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 구름 한점없는 백운대에서 갑자기 애국가 가사를 제대로 몰랐던 생각이 났다.
그것도 철없던 오래전이 아닌 금년 봄이었으니 창피하지만 실토를 해야겠다.
라디오 프로중 새벽 네시에 "지금은 실버시대"를 가끔 듣는데(새벽에 잠이 깨임 노인?이되면)다섯시 땡하기전 애국가를 4절까지 들려주는데 가사를 모르겠어, 소리를 아주 작게 틀어 놔 뭔 소린지 잘 못듣는다 이것도 가는귀가 어두워.
그래서
가사를 잘 몰라 일부러 찾아봤지.2절에 "남산위에......바람 서리 불변......."여기 "서리"가 나는 "소리"인 줄 알고 살아왔으니 기가차서.
그리고 "가을하늘 공활한데..........."공활의 한자를 확실히 알고자 찾아봤드니 空豁(뚤린 골 활)의 뜻이 "텅비어 몹시 넓음"이란다.활(豁)자 아는사람 몇될까.
그러니깐 가사도 잘 모르고 뜻도 모르고 그냥 우물쭈물 살아 온거야 내 참.아마 애국이 뭔지도 모르고 대충 살아 온거나 같겠지.충성한다고 군대 갔다온게 아니고 재수없어 못 빠진거나 같은 이칠까.예나 지금이나 방귀깨나 끼는 집 아이들 군대 안 가잖아.
우리나라 국가는 작사를 누가 했는지도 모른다니 참, 나만 모자라는게 아니고 뭐 비슷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대한민국이라 재밌는 사람들로 여겨진다.그래도 제 잘났다고 고개 쳐들고 사는거 보면 더 재밌지.어떻든 우리또래들 시골서 학교 다닐때 애국가 제대로 풍금앞에서 배운사람 몇 될까.그냥 귀 동냥으로 듣고 불렀지.
부끄럽지만 늦게나마 죽기전 애국가 가사라도 똑바로 알았으니 이게 어디야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