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풀섶에 아직도 지난 가을에 미련이 있어 풀 한포기
마지막 정열을 다하여 붉은꽃을 피우고 있었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 했다.
이제 내가 산행 계획하고 회원들 모아서 산에 가기보다는
산악회 관광버스 타고 그것도 한 산악회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니고
이 산악회 저 산악회 골라 가면서 다니기로 했다.
3일 저녁 동창회모임에서 친구 오름이
이번 6일에는 목과 산악회가 해남 가학산으로 간다고 했다.
기왕 산악회 따라 다니는 것 이번 주에는 오름따라 가본다.
팬텀과 짜오도 같이 가자고 한다.
길가 담장아레 화살나무가 제법 큰것이 여러그루 있었다.
나무의 모양새도 좋다.
아침 8시 진주역에 도착한다.
짜오도 도착한다.
다른 사람도 나와서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산악회 이름도 모르고 사람들도 모르니 오름이 가는 산악회가 맞는지?
지난번 지리산 산행에서 찍은 오름의 사진을 꺼내서 이 사람이
산악대장 맞는지 확인하니 맞단다.
팬텀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화로 확인하니 오늘 산행가는 것 잊어버리고 늦잠자서
오늘은 못 가겠단다.
진주에서 해남까지는 먼길이다.
세 시간을 버스에 타고 가니 월출산 조금 못미처 가학산 입구에 도착한다.
어제 저녁 일기예보는 오늘 엄청 춥다고 하더니 날씨는 쾌청하고 따듯하다.
우리집 TV 또 거짓말했다. 우리집 오래된TV 완전히 거짓말장이 이다.
다시 산 길위에 선다.
저 바위산을 올라 12.5km를 걸어야 한단다.
요즘 김장철이고 또 집안마다 묘사지내는 시기라서
회원도 30명 밖에 없는데 산행거리가 너무 멀다고
많은 사람들이 출구쪽에서 정상만 갔다 오겠다고 다시 버스에 오르고
등산입구에서 출구까지 종주 하겠다는 사람은 12명 밖에 되지 않는다.
산행 여정은
제천 버스정류소에서 출발하여 별뫼산을 올라서 능선길을 따라 가학산 흑석산 을 거처
가학산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길이다. 중간에 암릉지역도 있고 도 거리도 멀어서
관광버스 산악회가 가기에는 약간 무리일것 같은데 그래도 오름이 주관하니...
그래서 그런지 반 넘는 18 사람이 가학산 자연 휴양림을 출발하여 최공봉인 흑석산만
갔다 오겠다고 도로관광버스에 오르고 나머지 12사람만 산악대장 오름을 따른다.
날씨는 따뜻하여
아직 바람에 날리지 못한 억새풀 사이로 논에는 보리가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이제 눈이 내리면(해남은 눈이 잦은곳이다.)저 보리들도 잎이 말라지고
두꺼운 얼음판 아래에서 봄을 기다리며 찬란한 봄을 준비하겠지!
등산 시작 20분
내 동료 짜오는 역시나 앞서서 달리고
우리는 암벽에 도달한다.
길이 상당히 위험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런길을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역시나 뒷쪽의 여섯 사람이 처지고 오름부부 짜오와 나 그리고 또 한부부만 따라온다.
길이 위험하니 모두 같이 가면서 서로 도우고 안전에도 유의하면서 가야 할텐데...
별뫼산 못미처의 암릉지대에서 숨을 고른다.
오름부부이다.
부부가 같이 다니는 모양이다.
두 사람 다 산을 엄청 잘탄다.
내 아내도 나랑 같이 다니면 좋을텐데.
그게 잘 안된다. 부럽다. 나도 집 사람한테 산에 같이 가자고 해야지!
산 능선길을 간다.
오른쪽은 영암이고 왼쪽은 해남반도 그리고 잔잔한 서남해 바다 그리고
앞쪽으로는 목포 시가지가 보인다.
날씨가 쾌청하여 시계가 아주 넓다. 저멀리 서남해안의 섬들도 보인다.
오늘 이 산 능선길에서 해남반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멀리 월출산 능선이 보인다. 바위산 군락이다.
오늘 산행도 도갑사에서 구름다리로 오는 월출산 종주길 만큼의 거리이고
또 그런길이다.
암벽길을 타고 간다. 배고 고프다. 시계를보니 12시 50분이다.
밥을 먹고 싶다. 그래도 오름부부는 앞으로만 간다.
오늘 친구따라 강남 왔으니 친구를 따라가야 하겠지!
결국 13시 10분에 밥을 먹는다.
산악회에서 준비한 주먹밥 그리고 짜오가 준비한 김치만 있었는데 오름부부의 반찬
또 다른부부의 불고기까지 푸짐한 점심상이다.
짜오와 난 소주를 먹는다. 둘이서 두 병을 나누어 먹었다.
뒤처젓던 일행 6사람이 점심 먹는 우리를 앞질러 간다.
그들도 조금 가다가 점심먹겠지!
점심 먹고 조금 더 쉬고 싶은데 또 출발이다. 따라 나서는 수 밖에...
조금가니 방금 앞서 가던 일행들이 삼겹살을 구워서 점심 먹고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 칠 수 없듯이 짜오와 내가 어찌 그냥가리..
곁에 붙어 앉는다. 소주 얻어 먹고 인사로 건네는 삼겹살 날름 날름 잘도 받아 먹는다.
소주에 삼겹살 얻어 먹다가 놓처 버린 선두를 따라 잡으려 짜오와 난 부지런히 걷는다.
약간 술이 오른 상태에서의 산행 엄청 즐겁다.
주위의 모든 자연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고된 줄도 모르고 열심히 걸었다.
가학봉 지나 안부에서 오름 부부 따라 잡았다.
앞서 가던 또 다른 부부는 벌써 우리에게 추월 당하여 지금 저 뒷 쪽에서 오고있다.
오름부부 참 부럽고 예쁘게 보인다.
두 사람 항시 함께 있으며 같은취미를 갖는게 좋아 보인다.
흑석산 정상이다.
이 산군락을 가학산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흑석산이 가학산보다 더 높다.
그런데 정상 표지석은 깃대봉이라고 되었다.
깃대봉은 고유명사가 아니고 보통명사라서 산의 이름이 될 수 없는데..
누가 세웠는지 참 철없는짓이다.
깃대봉이라는 말은 왜놈들이 우리땅을 수탈할 목적으로 측량을하면서
(지금도 토지를측량할때 깃대봉에 깃대를 세우고 그곳에서 부터 방향과 거리를 측정한다.)
측량원점을 정한곳이다. 하여 각 지역마다 깃대봉이있고
그 깃대봉에는 측량원점이 박혀있다.
일제강점기의 초기에 설치한 측량원점을 지금도 쓰고 잇는 형편이다.
그래서 깃대봉이라는 말은 측량원점이 있는 봉우리라는 뜻이니
산의 이름으로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 평소의 내 생각이다.
시간이 늦다.
우리 따라 오지 않고 가학산 자연 휴양림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겠다.
가리재까지 가지 않고 바람재에서 하산한다.
하산길이 가파르다. 거기에다 낙엽마저 깔려있으니 미끄러지기 쉽겠다.
그런길을 짜오는 앞서서 달려간다. 저러면 위험한데. 오름도 위험하니 천천히 따라온다.
짜오야 앞서서 가던지 말던지 나도 천천히 하산한다.
하산하니 하산주가 기다리고 있다.
닭고음에 소주 와 맥주 정말 푸짐하다.
오늘 사람이 적게 참석했으니 저 많은 음식을 다 먹지도 못할 텐데...
회원들이 정겹다. 진주 근처의 정촌면 목과 마을의 산악회이니
모두들 아는 사람들인 모양이고 나이도 지긋한 편이다. 그래서 인심도 좋다.
오면서 경품행사를 해서 나도 고무장갑 한 켤레 받았다.
모두들 술을 거나하게 먹는다. 분위가 진주오는 버스안에서의 가무를 준비하는 것 같다.
나도 약간 술이 오른다. 옆의 젊은 여자분들이 같이 사진찍자고 한다.
다른 산악회를 따라가면 나같은 나이많은 사람 모두 슬금슬금 피하는데 약간 시골스러운 분위기 이면서 참 좋은 산악회로 기억 된다.(물론 젊은 여자분이 같이 사진찍자고 해서 그런다)
꼭 흑인하고 백인의 사진같다.
약간 미안하다.
돌아오는 차안, 역시나 가무 음주의 연속이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해남에서 진주까지 오는 세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옆 자리의 짜오는 물 만난 고기이다.
70이 다 된 사람이 무슨 힘이 남아 도는지 세 시간 동안이나 연속해서 춤을 춘다.
진주 도착하니 8시 30분
춤추다 지친 짜오님이 몹시 힘드는 모양이다.
그냥 가기에 서운하단다
개양 횟집에서 회 한 접시에 소주 두병 나누어 먹고
취해 버린 짜오님 택시로 집에 데려다 주고 오늘 산행 마무리 한다.
첫댓글 짜오 부부의 금실에 경의를 표합니다 언가의 글솜씨. 말재주 멋진 인생을 사는 지혜 부러버요
자주로 좋은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짝짝~~~~~~~~~~~~~~~~~
히히.... 관광버스타고 등산댕기능거
얼마나 좋은지 모리것다.
언가의기행은연타를날리며 계속이어지고 ...산좋고물좋고 친구좋고 술도좋으니.....언가의글솜씨에 감탄해하고.......항상재미있게사는 언가의 걸음마다 좋은일만생기게해주소서....
그리고 넉넉하고
좋게만 생각하는
그대가 있어서
더 행복하다오.
안동 이라더니 웬 해남? 즐거운 산행이 눈에 보이는구나..
특히 언가의 즐거워하는 표정이 한 백살은 거뜬히 장수할거 같다.
기행문을 재밋게 올려 놓으니 마치 내가 여행한듯 좋구나 조타~~
인자 일요일되모
늑대님도 가치가자.
늑대랑 같이 가면
토끼 사냥도 할 수 있고
늑대는 꿩은 몬잡재?
언가는 머리가 좋키는 좋은 모양이다.어찌 그리 기역도 잘하고 표현도 잘하는지... 나는 산에 같다오면 그길로 끝이다. 언가 덕분에 피드백도 받아보고 덤으로 좋은 사진 까지 받았다. 친구와 함께 라서 좋은 산행이였다.
머리가 좋응거는 아이다.
머리털도 다 빠지고
힌머리도 많아서
머리는 않좋다.
니 덕분에 좋은산가고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고마버! 그런데 니 차안에서 흔드는것참 잘하더라.
많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