고 우리는 정리를 했고, 폐회식을 했다.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하고 연락하자고 하며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만남을 끝내었다. 캠프라는 이름으로 만난 우리들. 우연이라면 우연이고,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는 만나서 서로를 알게 되었고 일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지역감정을 조금이나마 없애려고 노력했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했다. 이렇게 집을 떠나 고생을 해보고 나니 집의 소중함도 알고, 부모님의 보살핌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여러모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캠프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추억들을 안겨 준 이 기쁨 때문에 캠프를 또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정말로 값진 경험,진정한 인성교육의 실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