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호텔에서 맛있는 아침을 먹으며 오늘의 일정을 상의했다.
꼭 보고 싶은 곳 이었는데 이상기온 탓으로 갈 수 없다니..... 온천으로 갈까? 맛사지를 받을까? 설왕설래하며 고민하던 중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 장가계 대협곡을 가 보기로 했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입구에 도착하니 정리되지 않은 상가와 주차장등 아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 이었다.
작년 11월에 개방되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과 폭포, 용암 동굴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고 했다.
해발 300m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높은 산과 산 사이에 사람하나 빠져 나갈만한 좁은 협곡이 아찔하게 보인다.
직 수직으로 난 1600여개의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느라 다리가 후들거릴 때 쯤 대리석미끄럼틀이 나타났다.
군용담요를 허리에 감고 미끄러지듯 내려가니 여행의 피로와 아쉬움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
협곡을 따라 길(나무다리)이 만들어져 있었다.
발아래로 계곡물이 흐르고 양옆에는 작은 동굴 속의 석순들, 폭포, 천년은 묵은 듯 한 등나무, 쑥, 고사리, 앙증맞은 야생화, 기암괴석에서 뿌리내려 자라고 있는 나무 등 눈 돌리기가 바쁘다.
한 시간은 족히 걸었음에도 전혀 피로하지 않았다. 협곡 아래로 갈수록 빼어난 절경에 취한 듯 흐르던 물도 조용히 따른다.
작은 새의 예쁜 짓에 호들갑을 떠는 소리에 가이드가 놀라서 달려온다.
협곡 끝에서 개발 중인 캄캄한 동굴 속을 핸드폰 불빛에 의지하며 빠져 나오니 저수지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석회암이 녹아내려 물빛이 신비로운 저수지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오는 길을 아기물오리 때가 배웅해준다.
행복한 마음에 부르는 '소양강 처녀'....등 흥얼거리는 옛 노래 소리에 모두의 마음을 싣는다.
토가족 마을을 지나 다음 여정을 위해 상해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 한 켠에 새겨둔다. 늦은 밤 상해로(비행기로 2시간)...... (한해명옥에서...)
<넷째 날>
불교 성지인 '보타 낙가산'으로 향한다.
별 볼일(?)이 없는 도시답게 안개가 짙다.
도시 중 고가도로가 가장 긴 곳임에도 불구하고 출근시간의 상해는 여느 도시 못지않게 교통이 복잡하다.
충전식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며, 5월에 열리는 엑스포 준비로 도시전체가 공사 중이다.
35m나 되는 4층 건물(옛날 극장)을 통째로 들어 옮겼으며, 지금도 왠만한 건물은 옮긴다고 한다. 가도 가도 끝없는 거대한 상해는 얕은 산 조차도 없다.
도심을 빠져나오니 눈이 시릴 정도로 넓은 들이 이어져 있다.
따뜻한 기후 탓으로 년 중 3모작 농사가 가능하며, 밭을 갈지도 않고 적당히 비웠다가 그 위에 씨를 뿌리기만 하면 농사 끝이라니, 그것도 이 넓은 땅에서.....
끝도 없이 달리는 버스 속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새삼 생각해 본다.
상해에서 약 400km 거리에 있는 보타산은, 절강성 주산시 보타구(浙江省 舟山市 普陀區 普陀山風景區)에 있으며 예전에는 배를 타야만(12시간 정도)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항주만 대교(37km)와 주산 대교(48km) <세계 최장의 다리이며, 12월 25일에 개통>가 개통되어 상해에서 4~5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다리를 놓을 때 등... 돌이 필요할 때면 작은 섬 하나씩을 폭파하여 사용한다.'는 말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으며, 대륙이라는 말이 피부로 전해오며 깊은 한숨이 나온다.
주산시는 1800여개의 크고 작은 섬 들이 있으며, 보타산은 "보타낙가산" 준말로 '보타산'과 '낙가산' 두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산 부두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아담한 부두에서는 휘황찬란한 황금빛의 휘장들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바다위에는 어선과 군함이 그림처럼 떠 있고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풍광이 웅장하고 성스러운 곳, 흙빛 파도가 휘감고 있는 섬 전체가 불교 유적이다.
황금색의 집은 다 사원이라 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보타산(普陀山)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것은, 당나라 초기 일본의 혜악스님이 관세음보살상을 일본으로 모셔가는데 배가 매령산에 도착했을 때 태풍이 불어서 조음동에서 내렸고, 장씨 부인의 도움으로 관음원을 짓고 불교를 전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 광식 가이드의 청산유수처럼 술술 쏟아지는 해설을 들으며 불긍거관음원(不肯居觀音院), 신비한 자죽림(紫竹林; 붉은대나무 숲. 우리나라의 烏竹을 닮았다). 現身處 (관음보살이 현신한곳)., 조음동...., 일본의 33개 관음도량과 4개의 특별구 관음원이 모금하여 건축한 사찰에는 불자들이 정성으로 올리는 향이 끊이지 않는다.
佛頂山 정상에 있는 혜제사(慧濟寺)는 보타산 사찰 중 석가모니불을 모신 유일한 곳으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케이블카 밑으로 원시림이 우거져 있고 굵은 유자가 여기저기 떨어져 흩어져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法雨寺 대웅전 관음보살상위의 九龍井은 중국의 국보급 문화재로 400년 전에 조성된 것이다. 앉아있는 신장이 인상적이었다.
普濟寺 보타산에서 제일 큰 사찰로 정문은 늘 닫혀있고, 주지가 진산하는 날과 국가 원수급이 올 때만 정문을 연다고 한다.
연꽃으로 둘러 쌓여져 있으며 기와는 黃金 유리 瓦(황금색으로 구운 기와)이다.
마침 저녁 예불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큰 북과 큰 목탁을 치며 6~70여 분의 승려들의 경 읽는 소리는 장엄하였다.
큰 스님은 정성을 다 하시는 반면 신세대 스님들의 부산스러우리 만큼 자유분방하게 예불 올리는 모습은 엄숙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법당 문이 닫히고 어둠속에 퍼져가는 예불 소리를 들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아쉬운 마음에 하나 둘 모여,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좋은 기회에 함께 동참 할 수 있어서 고맙고, 서로 도우며 챙기는 모습이 정겹고 부럽다. (보타산 대주점)
첫댓글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쓰셨는지요글을읽으면서 발길닿고 들었던 설명들이 다시금 떠 오르네욤고 다녔지만,,그래도 눈으로 로 찍은 사진은 한동안 잊혀질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합니다
추워서 웅
외람되게 쓴 글이 여행의 감흥을 감해 주지는 않을지 걱정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