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0. 06;41.
어제 비가 내렸고, 오늘 찬바람이 분다. 겨울이 온다. 올해도 버릴 것이 없고 채울 것이 또 남는다. 빚이 나를 묶고 있어 겨울이 되어도 홀가분하지 못하다.
생이불유(生以不有)
수렵채집인들은 배를 채우려면 기동성이 있어야 했기에 물건들을 모을 수 없었고,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소유권은 없었다. 그들은 자기가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오늘날 항공사들이 허용하는 기내 수하물 무게인 약 11킬로그램 정도-의 물건만 소유했다. 불구덩이, 씨앗을 갈 때 사용하는 무거운 돌, 도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바위 등은 나중에 돌아올 때를 위해 남겨두고 갔다.
(...) 내가 말레이시아 반도에서 찾아가보았던 바텍족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을 자비로운 행동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나눔을, 모든 음식은 그것을 찾아낸 사람이 아니라 숲의 것이라는 사실을 반영한 행동으로 보았다. 먹잇감을 잡은 사람은 그 고기를 밴드와 함께 나누어 먹었다. 아체족과 일부 피그미족에서는 사냥꾼이 자기가 잡은 고기를 한 입도 먹지 않았다. 이러한 관대한 행동은 동료가 많아도 절대 먹을 것을 나누지 않는 침팬지나 그나마 그보다 살짝 나은 보노보의 인색함과 극명하게 대조되지만, 합리적인 행동이기도 했다. 사냥꾼은 밴드 전체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었고, 동물의 고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야 했기에 많은 사람에게 고기를 돌렸을 것이다. 그리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오래된 관습이 있었기에 사냥꾼은 다음에는 다른 누군가가 자기 가족의 배를 채워주리라 확신했을 것이다. 최초의 사회보장제도라 할 수 있겠다. (19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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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스스로 많은 일을 이루지만 그 결과를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늦가을 바람에 은행잎이 흩어져 날린다.
노랗게 된 길이 고와서 한참 동안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