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청명한 하늘과 적당한 기온으로 쾌적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붉은 장미도 막바지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런 계절의 여왕 5월도 이제 하루밖에 안남았네요.
선거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긴장상황이다, 매우 복잡한 현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잘 판단하여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지혜를 얻으려면 우선 지식이 쌓여야지요.
책, 미디어를 통한 지식의 축적과 많은 경험을 통하여
지혜를 쌓을 수 있지않나 싶습니다.
특히 책을 통해서 근본을 다질 수 있겠지요.
요즘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여 고민입니다.
좋은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신입사원 교육 때 본사 연수부장께서 한달에 책을 이십여권 읽는데
그 비결은 아내가 먼저 읽고 중요한 부분을 밑줄쳐 두면
바쁜 일과 속에서도 짧은 시간에 책의 요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방법 중 하나이긴 하겠으나
핵심내용만 중요한게 아니라 행간의 의미도 중요하다 생각하기에
최적의 방법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혹 좋은 방법 없을런지요?
제 어린 시절,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예천, 부산, 대구 3곳의 초등학교를 5번이나 옮겨 다녀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는 친구를 별로 사귀지 못하였고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책을 가까이 하여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이때 읽은 책들이 지금도 제 정서에, 지식에 큰 바탕이 되어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독서량이 줄긴 하였지만
지금도 관심분야의 책은 들기만해도 마음이 설레입니다.
주로 소설, 수필을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결혼 전 매형이 누나에게 선물하신 책,
'이 계동 마님이 먹은 여든살'이란 책을 보고
뿌리깊은나무에서 출간한 민중자서전 시리즈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민중자서전은 최초의 한국어 구술사를 지향하며 만들어진 시리즈로
1981년부터 1991년 사이에 20권이 출간되었지요.
그 당시 시리즈 중 구입하거나 빌려 읽은 책들이
조선목수 배 희한, 임실 설장구 신 기남, 마지막 보부상 유 진룡,
남도 전통옹기쟁이 박나섭, 천리포 어부 서 영옥으로 기억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였고
일에 대한 고집으로 인하여 삶의 무게만 커졌지만
자부심, 소명의식을 잃지 않고 최고, 최후의 일인으로 남으셨던
그분들의 질곡의 삶이 너무나 가슴아프면서도 존경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조선목수 배 희한의 책 내용이 너무 좋아
자천으로 친지에게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하여
많이 안타까워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전통가옥, 문화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민중자서전시리즈 생각이 나서 몇년전 인터넷을 뒤진 끝에
전집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1992년에 발간된 20권 전질이었는데
최근 인터넷 들어가보니 낱권 중고는 당시 판매가의 2~4배에 팔리고 있는데도
대부분 품절이었고 전집은 대형도서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가격이나 희소가치 때문이 아니라 이 좋은 책을,
도서관에서도 보기 힘든 책을 제가 곁에 두고
옛어르신들의 삶과 당시의 시대상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더구나 요즘 받고 있는 향토문화해설사과정에서
건축 관련 설명을 들으면서 더욱 흥미를 갖게 되고
다시 책을 보게 되어 더더욱 좋습니다.
하지만 이 좋은 책이 품귀로 널리 읽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민중자서전 시리즈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두렁바위에 흐르는 눈물 - 제암리 학살사건의 증인 전 동례의 한평생
2.이제 이 조선 톱에도 녹이 슬었네 - 조선목수 배 희한의 한평생
3.어떻게 허먼 똑똑헌 제자 한놈 두고 죽을꼬 ? - 임실 설장구 신 기남의 한평생
4.이 계동 마님이 먹은 여든살 - 반가 며느리 이 규숙의 한평생
5.장돌뱅이 돈이 왜 구린지 알어? - 마지막 보부상 유 진룡의 한평생
6.베도 숱한 베 짜고 밭도 숱한 밭 매고- 안동포 길쌈 아낙 김 점호의 한평생
7.나 죽으믄 이걸로 끄쳐 버리지 - 남도 전통 옹기쟁이 박 나섭의 한평생
8.이부라지 피이 놓고 암만 바래도 안 와 - 영남 반가 며느리 성 춘식의 한평생
9.시방은 안해 강강술래럴 안해 - 진도 강강술래 앞쇄꾼 최 소심의 한평생
10.옛날엔 날 사공이라고 혔지 - 천리포 어부 서 영옥의 한평생
11.내 북에 앵길 소리가 없어요 - 고수 김 명환의 한평생
12.그때는 고롷고롬 돼 있제 - 벌교 농부 이 봉원의 한평생
13.대라, 틀어라, 박아라 - 아우라지 뗏사공 송 문옥의 한평생
14.사삼 사태로 반 죽었어, 반! - 제주 중산간 농부 김 승윤의 한평생
15.물은 건너봐야 알고,사람은 겪어봐야 알거든 - 가야금 명인 함 동정월의 한평생
16.여보, 우리는 뒷간밲에 갔다온 데가 없어 - 마지막 화전민 이 광용의 한평생
17.동래 사람은 팔만 올리도 춤이 덴다 캤어 - 동래 한량 문 장원의 한평생
18.밥해 먹으믄 바늘질허랴, 바느질 아니믄 빨래허랴 - 서울 토박이 부인 한 상숙의 한평생
19.칫다리 잡을라, 구 풀라, 밥해 묵을라 - 칠량 옹기배 사공 김 우식의 한평생
20.“에이 짠한 사람!” 내가 나보고 그라요 - 진도 단골 채 정례의 한평생
아직 못본 책도 있는데 틈틈이 읽으며 그분들의 숨결을 느껴보려 합니다.
아래, 김옥림님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를 음미하다보면
표현이 매끄럽고 세련되어 있을 뿐,
투박하게 표현되어 있는 위 20분의 삶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며칠 전 환경연수원에 수업 들으러 갔더니
SBS스페셜 '방랑식객' 임지호 얘기를 하시기에 집에 와서 바로 1~4편을 다 보고
그분의 삶이 녹아 있는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를 빌려 읽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생물을 식재료로 하여, 만나는 사람의 마음과 몸상태를 읽어
그에 맞는 요리를 해 대접하는 그의 삶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항상 책은 말없이 많은 것을 가르치고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제 손을 떠나서는 안될 평생의 스승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얻는 많은 지식과 느낌들이 성숙되어 지혜로 거듭나도록
자신을 닦고 노력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하다 느낍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모셔온 글)=========================
오늘은 슬피 울어도
내일은 기쁨이 찾아 올지도 모른다.
오늘은 분노로 가득차나
내일은 소리내어 크게 웃을지도 모른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허무해도
내일은 희망이 푸른 날개를 퍼덕이며 찾아 올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은 내 주머니가 비록 초라하지만
내일은 가득 찰지도 모른다.
오늘은 날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내일은 날 찾아주는 사람들로 차고 넘칠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비방을 해도 자신의 일이 옳다면
결코 주눅 들거나 멈추지 마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에게 주어진 영광에 대해
시샘하거나 따돌릴지라도
당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더욱 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내 마음 같이 믿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등을 돌리고 떠나갈지도 모른다.
진실로 당신이 그를 이해한다면 그를 용서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야멸차게 물러서지 마라
내일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를 믿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여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어제는 오늘을 몰랐던 것처럼
내일도 잘 알 수 없지만
삶은 늘 그렇게 지내왔고
그래서 미래는 언제나 신비롭고 영롱하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 하늘은 맑고 푸르지만
내일은 그 하늘을 영원히 못 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당신에게 주어진 일에
묵묵히 정성을 다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은 슬피 울어도
내일은 기쁨이 찾아 올지도 모른다.
오늘은 분노로 가득차나
내일은 소리내어 크게 웃을지도 모른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허무해도
내일은 희망이 푸른 날개를 퍼덕이며 찾아 올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은 내 주머니가 비록 초라하지만
내일은 가득 찰지도 모른다.
오늘은 날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내일은 날 찾아주는 사람들로 차고 넘칠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비방을 해도 자신의 일이 옳다면
결코 주눅 들거나 멈추지 마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에게 주어진 영광에 대해
시샘하거나 따돌릴지라도
당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더욱 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내 마음 같이 믿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등을 돌리고 떠나갈지도 모른다.
진실로 당신이 그를 이해한다면 그를 용서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야멸차게 물러서지 마라
내일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를 믿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여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어제는 오늘을 몰랐던 것처럼
내일도 잘 알 수 없지만
삶은 늘 그렇게 지내왔고 그래서 미래는언제나 신비롭고 영롱하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 하늘은 맑고 푸르지만
내일은 그 하늘을 영원히 못 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당신에게 주어진 일에
묵묵히 정성을 다하라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 김옥림의 <행복한 빵점짜리 남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