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파이낸셜뉴스중국·베트남·러시아 다 통했다… 최대실적 달성 "땡큐 해외법인" [글로벌 식품기업 도약한 오리온] |
중국에서 판매하는 '야!토도우'(오!감자) 토마토맛 |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라는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오리온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나타낸 덕분이다. 오리온은 해외에서만 11개 공장을 가동하며, 철저한 시장분석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 중국시장 매출 1조 달성
오리온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2805억원, 영업이익 198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눈여겨볼만 한 점은 해외법인에서의 높은 성장률이다. 올 상반기 56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법인은 영업이익은 42.7% 성장했다. '초코파이 수박맛', '스윙칩', '오!감자 환타맛' 등 경쟁력 높은 한정판 신제품을 선보였고 O2O 플랫폼을 적극 공략하며 일반 소매점 거래처도 확장한 덕분이다. 영업이익 역시 원재료 수급처 다변화를 통해 원가율을 낮추고, 비용이 수반되는 과도한 프로모션을 지양해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고, 1997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랑팡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 2013년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중국시장에서 매출 1조 시대를 여는 등 놀랄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치밀한 마케팅 활동과 지역별·도시별로 세분화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초코파이'(하오리요우파이), '오!감자'(야!토도우) 등을 국민과자 반열에 올려놓았다. 최근에는 양산빵, 젤리, 영양바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카테고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온은 한국인에게 정(情)이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 2008년 말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맛 개발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써 중국 사람들이 토마토를 활용해 스튜를 만들어 먹거나 얇게 썰어 구워먹는데 착안,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오!감자 토마토맛', '예감 토마토맛' 등을 출시했다.
■베트남 1등 식품기업 발돋움
베트남 법인에서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34.4% 성장한 1957억원, 영업이익은 40.8% 성장한 331억원을 달성하며 현지 1등 식품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특히 양산빵 '쎄봉'이 대용식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쌀스낵 카테고리도 시장점유율 26%를 달성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1995년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오리온은 2006년 호찌민 미푹공장을 설립해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하고 2009년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했다. 베트남 법인은 진출 10년만인 2015년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연매출 3000억원을 넘어섰다.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초코파이는 지난 2017년 '초코파이 다크', 2019년 '복숭아맛', 2020년 '요거트맛' 등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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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비자가 식료품 매장에 진열된 '초코파이' 등 오리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오리온 제공 |
■글로벌통합관리로 전성기
러시아 법인은 매출액이 55.7% 성장한 788억원, 영업이익은 54.0% 성장한 116억원을 달성하며 오리온 전체 법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력 브랜드인 초코파이의 신규 라인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크래크잇', '미스터 바게티' 등 비스킷 신제품도 현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고성장을 견인했다. 4월부터는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이익 성장도 뒷받침했다.
2003년에 러시아 법인을 설립한 오리온은 2006년 트베리에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22조원 규모의 러시아 제과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7월 중국,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으며 다제품 강화 체제에 힘입어 2021년 연매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철저한 시장 분석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면서 "2020년 글로벌연구소를 신설하고 한국법인이 헤드쿼터가 돼 글로벌 통합관리를 본격화하며 각 법인별 R&D 노하우를 공유하고,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