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전지(omniscience)하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아신다. 세계질서에 대한 하나님의 지식은 제한이 없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도 아신다. 그분 앞에서는 아무 것도 숨길 수 없다. 이 신적인 지식은 무엇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 알게 되는 인과적 지식이 아니다. 일종의 즉각적 지식과도 같다. 하나님의 전지성은 순차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지식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는 “만일”이라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 하나님은 모든 점에서 완전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하실 지 미리 아실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전지하심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시139:1-4; 147: 4-5; 마11:21). 미리 아는 지식, 즉 예지(foreknowledge)는 예정(predestination)과 같은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이는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았다고 해서 그 사고가 일어나도록 의도하거나 작용한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예지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죄를 짓게 하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은 악의 창조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하나님이 후회하신다는 표현, 예컨대 하나님이 세상을 지었음을 한탄하셨다거나(창 6:7)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은 것을 후회하셨다고 하는 것(삼상 15:35)은 일종의 신인동감설(anthropopathism)로 이해되어야 한다. 신인동감설은 하나님의 행위나 느낌을 인간적 관점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이 정말 후회하고 괴로워하신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은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하는 유한한 존재로 전락되지 않을 수 없다. 후회란 것은 그리 될지 미처 몰랐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하나님도 미래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열린 신론”(open theism)은 받아들일 수 없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15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