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사회복지시설 ESG 경영실태 조사 연구에 대한 토론문
ESG를 조직 운영에 반영하는 것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항목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그런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기후위기 문제에 대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조직 운영을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조직 평가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기업에서는 ESG 적용을 통한 기업 운영에 대한 가치 상승과 신뢰를 높여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증대시키는 측면으로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일반 기업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에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복지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도 적용이 필요한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라고 생각된다. 또한 사회복지 조직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 그리고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ESG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인적 물적 자원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회복지 조직을 위협하는 내적인 위기와 외적인 위기들을 능동적으로 잘 대처하기 위해서도 ESG를 적용한 사회복지 경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회복지현장에서 참고 할 수 있는 선행적인 자료나 사례 그리고 매뉴얼 등의 자료가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스스로 만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충북사회복지협의회에서 시의 적절하게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고 실태 조사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적용하고 보완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에 충분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한 몇가지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는 경기복지재단(2021)에서 개발한 “사회복지시설 ESG 경영 체크리스트” 연구의 기본자료로 활용하여 전체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의 유의미한 부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조직 거버넌스(Governance)에 대한 ESG 가이드라인 및 정책 보유 정도는 보통과 미흡을 합치면 80.6%로 거의 대부분의 응답기관들이 G에 대한 보유정도를 부족하다고 응답하였고, 환경(Environment)에 대한 친환경 정책 및 규범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보통과 미흡이라고 응답한 수를 합치면 81.7%로 대부분의 응답 기관들이 E에 대한 적용 정도를 부족하다고 응답하였고, 사회(Social)에 대한 노동관행 체계 구축정도에 대해서는 보통과 미흡이라고 응답한 수를 합치면 73.1%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본 연구의 가장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는 ESG 경영지표에 영역별 관리 수준을 보면 지배구조(G)와 사회공헌(S) 영역에 대한 경영 지표 관리는 양호한 수준이었고, 환경(E) 영역에 대한 경영 지표 관리에는 미흡한 수준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이용시설과 거주시설, 10인 이하시설과 10인 이상 시설 그리고 시와 군 지역 소재 시설의 경우 특별한 차이 없이 G와 S의 경우는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으나 E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지표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부분은 추후 평가지표 개발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상기와 같은 유의한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고려할 부분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경기복지재단(2021)에서 개발한 “사회복지시설 ESG 경영 체크리스트” 연구의 기본자료로 활용하여 전체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해당 체크리스트에 응답한 시설별 특성(규모, 지역적 특성, 유형 등)을 고려하여 상대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차라리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을 특정하여(예를 들면 대표적인 사회복지시설인 지역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의 3종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실태조사와 분석을 통해 방향성을 제안하는 것이 더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복지재단(2021)에서 개발한 체크리스트의 경우에는 몇가지 고려되어야 할 점이 있는데 그러한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를들면 ESG는 결국 해당 시설을 평가하는 체크리스트의 성격이 있고 그것은 해당 시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 평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러한 부분을 시설의 특성별로 충분히 고려되어 있지 않다. 예를들면 E의 영역에서 물 사용량 절감이나, 에너지 사용량 절감, 폐기물 배출 저감 등이 사회복지기관을 평가하는 기준에 적합한 지표인가가 대표적인 의문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복지기관을 평가하는 E의 지표는 기후위기 인식확대를 위한 활동 등을 체크하거나 E와 관련된 취약계층들을 어떻게 지원하였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구성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에 응답한 대상자가 사회복지사로부터 관장에 이르기까지 너무 다양하게 응답자가 선정되어 응답자의 이해정도에 따라 설문의 답변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음이 고려되지 못하였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보인다. 본 주제에 대한 이해도 정도를 확인하는 설문 항목을 추가하여 설문 내용을 재분석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 본다거나 본 주제의 내용상 중간관리자급 등이 응답하도록 하여 응답자의 편차를 통제하는 것이 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후속연구와 사회복지 기관에 ESG를 적용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부분을 중심으로 제언을 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ESG에 대한 현장 종사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사회복지 보수교육 과정에 ESG와 관련된 사회복지 관점의 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하고 실천 분야별 적용 가능한 개념과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직능 단체 및 협회별로 종사자 직무교육 내용에 관련 내용을 편성해서 관장, 부장 등 관리자와 일반 실무자 등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대학교육 과정에서도 ESG와 관련된 교육 내용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사회복지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에서부터 기본적인 교육으로 선행되는 것이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ESG를 사회복지 조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해관계자들간의 합의 과정이 필수로 진행되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조직운영에 적용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것은 조직원들과의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ESG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갖고 있는 리더 혹은 관리자가 있더라도 조직원들과의 공유와 합의를 거쳐 함께 변화를 추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억지로 끌려가거나 조직이 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없게 된다. 또한 아동 관련 분야, 노인 관련 분야, 장애인 관련 분야 등에 따라서 그 실천의 방향과 가치는 부분적으로 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계의 통합적인 논의와 합의 과정을 갖고 합의된 ESG에 대한 개념과 가치 기준을 만들거나 활동 분야별로 그 특성에 맞는 합의된 개념과 가치 기준을 만들어 적용해야 할 것이다.
셋째, ESG 도입 혹은 적용에 따른 업무량 증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개념과 시스템 도입을 하다보면 분명 새롭게 생기는 업무가 증가할 것이고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부담도 증가 될 것은 당연하다. 김용길(2022) 연구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기관에 ESG를 적용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 혹은 선결되어야 할 과제’에 대해 공통적으로 ① ESG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교육 필요, ② 합의과정 필요, ③ 업무량 증가 해소, ④ 예산 부족 해소 등으로 응답한 것을 볼 때 업무량 증가에 대한 부담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ESG관련 사업이나 그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공식업무로 인정하고 업무량을 조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전담 인력을 지정하거나 확보하는 방법 등으로 조직안에서의 대안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만약 이러한 인력 조정이 쉽지 않다면 지자체별로 혹은 사회복지관협회, 사회복지사협회, 사회복지협의회 등에서 ESG 지원센터를 만들어 사회복지 현장에서 ESG를 적용하는데 교육, 자문, 프로그램 제공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여 해당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적인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넷째, ESG 도입을 위한 관련 예산이 지원되어야 한다.
모든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예산이 필수적이다. 물론 기존의 예산을 활용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조직 운영에 전반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예산 지원이 동반된다면 좀 더 강력한 추진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관 내부적으로는 별도의 추진 예산을 확보하도록 해야 하고,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등과 같은 곳에서는 ESG를 적용하기 위한 조직혁신 지원사업으로 공모사업을 신설하여 초기 컨설팅 및 운영지원 및 전담 인력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ESG를 적용한 사회복지 기관의 성과 측정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사실 ESG라는 지표는 기업의 경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이고 이를 통해 기업이 어느 정도 ESG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료로 제시하거나 평가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현재 그러한 평가 지표개발이 이루어진 것이 없기 때문에 ESG를 적용한다하더라고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객관적으로 성과를 측정하여 제시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섯째, ESG를 적용함에 있어 사회복지 정체성에 맞는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ESG 자체는 원래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한 하나의 지표로 활용된 것이기 때문에 그 지표 그대로를 비영리 조직 평가 지표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따라서 비영리 조직의 특성에 맞는 지표개발이 필수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개발될 때까지 막연히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지표개발이 되기 전까지는 ESG 적용 및 운영을 사회복지기관 답게 그 지표 선정과 개념 정의를 명확하게 합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