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수사학적으로 배열된 요한계시록의 구조 박수암 박사의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하여> ③ 박수암 박사 /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신약학
○ 글을 싣는 순서 (월 1회)
I. 난해한 책(바른 해석의 필요성) II.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통일성 III.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구조 IV. 상징들, 해석법에 대한 바른 이해 V. 7인, 7나팔, 7대접 VI. 일곱 촛대, 14만 4천, 성전, 두 증인,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 어린 양의 신부 VII. 용, 바다에서 나온 짐승, 땅에서 올라온 짐승, 큰 바벨론, 음녀, 사망 VIII. 천년왕국 IX. 신천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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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구조
| | | ▲ 박수암 박사 |
계시록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으로 그 구조를 바르게 이해함이 필요하다. 계시록의 구조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계시록은 혼란(Babel)의 책이요 무질서의 책인 것 같이 보이나, 좀 더 깊이 연구해보면 그것은 질서정연한 책이요(Hendriksen)1)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책이다. 요한계시록은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하여 특별한 수사학적인 구조로 배열되어 있다.
1. 예언과 묵시의 경고적 설교문 구조
요한계시록은 통일성이 있는 책이요, 2-3장은 계시록 전체를 함축하고 있는 서론적인 장이 되고 있기에, 그리고 2-3장의 빛 하에서 4-22장을 해석하고, 4-22장의 빛 하에서 2-3장을 해석해야 하기에, 계시록은 크게 보아 2-3장과 4-22장으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예언이요, 후자는 묵시이며, 전자는 교회론이요, 후자는 종말론이다. 전자는 권면이요 후자는 이유이며, 전자는 일곱교회들에 대한 경고문이요, 후자는 요한시대부터 재림까지 일어날 일들을 보인 것이다.
계시록 2-3장은 하나의 ‘포괄적인 경고문’이다(Walvoord, Kallas). 그것은 ‘처음 사랑을 잃어서는 안 된다’(에베소 교회), ‘고난을 두려워 말라’(서머나 교회), ‘교리적인 타협을 하지 말라’(버가모 교회), ‘도덕적인 타협을 거부하라’(두아디라 교회), ‘영적인 죽음을 물리치라’(사데 교회), ‘너희 믿음을 굳게 붙잡고 있으라’(빌라델비아 교회), ‘영적인 미지근함을 배격하라’(라오디게아 교회)고 경고한다(예언).
이 경고를 위하여 주님은 4-22장에서 ‘마땅히 속히 일어날 일들’을 보여주셨다(묵시). ‘주님은 곧 오신다. 현세는 곧 끝날 것이며, 교회의 원수들은 심판을 받고, 교회는 마침내 승리하여 구원을 받을 것이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그리하여 계시록은 권면(2-3장)-이유(4-22장)의 형식을 지닌, 일종의 경고적 설교문(Mahnrede)이라 할 것이다.
이 경고적 설교문은 예수님과(마 4:17, 막 1:15, 13:5-6,7,9,11,21-22,23,35 등), 초대교회에서(롬 13:11,12, 벧전 5:8 등) 보여지는 어법으로, 명령 혹은 권면이 나온 뒤 그 이유가 소개되는 형식이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4:17),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막 13:5-6).
우리는 이 형식을 계시록 1:3과 22:7에서도 볼 수 있다 :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나니(권면), 때가 가까움이라”(이유).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이유)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가 복이 있으리라”(권면). 주님은 2-3장에서 일곱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권면하시고, 4-22장에서 그 이유로 “반드시 속히 될 일”(1:1), “이 후에 마땅히 될 일”(4:1)을 보이신다.
“계시록의 위대한 주제 하나 하나가 이미 이 일곱 교회로 보내는 편지들 속에 조밀하게 그리고 간결하게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이 서론을 이해한다면 그 책 전체의기본적인 사상들을 대개 파악하는 것이 된다”(Kallas)2).
2. 나선형의 점진적 반복구조
계시록은 통일성을 지닌 책이며, 2-3장과 4-22장 사이엔 위에서 본 대로 긴밀한 관계가 있기에, 2-3장에서 나왔던 주제가 4-22장에도 나타난다. 이러한 반복은 그러나 단순한 반복이 아니고, 설명, 심화, 묵시화, 강조, 종말화를 위한 발전된 형태의 반복, 나선형의 점진적인 반복이다. 그리하여 계시록은 어떤 주제를 논하다가 다른 주제를 논하고 다시 그 주제로 돌아오는 시적인(poetic) 구조(M. Kiddle)3) 혹은 동심원적인(concentric)) 구조(A. M. Farrer)4)로 되어 있다.
7교회에 보내는 편지들은 거의가 동일한 구조(symmetry)로 되어 있으며, 7인, 7나팔, 7대접은 점진적인 반복(progressive , recapitulation) 구조로 되어있고, 7인은 그중에 일부 내용인 일곱째 인 즉 7나팔, 7대접을 통해 반복되어지며, 그렇게 진행될수록 재림은 가까워지고, 그 정도는 심해진다.
하늘에 수없이 많은 종려가지를 든 무리는(7장) 다시 시온산에 어린 양과 함께 서 있는 144,000명으로 나타나며(14장), 마침내 신천신지의 어린 양의 신부인 새 예루살렘으로 나타난다(21:1-22:5). 2-3장의 ‘순교’ 주제는(2:10, 13, 3:10) 6장에서 순교자들의 호소로 나타나고(6: 10), 10장에서는 ‘작은 책’의 내용으로 나타나며(10:10), 11장에서는 두 증인의 죽음으로 나오고(11: 7-9), 12장에서는 용에 의한 여자의 수난으로 나타나며(12: 13), 이는 다시 13장에서 용의 두 하수인인 바다에서 나오는 짐승과 땅에서 올라오는 짐승에 의한 성도들의 죽음으로 나타난다(13: 15). 이는 곧 점층식 나선형의 수법(spiral staircase style)이다(Morris, Fiorenza, Vanni, Lambrecht, Giblin, Mounce, Aune, Boring, Krodel 등)5) .
3. 천지상호 작용의 변증법적 구조
요 계시록은 천지가 상호 작용하는 변증법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Ellul). 그렇게 함으로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처하여 있는 상황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보도록 한다. 고통과 절망의 땅을 보지 말고 하늘을 보고 힘을 얻으라는 것이다. | | | |
4. 본경과 삽경의 상호교차적 구조
요한계시록은 본경(本景)과 본경 사이에 삽경(interlude, 揷景) 혹은 삽경 군(群)을 두어서, 이미 나온 어떤 계시를 설명하거나, 앞으로 나올 어떤 계시를 예견시켜준다. 즉 앞에 나온 본경을 설명해주거나, 다음에 나올 본경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하여, 독자가 긴장(suspense)과 떨림(thrill)을 가지고 그 다음 본경을 기대하게 한다. 이 삽경들은 저희들끼리 이미 나온 삽경을 설명해주거나, 다음에 나올 삽경을 예견시켜주기도 한다.
그리하여 본서는 본경과 삽경의 상호교차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7인 7나팔, 7대접, 재림, 천년왕국, 곡과 마곡, 최후의 심판, 신천신지(새 예루살렘)에 대한 환상들은 본경들이고(본서의 두 큰 주제 ‘현세의 심판과 교회의 승리’와 관계된 큰 환상들), 7장, 8:3-5, 8:13, 10:1-11:14, 12:1-14:20, 17:1-18:24는 바로 그런 삽경들이다(Alford, Moffatt, Kiddle. Rist, Ladd, Beasley-Murray, Caird, Mounce, Aune, Lambrecht, Osborne, 이상근 등)6).
예를 들어, 본경 6장(여섯 인)과 본경 8-9장(여섯 나팔) 사이에 삽경 7장(성도의 인침과 영화)이 들어 있다. 이는 7장으로 6장 17의 질문,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에 대해 대답하게 하기 위함이다. 즉 전투하는 교회(church millitant)와(7:1-8) 승리한 교회(church triumphant)는(7:9-17) 어린 양의 진노의 날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본경 일곱째 인(8:1-2)과 첫째 나팔(8: 6-7) 사이에 성도의 기도가 응답됨을 보여주는 삽경(8:3-5)이 들어 있다. 이는 이미 앞에 나왔던 6장의 다섯째 인의 내용 가운데 기도의 응답을 호소하는 주제에 대한 삽경으로써, 하나님은 순교자들의 기도를 응답하시여 그들의 피를 신원하시는 목적에서 나팔재앙을 내리신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거기 나오는 ‘모든 성도의 기도’는 일반적인 임의의 기도를 가리키지 않고, 6장에 나왔던 순교자들의 복수를 위한 기도를 가리킨다. 그 기도의 응답으로 내리시는 것이 다음에 나올 나팔재앙, 대접재앙이란 것이다.
본경 넷째 나팔(8: 12)과 다섯째 나팔(9: 1-12) 사이에 삽경 ‘독수리의 경고;(8:13)가 나와 있다. 이는 다음에 나올 다섯째 나팔(첫째 화), 여섯째 나팔(둘째 화), 일곱째 니필(셋째 화)은 특히 불신자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재앙들인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독수리는 공중을 날라가면서 “땅에 사는 자들에게 화, 화, 화가 있으리라”고 한다.
본경 여섯째 나팔(9: 13-21)과 일곱째 나팔(11:15-19) 사이에 삽경군 10:1-11:14가 있다. 이는 두 개의 삽경이 모여 있는 경우로써, 첫 번 삽경(10장)은 작은 책에 대한 환상이고, 둘째 삽경(11:14)은 두 증인에 대한 삽경이다. 이 둘은 모두 7인 중 다섯째 인의 내용인 순교자들(‘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의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의 순교에 대한 계시들로서, 전자는 다음에 나올 사건이 하나님의 종말계획(5:1의 ‘일곱 인봉한 책’)속의 일부인 것을 말하고 그 내용이 교회의 순교에 대한 것임을 예견시키며(10:10), 후자는 교회의 순교현실(두 증인의 죽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본경 일곱째 나팔과(11:15-19) 본경 일곱 대접 재앙들(15-16장) 사이에는 삽경군 12:1-14:20이 있다. 이는 11: 7(‘그들이 그 증언을 마칠 때에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오는 짐승이 그들과 더불어 전쟁을 일으켜 그들을 이기고 그들을 죽일 터인즉’)을 설명한 계시들로, 짐승이 왜 두 증인을 죽였는지(12장), 그 짐승의 정체가 무엇인지를(13장) 밝히고 어린 양의 예배자와 짐승의 예배자는 결국 어떻게 되는지를(14장) 밝히기 위함이다. 어린 양의 예배자들은 어린 양과 더불어 시온산에 서지마는, 짐승의 우상에게 예배하는 자들은 천사들 앞과 어린 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세세토록 고난을 받으리란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경 일곱째 대접과(16:17-21) 재림(19:11-16) 사이에는 삽경군 17-18장(바벨론 멸망에 대한 일곱 환상들)이 있다. 이는 일곱째 대접의 내용인 바벨론의 멸망(16:17-21)에 대한 설명적인 장들로서, 바벨론이 얼마나 음란한 도시며(17장) 어떠한 도시인지를(18정) 보여준다.
5. 교차대구법적 구조
교차대구법(chiasm)은 한 가지 진리를 서술하는 어떤 대목에 있어 서로 교차하여 대조를 이루게 함으로써(ABCDD'C'B'A' 구조) 진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성경에 사용된 한 문학적 기교이다. 요한 계시록은 이런 교차대구법의 형식으로 배열되어 있다(N. W. Lund)7) .
그리하여 계시록은 일곱째 나팔(11:15-19)을 분수령으로 하여 제1부와(1-11장), 제2부로(12-22장) 나누인다(10:11). 제2부는 제1부와 같은 주제를 다루되, 제1부의 주제를 보다 심층적이고 철저한 국면에서 다룬다는 의미에서의 제2부인 것이다. 이 제2부는 제1부의 완벽한 성취이며 실현인 것이다. 이 제2부를 통해 성도는 실제로 완전한 구원에 들어가며, 사단과 그 모든 추종자는 철저히 멸망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10장의 힘센 천사는 요한을 향해 “그가 내게 말하기를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급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고 외친다. 다시 말해 12장부터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룬드(Lund)는 계시록의 교차대구법적 구조를 다음과 같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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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계시록의 구조 고찰은 계시록을 바르게 해석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사항이다. 이런 구조들을 알 때 우리는 계시록을 바르게 해석하며, 우리 마음대로 해석하지 않게 되나, 이러한 구조들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완전히 헤매게 된다. < 계속 > ---------------------- 1) W. Hendriksen, More Than Conquerors, Grand Rapids, 1944. 2) J. Kallas, Revelation : God and Satan in the Apocalypse, Minneapolis, nd. 3) M. Kiddle, The Revelation of St. John, London, 1940, 4) A. M. Farrer, A Rebirth of Images, Boston, 1949. 5) L. Morris, The Revelation of St. John, Grand Rapids, 1951; E. S. Fiorenza, The Book of Revelation : Justice and Judgement, Philadelphia, 1985; U. Vanni, La struttura letteraria dell'Apocalisse, Breschia, 1980; J. Lambrecht, "A Structuration of Rev. 4, 1 - 22, 5," in J. Lambrecht et al. :L' Apocalypse johannique et L'Apocalyptique dans le Nouvean Testament, Louvain, 1980;; C. H. Giblin, "Recapitulation and the Literary Coherence of John's Apocaklypse," CBQ 56(1994), 81-95; M. E. Boring, Revelation, Interpretation, Louisville, 1989l; G. A. Krodel, Revelation, Augsburg Commentary, Minneapolis, 1989. 6) M. Rist, “The Revelation of St. John the Divine," The Interpreter's Bible, 12: 345-613,; G. B. A. Caird, A Commentary on the Revelation of St. John the Divine, New York, 1966; R. Osborne, Revelation, Grand Rapids, 2002; 7) N. W. Lund, Chiasmus in the New Testament,: A Study in Form-geschichte,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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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난해하긴 합니다만 이해가 가며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암호문 해석하듯이 구조적 해석을 적용해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