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박하 런던미술관여행기4
영국현대미술의 중심 사치갤러리 3부
1. 푸짐한 특별전
전편에 사치갤러리 층수를 잘못 알려드린 듯 해요, 팜플릿을 다시 보니 지하층이 있고 지상으로는 3층이
전시실인데 부르기는 맨 윗층을 2층으로 부르는 듯 해요.
어쨌거나 제가 방문했을때는 모스크바 아트 특별전 '브레이킹디아이스'를 하고 있었어요
전회에도 말씀드렸지만 사치는 영국에 선진 미국의 팝아트와 미니멀리즘, 개념미술을
선보이며 YBA의 토양을 키운 장본인이라고 했는데요, 이번 전시도 색다른 미술세계를 소개하는
전시로 역시나 사치의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전시가 될런지 모르겠어요.
런던이나 파리나 기획전하면 전시 내용적인 면은 차치하더라도 우선 양적인 면에서 관객을
압도하는게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가져다 놓는다는 거였어요.
입장료가 좀 센듯 하다가도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이었어요.
음식의 양이 푸짐하면 일단 흐뭇한데 거기다가 맛까지 좋으니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맨 위층 전시장 입구에는 검은 큐브에 붉은 색 네온글씨로 전시타이틀이 걸려있어요.
갤러리 11에서 14번방에 걸쳐서 모두 4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기획전이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2. 냉전이 남긴 것
2차 세계대전 이후 50년대초부터 80년대 말까지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 양측의 동맹국들 사이에서
벌어진 긴장과 갈등, 경쟁상태를 일컬어 냉전이라고 불렀지요. 버나드 바루크가 47년
트루먼독트린에 관한 논쟁을 하던 중에 이 말을 써서 유명해졌는데요, 미국과 소련은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이둘을 중심으로 전후 세계가 재편되게 되요. 소련은 바르샤바 조약으로 뭉치고
미국은 나토를 만들어 대응하고, 긴장이 끊이질 않게 되요.
베를린이 봉쇄되고, 중국이 공산화되고, 한국전쟁이 나고, 베트남 전쟁도 후에 일어나고
소련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는 위기를 맞기도 하고, 80년대 미국은 경제가 힘든
소련에게 군사나 경제적인면에서 압력을 가하게 되요. 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은 끝나게
되요. 오늘날까지 냉전은 큰 영향을 끼쳤고, 문화,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예요.
3. Breaking the ICE (모스크바 아트 1960-80s)
모스크바나 모던아트를 떠올릴때 생각나는 이미지가 뭐가 있을까요
말레비치의 블랙스퀘어와 구축주의 대표적 인물 블라디미르 타트린의 제3인터네셔널 기념탑이
떠오르실 거예요. 1920년대만해도 모스크바는 볼셰비키혁명의 도시였고, 아방가르드 예술,디자인,사진,
건축 등의 세계적 중심이었어요. 여러 유럽출신의 아티스트들이 여기로 몰려들었죠.
학문적이고 이론중심의 아방가르드한 교육기관과 신예술 박물관등이 오픈되었어요.
그러나 결정적으로 독재자 스탈린이 '문화 축제'를 종식시켜버리고 말아요.
1932년에 전체주의 아트 시대가 시작하게 되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란 일반적 원칙으로 통합하게
되구요.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1991년 공산주의가 붕괴되기 전까지 모스크바의 공식적인 스타일로
주욱 지속되어요.
1953년 스탈린이 죽자 사회전반이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점점 비공산주의적 문화가
중심에 자리잡게 되요. 모스크바는 마치 자석에 끌려오듯 러시아 뿐만 아니라 14개의 소비에트 연합과 독립된 주들에게 가장 창의적인 위력을 발휘하게 되요.
이 전시는 신 모스크바 학파 모던아트의 첫 30년을 조망했어요. 이시기는 포스트 스탈린시기
라고도 해요. 1960-80년대는 황금기라고 불릴 수도 있어요. 다양하고 개인적인 기법들이
한번에 쏟아졌고, 하나의 스타일과 운동으로 엮을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는 현대적 흐름에서 두가지 대표되는 요소에 따라 분류를 했어요.
첫번째는 영향요소는 세계 아트의 성장에 발맞춘 문화적 위엄이고 두번째는
정치적으로 악명높은 소련이라는 정치적인 맥락이예요.
첫 번째 분류는 서양아트와 관련된 것들로 추상미술(Abstract art), POP 와 개념미술이구요,
두번째 그룹은 복고모더니즘(Retromodernism), 형이상학 아트(Metaphysical art)와
소련 팝아트_Sots art(Soviet Pop Art)이렇게 분류해 놓았어요.
각 방별로 정해진 주제에 따라 작가들을 배치해 놓았어요.
깔끔한 미술사 책을 차례로 넘겨 보듯 개념적인 요소별로 분류해 놓았어요.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작품들과 낯선 스타일들이어서 눈에 쉽게 들어 오진 않았지만
다 보고 나면 모스크바 고유의 사회성 비판을 담은 것과 서양의 기법을 받아들여
프로파간다식의 문구와 표현방식을 비튼 것들과 나름 실험적인 시도들이 인상깊게
다가왔어요.
오늘 여행은 전시리뷰같아 재미가 다소 없었을지 모르겠어요.
전시자료도 그리 없고 팜플릿 해석하는것도 만만찮고 더 자세히 하자면 더욱
피곤해지므로 일단 아래 사진들을 많이 올렸으니 느낌을 가지고 주욱 보시면 좋을 듯 해요.
그럼 다음회에는 아기자기한 포토벨로 시장을 구경하고
런던 브릿지를 지나 그 유명한 화이트큐브로 갈꺼예요
거기서 안토니곰리를 만나게 되는데요, 아주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되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전시장 입구예요
고르바쵸프, 레닌, 코카콜라 막 등장해주세요
러시아 분위기 팍팍 나죠
뒤샹의 변기가 셋트로 걸려있고 러시아 말로 블라 블라
맥도날드 아닌 맥레닌, 말보로가 아닌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무시무시한 스탈린이 마돈나 언니와 나란히
스탈린도 사랑할땐 부드러운 남자였다고 해요, 첫째 부인한테 잘보이려고 노래에 시에 열심이었었데요
그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나서는 냉혈한이 되어갔다는, 나중에 잘나갈때야 여성편력 있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이분은 누구처럼 재산 축적은 안했다고 해요. 어려서 신학생이었고 정교회 목사가 될 뻔한 사람이 독재가가 되었으니
사람 인생은 누구도 모르는거 같아요.
타틀린의 제3세계기념비 나무버전인건가요
레닌과 삐쩍곯은 저 조각품은 누구의 작품같죠?
붉은 깃발이 펄럭이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 숙연해 진다고 할까, 전 무척 감동스럽더라구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와인잔에 빨간색 음료, 괜히 부담스러워요
뭘 빌고 계시는지
이거 제가 그런거 아녜요 ㅠㅠ
바닥에 엑자 유리가 깨진채로 작품 설정이에요
아웅 구지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아이들은 조심해얄듯, 여기선 아이들을 한명도 못봄.
이 작품은 어디서 많이 본듯 눈에 익어요
이 작품은 메이드인 차이나 같아요 웬지
작품 설명하는 도슨트 언니에요
작품에 담긴 의미, 시대적 배경,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 무지 자세하고 진지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엄청 속도도 느리고 모두를 다 설명하진 않아요 , 아주 심혈을 기울여서 정성껏 하더라구요
프리드리히 느낌?
어느덧 나오니 해가 졌어요, 중세 건물같지요,
페인트 공장이었데요 여기가
첫댓글 덕분에 좋은작품 잘봤습니다 브레이킹 더 아이스라는 테마와 망치로 작품을 깬 모습이 무척 잘 어울리는것같네요~
생각보다 러시아 모던아트, 그렇게 낯설진 않네요. 아마 우리네 냉전의 역사가 생각이나서 그런것같아요 ㅎ
냉전이라는 총성없는 전쟁 상황 속에서도 예술의 꽃은 계속 피어났으니, 얼음을 깨듯 그렇게 작품들은 열정으로 가득한 것 같아요
상큼한 미소가 잘 어울리는 박하님.^^*
사진이 많아서 분위가 파악이 잘 되네요!
넵 글은 짧게 사진은 많게^^ 제 사진은 은근 슬쩍 사라질거예요 ㅎ
ㅎㅎ 다음편 예고 까지....
저 이밤에 막 웃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사진의힘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고까지 해드리는 친절함 ㅎ 아 팔찌 주말에 다 뒤져서 찾았어요, 디아인님 주소 쪽지로 알려주셔요 선물보내드릴께요. 오프에서 만나기는 또 기약이 없으니까, 주말에 꽃보다 누나를 몰아서 봤는데 어찌나 재밌던지요, 여행이라는게 비슷한거 같아요. 힘들지만 아름답고, 우연처럼 스치듯 사람을 만나고, 뒤돌아보면 내가 생각한거보다 난 어쩜 씩씩했구나 싶고,크로아티아가서 적어도 티치아노의 그림을 이미연처럼 그리 밋밋하게 보진 않았을거 같아요 ㅎㅎ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3번째 사진, 붉은 바탕의 레닌과 코카콜라.. 냉전시대에 코카콜라가 소련에 먼저 들어갔었죠. 어떤 미국인이 소련에 억류되어 취조를 받는데(70년대초) 소련관리가 코카콜라 마시면서 심문했다고 하지요.(펩시였나???) 약간 비꼬는 작품이군요. 5번째 사진의 약장(略章:훈장대신 조그맣게 다는것)은 크고 사람은 작은것.. 역시 사회주의의 특징이죠. 물질의 풍요대신 명예를 안겨주는식... 이것도 현실을 패러디한 듯. 9번째 레닌의 앞에 있는 마른 사람은 아마 인민이 아니었을까요? 황제의 수탈로 인한 것이겠지요.
10번째 사진.. 빨간색 좋아하세요? 저것은 紅旗이지 赤旗는 아닌듯합니다. 붉은색은 전통적으로 흥분시키는 색깔이라 선전선동에 많이 이용되었다지요. 적기와 홍기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때 이야기 하십시다. 16번째 사진의 무릎꿇은 여자앞의 그림은 무엇인지요? 아래쪽 중국그림 같다는 건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특히 홍위병들이요. 마지막 사인대신 넣으신 사진이 참 밝군요. 레닌의 일화.. 술과 담배가 혁명에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어느날 일순간에 둘 다 끊어버리고 평생 하지 않았답니다. 대단하지요?
아 작품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 해주시니까 좋아요, 무릎꿇고 기도하는 여인 앞 그림은 글쎄요 보이는 그대로 무슨 과녁 비슷한 그림같아요. 원래 전 빨간색을 싫어해서 빨간색 옷이 하나도 없어요. 괜히 챙피하고 두근거리고 제가 심장이 약한 편인데 그거랑 연관이 있는건지. 파란색이나 초록색 좋아해요. 근데 붉은색이 나이드니 조금씩 좋아져요^^ 악세사리나 이런 걸루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어요 ㅎㅎ
해 지기 바로 직전의 파란 시간! 최고의 예술!...물론 파랑새 생각^^
요즘 아름다운 일몰을 보면 괜히 눈물이 나요, 블루 좋아요 파랑새님
꼭 그대로 따라 할 시간이 오기를... 기대만 하고 있어요
파랑새님 저도 블루파입니다^^
오늘은 작품들이 호불호를 떠나 올드해보이는 작품들이라 익숙한 것이 보는게 편하네요
쉬운 시험문제 풀듯이~ 감사합니다^^
답글을 이제서야 써드려 ㅈㅅ 블루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작품에 붉은색이 있으니 선동적이고 강렬합니다. 테이트 모던인가 테이트 브리튼에서 러시아 그림만 있는 방이 있었는데 그 곳의 그림들은 공산주의 혁명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만 있었습니다. 위의 그림들은 현대의 작품들도 많아서 그리 낯설지는 않네요. 마지막 파란색 하늘과 나무! 사진 정말 잘 찍으셨어요.
테이트브리튼에서 보신 붉은색이 인상에 남으셨나봐요, 많이 보셔서 기억이 새록새록 하실 듯요^^
와우 이거 사진 찍으려 하는 데도 신경 많이 쓰셨겠네요?.. 나도 실내에서 찍다 제지 당한 적도 있는데 ,,,, 남자 누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