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 The Phnom Penh Post 2016-7-7 (번역) 크메르의 세계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 : "캄보디아 총리 일가, 주요기업 대부분 지분 소유"
Inside the Hun family's business empire
기사작성 : Shaun Turton 및 Phak Seangly
(그래픽: The Phnom Penh Post) 훈센 총리 직계가족 및 그 배우자들
국제적인 부패감시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 지구의 증인)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캄보디아 훈센(Hun Sen) 총리의 가족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최소 114개의 국내기업들에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이 기업들은 주요 에너지, 이동통신, 무역회사 등 캄보디아의 핵심 부문 대부분에 걸쳐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훈센 일가가 캄보디아 법률을 무시하면서 비지니스 "제국"을 건설했다고 폭로했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오늘(7.7) 발표한 보고서 <적대적 탈취: 캄보디아 지배 일가의 기업제국>(Hostile Takeover: The Corporate Empire of Cambodia’s Ruling Family)은 훈 씨 집안이 18개 부문에 걸쳐 소유한 막대한 지분을 상세하게 서술했다. 이 보고서는 훈센 총리 친인척 27인이 공식적으로 총 2억 달러 이상의 자본 가치를 지닌 기업들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캄보디아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의 사업자 등록 내용에서 수집한 것으로, 이 내용에는 매출이나 이익에 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글로벌 위트니스'의 보고서에 제시된 수치가 해당 기업들의 실제 가치 중 단지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보고서 및 본지(=프놈펜포스트)가 취재한 소식통들은 증빙자료들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훈센 가문이 자신들의 비지니스 제국의 실제 규모 및 친인척 개인들의 재산을 은폐하기 위해 차명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훈센은 자신의 직권을 남용하여 자신의 친척들에게 캄보디아 주요 산업들의 대부분을 관리하게 하거나 주요 지분을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개인적 부의 축적 문제라든지, 혹은 훈센 가문의 일원과 개별 기업 사이의 특정한 연계에 관한 문제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훈센 일가가 캄보디아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지배함으로써, 훈센이 캄보디아를 거의 총체적으로 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 파이 시판(Phay Siphan) 차관은 이번주 본지와의 회견에서 '글로벌 위트니스' 발행 보고서에 관한 논평을 사양했다. 그는 '글로벌 위트니스'가 훈센 총리에 대한 반란을 선동하고 있다며 일축하면서, 자신은 정부 대변인이지 총리의 변호사가 아니라고는 점을 강조했다. 소엥 소파리(Soeng Sophary) 상무부 대변인은 민간부문에 대한 법규의 개선은 항상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훈센 총리 친인척들이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그들이 지닌 "좋은 평판" 때문에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현재 캄보디아는 자유시장 경제이고, 돈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들이 원하는 부문에 투자할 수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료사진: Koh Santepheap) 2009년 12월 27일, 프놈펜의 '인터콘티넨탈 호텔'(Intercontental Hotel)에는 훈센 총리의 직계 및 방계 친인척들이 최초로 한 자리에 모여 가족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훈센 총리의 아버지 훈 니엉(Hun Neang) 옹, 훈센 총리의 형 2명과 여동생 3명을 비롯하여 총 4세대에 걸친 100명이 넘는 친인척이 모였다. 훈센 집안은 기본적으로 그 인원 자체가 대규모이기 때문에, 이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부작용 역시 규모가 상당하다. 친인척의 사회적 물의가 잦아지자, 훈센 총리가 대국민 여론 무마용 행사를 벌인 것이다. (참조☞ 관련기사) [크세]
훈씨 가문의 비지니스 제국
훈센 총리는 지난 2011년 새로 창설된 '부패방지단'(ACU)에 재산 내역을 신고한 바 있다. '부패방지단'은 캄보디아에 만연한 뇌물 관행을 없애기 위해 훈센 총리의 오랜 친구인 옴 옌띠엥(Om Yentieng)을 수장으로 창설한 조직이다. 하지만 본지는 이번주 '글로벌 위트니스'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한 논평을 들어보려 했지만, 옴 옌띠엥 단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2011년 당시, 훈센 총리는 "오늘 나는 <부패방지법>에 따른 나의 의무를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소득이 국가지도자로서 받는 월급 뿐이라면서, 그 액수가 매달 1,150달러, 연봉 1만3,800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보고서에서도 훈센 총리가 밝혔던 수치를 인용하면서, <부패방지법>에 규정된 "부정 축재"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훈센 총리가 신고한 소득과 실제 그가 누리는 호화로운 생활양식 사이의 불일치를 지적하면서 호사스런 주택들 및 그가 여러 프로젝트들과 자선활동에 자신의 사비를 출연했다고 자랑하던 발언들도 언급했다.
<적대적 탈취> 보고서에 따르면, 훈센 일가는 서류상 최소 무역회사 17개, 금융회사 10개, 접객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 10개, 관광 및 소비재 유통을 동시에 관여하는 기업 8개, 건설 및 부동산 기업 7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부문, 광업 부문, 농업 및 임업 부문에서도 각각 6곳씩의 기업들에 지분을 갖고 있고, 미디어 부문에서도 5개의 기업과 관련이 있으며, 물류운송 부문에서도 5곳의 기업에 관련돼 있다. 특히 미디어 부문에서는 훈센 총리의 장녀 훈 마나(Hun Mana)가 '바이욘TV'(Bayon Radio and TV)의 지배주주이기도 하다.
(사진: Heng Chivoan / The Phnom Penh Post) 훈 마나는 훈센 총리의 자녀 3남 2녀 중 전체로는 둘째이고, 딸로는 장녀이다. 2011년 모습. [크세]
훈센 가문은 또한 통신기업 3곳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그 중 훈 마나는 '비엣텔 캄보디아'(Viettel Cambodia) 지분 6%(4,400만 달러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 '비엣텔 캄보디아'는 베트남 군부가 경영하는 베트남 재벌기업 '비엣텔 그룹'(Viettel Group)의 캄보디아 내 자회사로서, [캄보디아 최대 가입자수를 가진 이동통신 브랜드] '멧폰'(Metfone)을 소유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는 해당 기업들에 대한 "특별 대우"의 사례를 들면서, 그가 군인들에게 '멧폰'을 사용하도록 권유한 일을 인용했다. 본지는 '비엣텔 캄보디아' 홍보실로 전화를 해봤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또한 '관광부'가 '바이탈 프리미엄 워터'(Vital Premium Water)를 모든 국가적 행사의 공식 생수로 등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바이탈 프리미엄 워터'는 '엔브이씨 코포레이션'(NVC Corporation)이 생산하고 있는데, '바이탈 프리미엄 워터'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기업의 회장은 훈 마나이다.
훈센 가문의 재산내역에는 제조업 기업 3곳, 법무법인 3곳, 도박게임 운영사 2곳, 경비회사 2곳, 그리고 '특별경제구역'(SEZ: 공업단지) 2곳, 제약회사 1곳도 포함된다. 총 114개의 기업들 중, 11곳은 사업목적이 기재돼 있지 않고, 103곳은 훈센 총리의 일가 친척들을 회장이나 사장, 혹은 25% 이상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등재했다.
또한 '글로벌 위트니스'는 훈씨 가문과 국제적인 브랜드들 사이의 연결고리 몇 가지에도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는 외국 자본이 캄보디아 진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훈센 가문 구성원들이 자금 유입 과정의 "주요 수문장들"(major gatekeepers)이라고 표현했다. 다국적 거대기업들인 '애플'(Apple), '캐논'(Canon), '엘지 전자'(LG Electronics), '레노보-아이비엠 노키아'(Lenovo-IBM Nokia),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파이오니어'(Pioneer)가 훈센 가문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네스카페 골드'(Nescafe Gold), '크리넥스 티슈'(Kleenex tissues), '듀렉스 콘돔'(Durex condom)은 훈센 총리의 여동생과 관련 있는 기업이 수입한다. 그녀는 '조니워커 위스키'(Johnnie Walker whiskey), '헤네시 꼬냑'(Hennessy cognac), '코로나 맥주'(Corona beer)의 독점 수입권을 가진 기업의 회장이기도 하다.
미국 LA의 '옥시덴탈 대학'(Occidental College) 외교/국제학과의 에아 소팔(Ear Sophal) 부교수는 '글로벌 위트니스'의 보고서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보고서는 캄보디아에서는 [가진 자들이] 심지어는 다른 곳처럼 1%도 아니라 0.01%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자신들의 손 안에 모든 것을 갖고 있는 극소수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세계화의 이익이 어떻게 하면 보다 광범위하게 공유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가? 다른 환경 하에서 보다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가? 캄보디아에서는 그 모두가 '끄새'(ksae: 연줄)와 '끄농'(knong: 뒷받침)의 문제가 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당신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느냐가 어떤 부모 밑에 태어났는가로 결정된다. 슬픈 일이다."
(사진: Reuters) 2009년 11월 10일 캄보디아를 방문한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전 태국 총리를 환영하기 위해, 훈센(Hun Sen) 총리의 직계가족이 자택에 모두 모였다. 앞줄 우측으로부터 솜차이 웡사왓(Somchai Wongsawat) 전 태국총리(탁신 전총리 매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중앙), 분 라니(Bun Rany) 훈 센 총리 부인, 야오와빠 웡사왓(Yaowapa Wongsawasdi) 솜차이 전 총리 부인(탁신 총리 여동생). 뒷줄 우측으로부터 3째 며느리 유임 처일 린(Yin Chay Lin: 유임 처일 리 부총리 딸), 사위 디 뷔찌어 쩨뜨라(Dy Vichea Chetra: 장녀 훈 마나의 2번째 남편, 사망한 혹 룬디 전 경철청장 장남), 장녀 훈 마나(Hun Mana) 바이욘 TV 사장, 장남 훈 마넷(Hun Manet) 국방부 대테러국장(당시 육군 준장), 훈 마넷의 아내 삣 짠모니(Pich Chanmony: 노동부 차관 삣 소포안[Pich Sophoan]의 딸), 2녀 훈 말리의 남편인 둘째 사위 속 뿌티웃(Sok Puthivuth: 속안 부총리 겸 관방부장관 장남), 2녀 훈 말리(Hun Maly), 뒷줄 좌측 끝은 2남인 훈 마닛(Hun Manith)과 그의 아내인 혹 쩬다위(Hok Chendavy: 사망한 혹 룬디 전 경찰청장 딸).
훈씨 가문(및 그 친구들)을 만나라
훈센의 통치 하에서 캄보디아 엘리트들은 혼인관계, 사업적 이권, 공적 직위의 혼합을 통해 국가에 대한 장악력을 응축시켰다.
<적대적 탈취> 보고서가 다루고 있는 훈센 일족은 총 27명인데, 최소 4명은 국가 보안군 내에서 공직자 신분을 가진 상태로 민간부문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훈센 총리의 차남 훈 마닛(Hun Manith: 육군 준장), 맡 사위(훈 마나의 남편)인 디 뷔찌어(Dy Vichea: 경찰 장성), 조카 훈 찌어(Hun Chea: 경찰 간부), 사돈인 유임 리엉(Yim Leang: 육군 중장, 둘째 며느리의 오빠)도 포함된다.
훈 마닛은 국방부 정보국장을 맡고 있는데, '글로벌 위트니스'는 훈 마닛이 '민영 캄보디아 전력'(Cambodia Electricity Private)의 사장 겸 대주주인 것이 법률 위반이라고 단언했다. <왕립 캄보디아군 군사요원 신분에 관한 법령> 제25조가 군사 요원으로 하여금 "민간회사의 경영 참여나 이사를 맡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번주 훈 마닛과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훈 마닛의 아내 혹 쩬다뷔(Hok Chendavy)는 훈센 총리의 측근이었다 사망한 혹 룬디(Hok Lundy) 전 경찰청장의 딸이다(역주: 맡사위 디 뷔찌어 역시 혹 룬디의 아들로서 혹 쩬다뷔의 오빠임). 혹 쩬다뷔도 바뷋(Bavet, 바벳) 시에 위치한 특별경제구역의 개발자로 등재돼 있다. 국방부 대변인 춤 소찌엇(Chhum Socheat) 중장은 훈 마닛의 이권개입 폭로에 관해 논평을 사양했다.
이번 보고서는 훈센 총리의 장남 훈 마넷(Hun Manet: 육군 중장)과 3남 훈 마니(Hun Many: 국회의원)에 관해선 어떤 기업과도 직접적으로 연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혼인관계를 통해 주요 기업들과 관련을 갖고 있다고 한다.
훈 마넷의 부인 삣 짠모니(Pich Chanmony)는 노동부 차관인 삣 소포안(Pich Sophoan)의 딸이다. 삣 짠모니는 8개 기업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는 '레전드 시네마 앤 지 기어'(Legend Cinema and G Gear) 회장직도 포함되는데, 이 기업은 [한국 기업] '엘지'(LG) 제품들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훈 마니의 부인 유임 처일 린(Yim Chhay Lin)은 유임 처일 리(Yim Chhay Ly) 부총리의 딸이다. 그녀는 6개 기업에 직책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광산채굴기업 사장직과 제약회사의 대주주(지분 20%) 겸 회장직도 포함된다. 유임 처일 린은 최근 싱가포르 기업 '테호 인터네셔날'(Teho International)이 추진한 "더 베이"(The Bay) 사업 지분 51%도 인수했다. 2억5천만 달러가 투입된 이 사업은 콘도미니엄(=아파트)과 호텔을 분양하는 사업으로, '테호 인터네셔날'이 이전 동업자와 관계를 청산하면서 지분 양도가 이뤄졌다. 이전 동업자였던 속 분(Sok Bun) 회장은 TV 진행자 여성 구타사건 때문에 징역형에 처해졌다.
그런데 세간의 관심이 훈센 총리의 아들들에게 맞춰지는 경우가 많지만, 훈센가의 여성들이야말로 가장 다양한 비지니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특히 장녀인 훈 마나의 경우가 더욱 더 그러하다.
훈 마나는 비지니스 거물로 이미 유명하다. 그녀의 사업적 이권은 '글로벌 위트니스'가 확인한 것만도 22건에 달하며, 그 범위는 주요 미디어 매체들, 광고회사, 통신사에서 시작하여, VIP용 항공회사, 시엠립(Siem Reap)에 위치한 '앙코르 국립박물관'(Angkor National Museum), [캄보디아 최대 재벌 중 하나인] 끗 멩(Kith Meng) 회장의 '로얄그룹'(Royal Group)에 대한 지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훈센의 차녀인 훈 말리(Hun Maly)는 7개 기업의 지분을 자랑하며, 여기에는 프놈펜(Phnom Penh)의 고층 쇼핑몰 '티케이 에비뉴'(TK Avenue)도 포함된다.
훈 마나의 남편 디 뷔찌어는 사망한 혹 룬디 전 경찰청장의 아들이면서, '국립경찰청' 중앙치안국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훈 말리의 남편 속 뿌티붓(Sok Puthyvuth)은 속안(Sok An) 부총리 겸 관방장관의 아들이다. 두 사람 모두 여러 개의 기업들을 경영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가 작성한 목록에 따르면, 디 뷔찌어는 갬블링 기업 '포세이돈'(Poseidon)의 사장 겸 주주이다. '포세이돈'은 슬롯 머신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2008년에 나온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의 참단기술 기업 'DFNN'(Diversified Financial Network Inc)은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포세이돈'을 420만 달러에 인수했다. 2007년 6월~12월 사이 '포세이돈'의 매출은 2,120만 달러였고, 이익은 109만 달러였다. 본지는 이번주 뷔찌어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DFNN에도 관련 정보를 요청했지만, 본 보도 마감시간까지 답변을 주지 않았다.
훈센의 비지니스 제국은 그 뿌리부터 혈연과 혼맥을 통한 친인척들을 통해 뻗어나갔다.
훈센의 첫째 여동생 훈 셍 니(Hun Seng Ny)는 12개 등록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훈센의 사촌 디 쪼웃(Dy Chouch)은 이혼한 전처 셍 깽(Seng Keang)과 함께 5개 기업에 관련돼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지난 2007년에 발행했던 또 다른 보고서 <캄보디아 패밀리 트리: 불법 벌목과 공적 자산을 벗겨먹는 캄보디아 엘리트들>(Cambodia's Family Trees: Illegal logging and the stripping of public assets by Cambodia’s elite)은 디 쪼웃이 캄보디아의 주된 불법벌목 네트워크를 운영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의 전처 셍 깽은 훈센의 아내 분 라니(Bun Rany)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녀는 봉제기업 'GHI'(Grand Harvest International)의 회장 겸 사장으로 등재돼 있다. GHI는 동명의 홍콩 모기업과 관련이 있는데, 모기업은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폴로 랄프로렌'(Polo Ralph Lauren), '올세인츠'(All Saints) 등 유명 브랜드들에 납품한다고 알려져 있다.
훈센의 조카들, 사촌들, 사돈들도 주목할만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훈센의 작은 형인 훈 넹(Hun Neng)은 오랜 기간 껌뽕 짬(Kampong Cham) 도지사를 지냈고, 현재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 소속 국회의원이다. 훈 넹의 자녀들 역시 28개 기업과 관련이 있고, 훈 넹의 부인도 2개 기업의 회장이다.
훈 넹의 아들 훈 또(Hun To)는 5개 기업과 관련이 있는데, 그 중에는 주유소 체인점들을 운영하는 기업 '엘에이치알 아세안 인베스트먼트'(LHR Asean investment)도 포함된다. 훈 또는 어제(7.6)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업들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단언하면서, "나를 골치 아프게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호주 신문 <디 에이지>(The Age)는 훈 또의 마약밀수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 그는 이 보도를 완강히 부인했었다.
훈 넹 역시 월요일(7.4) 본지와 전화통화를 가졌다. 그는 본지가 전달한 내용에 관해, '글로벌 위트니스'가 폭로한 자신의 직계가족들의 사업적 이권에 관한 정보가 의아한 것이라면서, 잘못된 정보를 유포시키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자료사진: Xinhua) 2011년 5월 3일에 진행된 '국제 적십자의 날' 기념식에서, 캄보디아의 주요 재벌인 '로얄그룹'(Royal Group)의 끗 멩(Kith Meng) 회장(우측)이 훈센 총리 부부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훈센의 아내 분 라니는 캄보디아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사실상 집권 여당의 상설 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자선사업에 나선다. 그녀는 훈센의 연인으로 알려졌던 여배우의 암살을 사주한 의혹을 받을 정도로 대가 센 여성인데, 시원찮은 국가의 시원찮은 여러 대학들로부터 수많은 명예박사학위를 수집하기도 한다. 훈센 총리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한 대학 중에는 한국의 고려대학, 순천향대학, 우석대학이 포함된다. 그리고 분 라니 총재 역시 서울여대와 신라대학 등 최소 2곳의 한국 대학들로부터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신라대학은 2010년 4월 1일 명예 박사학위를 캄보디아까지 배달한 후 현지에서 수여했으며, 캄보디아는 2011년 1월 신라대학의 정홍섭 총장에게 '국가 재건훈장'을 수여했다. [크세]
법보다 위에 서 있다?
훈센의 조카딸 훈 낌렝(Hun Kimleng: [역주] 넷 사워은[Neth Savoeun] 경찰청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법무법인 '에이치엠엘 로펌 앤 컨설턴트'(HML Law Firm & Consultant)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 법률회사가 의뢰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으로 "로비"(lobbying)를 들고 있다. 이 홈페이지의 내용은 자사가 "특히" 정부 내 각 부처들에 대한 로비를 통해 "좋은 협조와 결과를 보장한다"고 돼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훈센 일가와 관련된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간혹 제기되듯이 집권당 정부가 사법부에 위세를 부리는 현상 역시 이들 기업들이 면책의 특권 하에 운영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이 기업들이 부정부패 방지, 투명성 보장, 위법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법률을 피해나간다는 것이다. 본지는 'HML 법무법인' 관계자에게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주 본지와 회견한 재계 소식통들은, "진흙탕 같은" 캄보디아의 비지니스 세계에서 정확한 연줄이 종종 본질적인 것이며 사업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사업자 컨설턴트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한 소식통은 익명을 요구하면서, 훈 낌렝과 같은 일부 인사들이 공공연하게 훈센 가문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고, 정부와 협상을 할 때 이런 관계가 "슈퍼 갑" 입장을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에 동참하는 훈센 일가의 구성원들도 자기 가문 보호 및 사업 파트너의 체면을 고려하여, 자신들의 참여 사실을 비밀에 부치곤 한다고도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것이 훈센가의 것이고 어떤 것이 다른 사람들의 것인지를 알기란 매우 어렵다. 당신이 문서로 작성된 그 어떤 것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많은 것을 그들이 소유하고 있다."
법률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해온 또 다른 소식통도 악영향을 우려해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훈센가 친인척들과 집권 여당과 연줄이 있는 여타 권력층 인사들이 조용한 동업자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외국 기업들이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면, 그들이 행정 절차 상의 "장애를 제거"해준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한 소식통들은 "그들이 적기에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준다"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좋은 지원"도 해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일 회계감사가 훈씨 가문이 관련된 기업을 세무감사를 한다면, 그에게 "경력 단절 행위"(career limiting move)가 될 것이란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별로 내세울만한 계약이 아닌데도 훈센 가문 혹은 여타 권력층 인사와 함께 하다가는 아주 빠른 속도로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공공기관들, 특히 사법부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최고로 부패한 기관이다. '월드뱅크'(World Bank, 세계은행)의 <비지니스 활동 수월성>(Ease of Doing Business) 목록을 보면, 캄보디아는 189개국 중 127위를 차지했고, "계약의 법적분쟁 해결"(enforcing contracts)이 가장 우려되는 부문이었다. 법조계 소식통은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만일 국제중재법원에서 승소한다고 할지라도, 그 판결 결과를 집행하는 것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글로벌 위트니스'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훈센가 관련 사업체들은 국가적으로 주요한 사업들도 진행하고 있고, 그 범위도 정부발주사업 수주, 고무 농장, 광산, 모래 채취 등의 천연자원 채굴, 그리고 카지노 사업권, 경제특구 개발권 등의 돈 되는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번 보고서에 인용된 데이터에 따르면, 훈센 가문과 관련된 기업들이 소유한 광업 양허권은 총 5개 도에 걸쳐 있고, 여기에는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그룹'(Worldwide Investment Group)이 웃더 미언쩌이(Oddar Meanchey) 도에 보유한 2만 헥타아르(약 6천만평) 규모의 토지도 포함된다.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소유주는 바로 훈센의 조카딸이자 'HML 법무법인' 소유주인 훈 낌렝이다.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홈페이지는 해당 지역에는 "대규모의 석탄"이 매장돼 있다면서, 자사가 메콩 강(Mekong) 줄기 4km 구간에서 모래채취 허가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는 농업기업 몇 곳도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소 3건의 경제적 토지양허권(ELC)이 포함되며, '비나 (홍콩)'(Vina [HK])에 부여된 카지노 허가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중 2건은 [원주민과의] 토지분규에 휩싸였다. '비나'의 사장은 낌 히엉(Kim Heang)으로, 그녀는 집권 CPP 소속 상원의원이기도 한 재벌 리 용 팟(Ly Yong Phat) 회장의 부인이다. 훈센 총리 장녀 훈 마나도 '비나'의 주주로 등재돼 있다.
낌 히엉은 '글로벌 위트니스'에 보낸 답변에서, 자신이 훈센 총리의 보호 하에 이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는 <형법> 및 <부패방지법>에서 "정부가 불공정한 심사나 편향적 대우를 통해 인허가를 발급하는 경우"를 범죄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편향 없이 인허가를 받았다고 자발적으로 답변해온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해명 요구를 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훈센 정권의 부패 전력과 캄보디아의 흐릿한 공공부문의 투명성 결여를 고려하면, 이런 패턴은 심각한 경각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바 있는 커티스 친(Curtis Chin)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불법 행위와 단순히 영향력을 높여주는 "컨넥션들"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가 투명성 향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출범에 따라, 캄보디아가 연결성 및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선, 협치와 투명성의 관점에서 게임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비지니스 컨설턴트는 본지와의 회견에서, 캄보디아 경제가 대체로 규제가 철폐돼 있기 때문에, 훈센가의 투자사업들이 규모 면에서 크긴 하지만 시장경쟁력에 반드시 해로운 것만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화"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민간부문이 비호 시스템에서 벗어나 보다 스마트한 사업 관행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면서, 많은 외국계 사업체들은 정계 유명인사들과 동업했을 때 발생할지도 모를 리스크를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 언급됐던 훈센 가문의 재산 총액 추정치를 거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도 더욱 흥미로운 질문은, 훈센 가문이 어떤 방법으로 그 많은 재산을 축적했는가 하는 질문일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한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훈센 총리를 비롯하여 보고서에 등장하는 훈센가의 모든 인물들에게 반론권을 제공했지만, 둘째 사위 속 뿌티붓(훈 말리의 남편, 속안 부총리 아들)만이 답변서를 보내왔다. 그는 "많은 문제점"(many issues)이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람직한 해법들이 좀처럼 올바르게 실행되지 못한다. 나는 여러분이 내가 권력을 남용해서 현재 내가 있는 곳에 도달했을 것이라 가정하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책임감 있고 존경받는 민간부문의 그룹을 이룩하기 위해 전정으로 노력했다는 점을 여러분께 확신을 드리고 싶다."
속 뿌티붓이 소유한 기업 중에는 농공산업 재벌기업 '소마그룹'(Soma Group)도 있다. '소마그룹'은 '민간항공청'(SSCA) 신청사 건설사업을 수주했고, 1억 달러 규모의 '프놈펜 국제공항' 확장사업에도 참여했는데,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는 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속 뿌티붓은 지난 7월1일 진행된 '캄보디아 쌀 연맹'(Cambodian Rice Federation: CRF) 총재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재선돼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 본지와의 회견에서, 자신과 훈센가의 인연이 국가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제 본지에 이-메일을 보내온 한 외교관은 익명을 요구하면서, 투명한 시장구조의 결여 및 효과적인 투자사업 보호를 위해 사실상 고위층의 후견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자국 사업가들이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사업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캄보디아 경제를 살펴보면, 표면적으로는 자유주의 경제 체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지니스 정책은 기득권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변덕스레 변할 때가 많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조건 하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공정한 경쟁도 없기 때문에, 시장 메카니즘도 필연적으로 왜곡되고 만다. 이에 대한 댓가는 소비자들이 지불해야만 한다."
아세안 역내의 다른 국가들도 족벌주의(nepotism)와 정실주의(cronyism)로 몸살을 앓고 있다. <훈센의 캄보디아>(Hun Sen’s Cambodia) 저자 세바스티안 스트랜지오(Sebastian Strangio)는 본지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캄보디아에는 사적 연줄이 경제나 정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사한 국가들과 비교할 때] 캄보디아가 다른 점은 비호 계통의 순도를 결정하는 범위 뿐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비지니스와 정치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캄보디아에서 [공익과 사익 사이의] '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이란 말은 많은 면에서 의미없는 말이다. 즉, 권력과 경제적 이익, 혹은 그와 반대로 맞바꾸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한다는 것이다."
보완취재: Cheng Sokhorng / 그래픽 디자인: Daniel Nass
* 관련 게시물
- [속보 정리] 캄보디아 유명 정치평론가 껨 레이 씨, 백주대낮에 총격 암살 (크세 2016-7-10)
- 위키리크스 완역 : 캄보디아 10대 재벌 대 해부 (프놈펜 주재 미국 대사관 2007-8-9)
* 상위화면 : "[기사목록] 2016년 캄보디아 뉴스"
첫댓글 이 보고서가
바로 이번 암살사건의 기폭제가 된 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