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도
유술계 운동을 배워보고 싶어서 ‘전공유도’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격투기에는 크게 타격계 운동과 유술계 운동이 있는데 타격계 운동에는 태권도․킥복싱 등 서서 싸우는 운동을 뜻하고, 유술계 운동은 유도․레슬링 등 누워서 싸우는 운동을 뜻한다.
유술계 운동의 대표격인 유도는 원래 우리나라 격투기이다. 고구려나 백제 전사들이 전쟁을 하며 익힌 격투기였다. 그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근대 스포츠의 규칙에 따라 체계를 갖춘 후 다시 한국에 역수입된 것이 바로 유도이다.
유도의 실전성은 엄청나다. 현재 격투기 최강인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어렸을 때부터 삼보·유도로 격투기의 기본을 다졌기 때문에 지금 격투기 최고가 될 수 있었고, 종합격투기가 처음 선보일 쯤 쥬짓수(jujitsu)라는 격투기가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이 쥬짓수(jujitsu)란 격투기도 유도 기술을 브라질의 그레이시란 사람이 새롭게 변형시켜 만든 격투기이다.
1년전에는 ‘교양 유도’를 했었다. ‘교양 유도’로 유도의 주요 기술인 업어치기, 허리껴치기, 모두걸기, 낙법 등 유도기술은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었다.
유도기술중에 모두걸기(테이크다운)과 가위치기 기술을 좋아하고 잘한다. ‘교양 유도’ 대련 때 상대방에게 가위치기 기술을 썼는데 교수님이 깜짝 놀라면서 감탄을 했었다. 가위치기 기술은 두 다리로 상대방의 허벅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기술이다. 이것은 유도 반칙 기술이다. 왜냐하면 이 기술이 잘못 들어갔다가는 상대방 아킬레스건이 다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가위기술을 응용하여 하체가 아닌 목을 감고 돌리는 기술도 있는데 이것도 절대 쓰며 안된다. 잘못하면 상대방 목뼈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수업이 있기 전… 1년전에 입었던 유도복을 다시 입고 새롭게 했다. ‘전공유도’라서 그런지 나만 빼고 전부 체육교육과 학생들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유도 준비체조로 몸을 푼 다음에 유도 기본 기술을 연습했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 지 약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두 번째 수업부터는 ‘유도 연구’로 들어갔다. 기본적인 기술을 연구하여 새로운 유도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었다. 이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유도 도장에서 몇 년씩 수련하고 왔기 때문에 잘했다. 그런데 난 유도를 대충 아는 정도였기 때문에 종합격투기 기술 연구를 했다. 먼저 기울이기를 이리저리 한 다음에 모두걸기 그리고 누워있는 상대방에 바로 니바 공격을 했다. 이 콤비네이션을 선보이자 맞잡아주던 상대편이 어이가 없어하면서 도망칠려고 했다.
세 번째 수업시간에는 유도 대련이 있었다. 예의를 갖춘 후 바로 겨루기에 들어갔다. 이런저런 가벼운 몸싸움을 하다 상대방을 맞잡은 상태에서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역으로 내가 되치기를 당해서 매트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순간 숨이 안 쉬어졌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아픈 건 그래도 견디겠는데 숨이 안 쉬어지는 건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유도기술을 교정하려는 차원에서 맞잡은 상대에게 물어보니 업어치기 하는 순간에 내가 중심을 잃고 스스로 넘어지길래 그냥 밀었다고 말했다. 내가 되치기를 당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넘어진 거였다. 일단 중심잡는 훈련을 해야겠다.
다른 사람이 유도 대련을 하는 걸 봤는데 나와는 달리 바로 기술을 걸지 않았다. 우선 처음에는 다리를 안뒤축 후리기로 가볍게 쳐주었다. 그러면 상대방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는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된다. 그 다음에 상대방을 속여주면서 방심한 틈에 기술을 걸었다.
나도 유도기술을 제대로 구사해 보기 위해서 유도 책을 보면서 응용기술을 새로이 생각해내었다.― 원래있는 유도기술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좌기울이기로 상대방의 체중을 오른발에 집중시킨 다음에 업어치기를 시도하는 척 페인트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넘어지지 않을려고 무게중심을 뒤에다 싫는다. 그때 안뒤축후리기로 상대방을 넘어뜨린다.
나름 연구를 했다. 유도 책도 보고 동영상도 보면서 말이다. 아쉽게도 어떤 이유에서인 지 수업에는 대련 이후 못나갔다. 기술을 꼭 써보고 싶었는데….
유도를 시합이나 시범하는 거 보기만 할 때에는 그냥 맞잡아서 넘기는 줄 알았는데 직접 배워보니 넘기기 전에 먼저 중심을 흩트리고 페인트를 준 다음에 방심한 틈을 타서 일시에 넘기는 거였다. 역시 이론과 실전은 틀리다.
유도는 힘싸움이기보다는 중심싸움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특히 유도가 특히 더 그렇다. 본인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하고, 상대방의 중심을 허물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기술이 먹힐 수가 있다. 그리고 유도기술이 제대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너끈히 들 수 있는 근력도 중요하다.
학교 유도 강의에서 모두걸기(테이크다운)에 대해서도 꼭 배우고 싶었으나 배우지 못했다. 결강을 했기 때문이다. 택견 동아리 할 때에 대충 배우기는 했는데 좀 자세히 배우고 싶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킥복싱 도장 관장님한테 테이크다운 기술을 배웠다. 관장님이 먼저 테이큰 다운 기술을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쥬짓수 용어로 ‘베이직 더블레그 테이크다운’ 기술을 관장님한테 걸었다. 그러나 넘어가지 않았다. 하반신에 들어가서 두 손으로 무릎을 당기는 동작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머리가 밑을 향해 있었다.
관장님이 나를 향해 테이크다운을 걸었다. 관장님은 몸무게가 50kg대이고 난 거의 100kg에 가까운데 쉽게 넘어갔다. 내가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가지만 관장님을 쓰러뜨리지 못하고 관장님이 날 쓰러뜨린 이유는 바로 목 때문이었다. 상대방의 하반신에 태클이 들어갈 때 우선 상대방과 나를 밀착을 시켜야 한다. 그 다음에 머리를 위로 든 상태에서 상대방을 테이크다운을 시켜야 한다. 머리를 위로 들어야 상대방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머리가 밑으로 향하면 상대방을 절대 들 수 없다. 관장님이 가르쳐 준 데로 하니 쉽게 태클을 할 수 있었다. 테이크다운 기술을 쥬짓수를 통해서 좀 더 보완해야겠다.
유도를 배우면서 마음속으로 ‘절대 유도 배운 사람한테는 싸움을 걸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유도는 정말 위험한 격투기이다.
유도를 배우는 중에 교수님이 유도 1단증을 따고 싶으면 단증비와 증명사진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런데 아직은 유도실력이 미흡해서 따지 않았다. 올 백호랑이해에 좀 더 제대로 유도를 수련해서 유도1단을 따야겠다.
산내외딴집 中에서
쥬짓수는 제가 결벽증이 있어서 못배웠네요.
유도기술 응용하여 상대를 허리껴치기 하는 척해서 상대가 힘을 앞으로 쏟을 때 가위치기로 상대방을 테이크다운 시킨다음에 니바공격 들어간다.
유도+쥬짓수 기술 혼합해서 생각해냈는데 제가 생각한 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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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Query.fn.UOCLike.defaults.host = 'http://like.daum.net'
jQuery.fn.UOCLike.defaults.updateServiceCategory=true;
jQuery("#blogLikeBtn").UOC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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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Layer : false
});
첫댓글 아 가위치기 기술을 쓰셨군요. 일본에서 온 한 그래플러가 2000년대 중반 모 도장의 그래플링 수련에서 쓰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본래 80년대였나 저 기술로 한국의 유도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땄었나 그랬을 거예요. 올림픽이었는지도 확실히 기억 안 나는데다 제 나이가 그당시 직접 시합을 봤던 나이도 전혀 아닙니다만 기습적으로 들어가면 하체관절기와도 연결시킬 수 있고 상대한테 많이 위험한 기술이죠. 유도에선 금지기술이 된지 꽤 오래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여전히 한국에 비해서 노기 그래플링 저변이 넓은 일본에선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압니다.
예전에 용인대학교 유도학과 나왔던 풀스쾃 200kg에 육박하는 중량을 든 힘센 형한테 기 주짓수를 위한 유도 스탠딩 기술을 잠시 지도받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업어치기도 백 안 잡히도록 그립을 바꿔잡는 도복 업어치기가 있더군요.
저야 노기 위주로 연습하는 사람이고 유도와는 거리가 있었으나 내 중심을 먼저 잡아야한다는데 많은 공감을 하고 돌아갑니다.
연구 열심히 하셨네요. 사족인데 가위치기는 주짓수든 유도든 반칙기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