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선수 방수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상대를 향해 멋진 스매싱을 날리는 모습은 왜 그리도 시원하고 아름다와 보이던지.
95년인가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수지 수산티를 제치며 다시한번 세계 랭킹 1위의 자리를 확인했다.
그해 그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통의 편지를 손에 쥐고 눈물을 글썽였다. 편지는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수다나라는 30대 중반 여자로 부터 온 것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양쪽 귀가 볼과 붙어버려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세살바기 아들을 가진 수다나는 아들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편지를 썼다.
직장을 다니며 자신의 박봉을 최대한 저축했지만 아들을 수술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결국 구원의 손길을 던진 것이다.
절망에 빠져 있던 수다나는 세계 각국의 천주교 교단에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날아온 그녀의 편지는 우연찮게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방수현의 손에까지 오게 되었다.
평생 청각장애로 살아가야 할 아이를 생각하니 방수현은 마음이 아파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그녀는 그동안 모아왔던 상금으로 쾌히 도와 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혹시라도 그 편지를 외면한다면 오히려 평생 갚지 못할 죄를 짓는 것만 같았다.
그 뒤 인도네시아에서는 또다시 편지가 날아왔다.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그 유명한 배드민턴 선수가 도와주겠다니 배드민턴 실력만큼이나 "너무 고맙고 착한분 같다"라는 내용의 감사편지였다.
다음해, 인도네시아 오픈대회에 참가했던 방수현은 수다나 부부와 그들의 아이를 만났다. 그녀의 시합이 있었던 경기장에서 이들은 한동안 말을 잊은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방수현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기억될수 있는건 비단 그녀가 목에 많은 금메달을 걸어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퍼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