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豊別曲
序 曲
物外에 어디인들
勝地없다 하랴만은
아느냐 우리 長豊
山紫水明 자랑노라
박달산 높이솟고
연풍천 悠流하니
道詵이 감추었는
배산임수 无咎處라
티끌은 아직 멀고
世欲조차 모르나니
선유동 화양구곡
드러남을 부러마라
찬샘물 瓢飮할새
箕山隱士 되었고야
복사꽃 만발하니
秦人漁翁 잊었노라
좋도다 이로하여
幽居一世 늙어지려
붓들어 風月江山
아니 읊고 어이하리
春 曲
無形한 봄 기운이
彩屛煙霞 지어내고
둘린 숲 뭇 새들이
휘파람을 불어댄다
사래 긴 비알밭을
늙은 소야 어서 갈아
百穀의 씨를 뿌려
滿積倉廩 기약하자
俶載(농사철)라 말들 하나
賞春一玩 아니하랴
䭜裝(새참)에 酒壺차고
淸澗따라 돌아드니
진달래 紅粧일세
봄 처녀와 어떠한고
다락골 여린 薇蕨(고사리)
孤竹君을 반기도다
솔향기 실은 바람
푸른 옷깃 살랑이고
醉氣를 머금으니
붉은 뺨이 달아온다
아그배 나무 아래
伴遊하는 산 노루야
반가운 客이로세
鼓瑟吹笙 어떠하리
夏 曲
孤村에 비 개이자
眞景圖가 이러할까
사립문 바삐열고
茅亭(초가정자) 위에 오르노라
벼 이삭 時雨젖어
싱그러운 기운일고
백로는 날아올라
안개 속에 숨어든다
재넘어 강촌 벗이
천렵하자 찾아오니
漁具를 둘러메고
흥에 겨워 나서노라
洄灘上(삐링이여울) 물을 차는
고기떼를 얽어다가
강변에 솥을 걸고
落日잊고 盞(잔)을 치세
攀溪亭(반계정) 풍류돌아
槐灘(느티여울)으로 가는 물아
赤壁(적벽)에 잠시 쉬며
넘실대고 가려무나
古人이 이미 놀고
내가 오늘 빌렸으니
萬物이 各有主人
一毫 어찌 取하리요
秋 曲
가을 빛 불게 타는
남산자락 楓岳같아
알알이 맺은 곡식
大坪 들판 풍년일세
수레에 가득실어
秋收하여 돌아오고
탑거리 방아찧는
물레방아 노래로다
가는골 깊고깊어
머루 다래 지천이요
覺淵寺 오르는 길
송이밭이 숨어있네
뒷동산 붉은 대추
추석 차례 올릴 거고
텃밭에 푸른 배추
김장담아 묻을 걸세
저녁 床 물린 뒤에
난간 위에 앉았으니
밝은 달 높이 올라
푸른 뼈에 비추노라
謫仙翁 즐겨놀던
千古飛鏡 읊조릴 때
精氣를 머금고서
나를 웃어 반기노라.
冬 曲
삭풍은 긴긴 밤을
문풍지에 울어대고
구들장 새벽되자
溫氣식어 싸늘하네
扶桑의 아침 해는
새재에서 밝아오고
이웃집 굴뚝마다
아침 연기 일어난다
君子山 瞻望하니
白雲 이고 장엄한데
창공에 솟는 靑鷹(푸른 매)
티끌 어찌 묻으리오
겨울날 무료하다
장기 투전 하겠는가
巾衍(책장)에 危坐하여
絃誦이나 하리로다
語孟은 이미 읽고
近思錄을 펼쳐보니
切問而 近思하면
仁在其中 이라 신다
所藏한 手澤文墨
어진 先祖 咳唾(어른 말씀)인데
於乎라 肯構之意(선조 뜻을 받듬)
紹述하려 하나이다
結 曲
長豊을 稽古하니
傳한 文章 하나 없고
僅僅히 엮은 글귀
杜撰(졸작임)이라 부끄럽네
人間이 살아갈 제
不素䬸兮(일 해야 밥 먹음) 마땅한데
비록에 苦耕(농사에 애씀)하나
仁山智水 즐겨하네
先祖考 桃巖府君
善山以來 奠居地(살 곳을 정함)라
사십년 잔뼈굵어
꿈에라도 잊힐리오
첨단을 追從하며
名利쫒는 무리들아
五斗米 후리치던
陶淵明이 어떠한고
隱居에 뜻을 두니
늙을수록 더욱 좋고
節節이 逍詠하니
기쁨 절로 일어난다.
서기 2001년(辛巳) 가을
로산 김 욱 조 지음
카페 게시글
박약회 대구지회 여성부
현대 남성가사 장풍별곡/로산 김욱조
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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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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