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에 혹 신장암 일까?
내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했다.
해서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신장에 혹이 발견 됐다며
CT 촬영을 해 보라며 전문 영상 병원을 소개해 주었다.
곧바로 가서 촬영을 했는데 결과는 다음 날 내과의원에서 담당 의사가
전화로 알려 줄 거라고 했다.
다음 날 직장 퇴근 시간에 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의사는 신장에 혹이 신장암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오면 자세하게 설명해 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 신장암이라니 머리가 멍했다.
그래서 다음날 내과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하필 그날은 4월 10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어서 쉬는 날이었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암 같다는 말을 듣는 시간부터 난 내 몸에 암이 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울렁거렸다.
아무에게도 말을 할 수가 없었고 혼자서 끙끙거리며 선거날 직장에 나가서
근무를 한 후에 다음 날을 기다렸다.
사람의 심리가 참 이상한 것 같다.
의사가 암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금방 암 환자가 돼 버렸다.
그리고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었다.
진짜 암이면 어떨까 어떻게 치료할까?
직장은 다닐 수 있을까?
항암치료 받게 될까? 수술할까?
머리 다 빠지고 살 빠지고 결국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걱정 걱정 또 걱정이 됐다.
사실 외관상으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기에
술을 먹거나 흡연을 하면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짓는 것 같기에
칠순이 갓 넘은 지금까지 술 담배를 가까이 하지 않았고,
십여 년 전부터는 커피를 마시면 잠을 설치는 일이 생겨서
아예 커피도 끊어버렸다.
그리고 지난해 7월부터 위 소화불량으로 치료받으면서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과자 튀김음식 치킨 칼국수 등등의 음식을 먹지 않았고
김치와 밥을 주로 먹으며 더부룩하면서 배에 가스가 차 힘들었던
병도 사라지고 지금은 정상을 돼 찾았다.
그런데 갑자기 신장에 안 좋은 혹이 있어 이것이 암일지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난 인터넷에서 신장암이란 어떤 병이며 초기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해
찾아보았다.
신장암 초기증상은 ‘혈뇨, 옆구리 통증, 호흡 곤란, 기침, 통증’ 등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증상은 하나도 있지 않았다.
잘 먹고 소화도 잘되며 운동도 꾸준히 하고 몸 안에 무슨 병이 있다는 느낌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변비도 없다.
굳이 있다면 소변이 자주 마린 것이다.
그러나 소변도 아무 생각없이 다른 일에 몰두하면 두 세 시간에 한 번가는 것으로
크게 별다른 것 없단 생각이다.
그런데 “신장암일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10일 선거날 하루가 매우 길었다.
다음날 내과병원에 갈 시간을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암이면 어떻게 될까? 불안과 근심 걱정이 나를 완전히 지배했다.
선거는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고
다음날 9시쯤 집에서 20여 분 걸어서 내과병원을 내원
의사와 상담을 했다.
의사는 "신장의 혹이 좋지 않게 보여 암일 수도 있다"며 대학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받아 보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강남세브란스 병원 비뇨기과 교수를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그 병원에서 직접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간호사가 전화를 걸어
예약날자를 잡아주었다.
예약날자는 4월 17일 오전 9시로 했다.
오는 길에 내과병원 1층에 있는 약국에 들려 처방받은 약을 사고 약사에게 물었다.
내과에서 씨티 검사했는데 신장암일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했더니
상급병원 안내서를 보자고 해 보여 줬더니
약사는 거기에 양성이란 단어가 있다며 이럴경우 대부분 0기로 나온다고 했다.
무슨 말이냐 했더니
암에는 0기 1기 2기 3기 4기로 나누는데
손님 같은 경우는 거의 99프로 0기라는 것이다.
0기는 암으로 가는 초기 단계로 신장에 작은 혹이 있어
그것만 용종 떼듯이 떼어내면 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픈곳 혹 다른 증상이 있느냐? 고 물었다.
아프거나 아무 증상이 없고 매우 건강하다 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의사들은 대부분 환자들이 손님 같은 결과가 나왔을 때 암 같다고 겁을 준다는 것이다.
왜냐면 상급병원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난 설마 암은 아니겠지란 생각을 수 없이 해 왔는데 약사의
말을 듣고 초조했던 불감이 사라지고 평온해 졌다.
씨티를 찍은 병원에 들려 결과물을 CD로 복사를 해 가지고 집에 왔다.
암일까 아닐까
17일 오전 전철을 타고 매봉역에서 내려 10여 분 걸어서 강남세브란스 병원을 내원했다.
아니겠지 하면서도 불안과 안심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병원 1층에서 접수하고
2층 비뇨기과에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씨티 찍은 것 판독을 한 후에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신장에 혹이 있는데 단순 물혹이 있고,
물혹에 중앙실선처럼 암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있고
약간 중앙실선이 두터운 것이 있는데 이것은 암으로 갈 확률이 좀 더 높은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암 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혹이 있는데 이것은 초기암으로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단순 물혹은 아니고 중앙실선이냐 좀 더 암으로 갈 수 있는 두터움이냐
판독이 잘 안된다며,
이분야 판독 전문의가 있어 의뢰해 24일 문자 혹은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암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으냐 덜하냐에 따라
관심도의 날짜가 달라지는데
즉 6개월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하느냐 1년에 한 번 내원에서 진찰해
지켜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의사의 견해였다.
난 내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 아니므로 안정된 마음을 되찾았고,
불안했던 암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암 하면
무조건 걱정부터 하는 잘 못 된 인식에서 자유함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에 혹
괜한 걱정에 가슴 저렸던 시간이 아깝다.
혹 나와 같은 일을 경험하신 분은
이 글을 읽고 걱정 붙잡아 매기 바란다.
혹 암이라고 해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
4월 24일 검사 결과
연세새브란스 병원에 내원했더니
물혹이란다. 2년 후에 초음파검사 하자고 했다.
모든 걱정은 끝
2년 후 물혹이 사라지고 깨끗해 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