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숙, 한승원, 이청준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풍성해지는 곳 전남 장흥군이 그 곳이다. 거기에 이승우와 이대흠, 김영남 등의 이름을 더해지면 그야말로 문학의 숲이 연상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장흥에서는 골목길 하나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돌멩이 하나에도 곡절한 의미가 담겨 있는 곳, 그런 장흥에서 이색적인 문학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문학관광 기행특구 장흥 천관문학관, 장흥공공도서관 및 정남진도서관과 함께 주관하는《시골버스 타고 떠나는 장흥문학 기행이 이 것이다.
지난 5월 24일에 열린 이 행사는 개별적으로 떠날 수 있는 문학 기행을 함께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자발적인 참여자들이 장흥 버스 터미널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하여 09:00시에 집결을 한 참여자들은 진행 팀의 안내에 따라 목적지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버스에 올라타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즐기는 행사이다.
이번 목적지는 이청준 생가와 이청준의 작품 「눈길」의 배경지였다.도시락 이청준 생가에서는 미리 준비된 깜짝 공연이 있으며, 전문 낭송가와 함께 이청준의 작품 낭독을 하고 나서, 저마다 준비한 도시락으로 나눠먹기를 했다. 그 후에는 이청준의 눈길을 걸으며, 작품 해설을 이야기로 듣고 나서, 송대성 화백과 함께 〈문학 현장 작품으로 그리기〉를 하며 놀았다.
그 밖에〈한줄시 쓰기〉 및 〈손바닥 연극〉을 하여 그 중 우수 참여자에게는 간단한 상품을 선물로 주었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로 제격인 프로그램이다.
장흥군(군수 김성) 《천관문학관》이 《장흥공공도서관》 및 《정남진도서관》과 함께 운영하는 이색 문학 프로그램
《시골버스 타고 떠나는 장흥 문학 기행》이 지난 6월 28일에 있었다.
아침 9시 장흥버스터미널로 하나 둘 모여 든 사람은 30명 가까이에 이르렀고, 참여자들은 진행 팀과 함께 시골버스에 몸을 싣고 문학 기행을 떠났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은 한승원 소설가의 집필실인 《해산토굴》로 해설을 맡은 천관문학관의 이대흠 시인은 해산토굴의 이곳 저곳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살고 있을 것 같은 대숲, 대숲에는 한 작가와 부인이 직접 찻잎을 채취하여 덖는다는 죽로차가 자라고 있었고, 토굴 앞에는 노 작가와 대화를 한다는 소설 속의 감나무가 녹음을 거느리고 있었다. 해산토굴에서 자라는 나무 하나 풀 한 포기도 이미 작품에 나왔거나 나올 것들이었기에 소홀히 볼 수 없었다.
운 좋게 노작가와의 만남의 기회를 갖을 수 있었던 참여자들은 50년 가량 작품 활동을 해 왔고, 지금도 왕성한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는 작가의 생생한 강의까지 덤으로 들을 수 있었다.
노작가는 ‘시인의 눈’에 대해 이야기를 엮어나갔고, 강연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오카리나에 빠져 하루 종일 오카리나 연주만 하고 산다는 이희권 군의 신바람 나는 오카리나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
이어서 일행은 한승원 작가가 매일 걷는다는 산책길을 따라 여다지 해변으로 향했다. 여다지에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있고, 거기에는 시인이기도 한 한승원 작가의 자작시 30여 편이 시비로 세워져 있다.
그곳에서 참여자들은 ‘바다의 문학’이라고 해야 할 한승원 작가의 주요 작품에 대한 현장 문학강의를 듣고, 각자가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누어 먹었다.
숟가락을 들자 어디선가 색소폰 소리가 들려왔다. 이의재 보성도서관장이 준비한 연주였다. 모래사장에 파도는 밀려오고, 조가비는 뒹굴고, 색소폰 가락을 귓바퀴로 감아가며 사람들은 문학 작품 속의 자연이 되어갔다.
조가비를 주워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드는 놀이도 재미있었고, 시낭송을 하는 파도소리에 사람 목소리를 조금 보태 보기도 하였다.
특히 송대성 화백과 함께 쥘부채에 문학 작품 속 배경을 한국화로 직접 그려보는 시간은 특별했다. 저마다 화가였고, 저마다 시인이 되어본 날이었다.
목포에서 온 이정숙(49. 목포)씨는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흥이 부럽다.”고 하였고,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박경(47. 장흥)씨는 “한 달에 한 번씩 한다고 하니,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하였으며, 해남에서 온 서정복(71. 해남)씨는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에 빠져 보았다. 참 알찬 프로그램이다.”고 하였다.
행사 관계자는 “시골버스 문학 기행은 장흥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프로그램이지만, 참여자들의 반응이 좋다. 장흥만의 이색 문학 기행으로 발전 시켜 나가겠다.”고 하였다.
잃어버린 추억, 물기 많은 어머니의 손처럼 정이 스며 있는 시골버스에 몸을 맡겨보면 어떨까? 버스도 그냥 버스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사연이 담긴 따뜻한 시골버스다.
“기사 양반! 저짝으로 쪼깐 돌아서 갑시다 / 어칳게 그란다요. 버스가 머 택신지 아요? /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제 / 쓰잘데기 읎는 소리 하지 마시요 / 저번챀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 /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 노인네가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 저번챀에도 / 내가 모셔다 드렸는디” (이대흠 - ‘아름다운 위반’ 전문) 이번 주말에는 시골버스의 덜컹거림과 함께하는 이색 문학기행을 떠나보자.
<시골버스로 떠나는 장흥문학기행>엔 참여 자격이 따로 없다.
다만,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동반하여야 한다.
또한 참여자는 각자의 도시락과 차비(왕복 9,800원)를 지참해야 하고,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시골버스 타고 떠나는 장흥 문학 기행은 문학관광기행특구인 장흥에서 내세운 새로운 프로그램이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특별한 문학 기행 프로그램이다.
다음 행사는 7월 26일에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