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갓바위
갓바위 관광단지내에 있는 무인모텔에서 깨어나니 시간은 벌써 7시 가까이 되었다.
부랴부랴 일어나 씻고 갓바위 약사여래를 뵈러 나간다. 원래 계획은 갓바위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한잔두잔 이어진 술과 어제의 피로가 훼방을 놓았다.
(관암사경내에 있는 기도처)
갓바위로 오르는 길에 보이는 수많은 암자들과 사찰들이 갓바위약사여래의 영험함을 보여주고 있다.
오르는 길을 가팔라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조금 무리이다.
게다가 어제도 다섯 시간 이상을 걷고 술까지 한잔한 상태에서는 걷다 쉬다 를 반복한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오르니 대구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여 땀 흘려 오른 만큼 만족감도 준다.
한 시간 남짓 걸어 오르니 갓바위가 보인다. 계단을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벌써
올라와 갓바위 부처님께 열심히 기원을 하고 있다.
보
보물 431호인 갓바위 부처는 불상높이 4.51m 좌대를 포함한 전체 높이 6m에
이르는 장대한 불상이다. 입을 꽉 다물고 한쪽으로 비딱하게 앉은 모습에서 인자한 모
습보다는 뭔가 고뇌하고 깊이 생각하는 그러다 보니 입은 굳게 다물고 한쪽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마치 중생들의 염원 하나하나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약간 일그러진 입술은 심술 사납다고도 보이는 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내가 모든
것을 다 짊어질 테니 너희들은 무거운 짐을 훨훨 벗고 내려가라 말씀하시는 느낌이다.
중생의 아픔 하나하나를 껴안고 고민하는 부처님 그것이 관봉약사여래에게서 받은 첫
느낌이다.
(팔공산 바위를 부처로 보는 사람들은 바위에 몸을 붙여서 자신의 소원을 빌고
있다. 그 바위에는 동전을 붙여놓았는데 이것도 부처님께 공양한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
불상 뒤를 받치고 있는 큰 바위를 광배삼아 자리한 약사여래는 자세하게
새긴 상체와 달리 아래로 내려올수록 자연석에 가깝게 조각하여 몸이 팔공산 바위위에
서 솟아나는 느낌을 살렸다. 경주 남산에 산재한 수많은 마애불을 새겼던 그 방식을 이
어 받아 팔공산 전체가 하나의 부처님 몸이라는 표현을 느끼게 한다.
갓바위 부처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63년 신라오악조사단이 불교유적을 조사하면서 부터이다.
(갓바위를 관장하고 있는 선본사)
갓바위를 관장하고 있는 선본사 대웅전 불상에 복장되었던 책에 따르면 원광
법사의 수제자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서기 638년(선덕여왕7년)에 이 여래
좌상을 조성하였다고 했으나 책이 전하지 않아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 의현대사가 불상
을 조성할 때 학이 낮에는 식량을 가져다주고 밤에는 감싸서 보호해 주었다는 전설이
갓바위의 영험함을 더 욱 강조하고 있다. 갓바위란 명칭은 약사여래의 머리에 갓과 같
은 판석이 씌어져 있어서 얻어진 것이다. 원래 8각형이란는 판석은 갓이나 보관이라기
보다는 닫집을 표현한 천개가 아닐까 생각된다.
갓바위 부처님을 둘러보고 있는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갓바위
주변에 공사로 갓바위부처가 조금씩 기울고 있다는데 사람들이 예불 드리는 공간 밑에도
법당이 만들어져 있다. 법당 안에는 갓바위 부처와 같은 상을 모셨는데 통유리로 시야
를 확보해 놓아 추운날은 그 안에서 기도도 하고 전망도 조망하면 좋을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연등이 걸려 있는 데 그 중 하나에 노무현 권양숙 대통령부부의
이름도 들어 있어 다시 한 번 갓바위 명성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한 시간 가까이 있었더니 배도 고파온다. 하산을 서둘러 올라온 길을 내려가니 약
세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다. 갓바위 관광지구는 대구시가 관리하는 두부마을이다.
각 집마다. 두부를 내리는 기계를 갖춰놓고 순 국산콩만을 이용하여 두부를 내린다고
한다. 대구시가 수시로 점검을 나와 수입콩을 쓸래야 쓸 수가 없다는 식당주인의 말에
은근히 두부맛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불공을 드리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두부는
알맞은 음식 같다. 우리도 순두부백반을 시켜 늦은 아침을 먹고 공식 일정의 마지막 답사지로 떠난다.
첫댓글 마지막 답사지는 언제 갈려나...상기도 후기가 없음은 길을 잃었다. 아님 ....게름의도가 넘치나?...좌우지간 부럽다. 이리저리 다니는 그 운신의폭이 부럽다. 또한,세세한 기록이 놀랍다.
참 좋읍니다. 에쿠스님 해금소리랑보구들으니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