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사회 문제에 관심도 없었고, 한국이 저물어가든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그냥 내 갈 길을 갈 뿐이니까 말이다. 이것은 사실 대학 때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나의 희망은 대학 재학 시절에 ‘법무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집이 가난했으니 나라도 빨리 경제적인 독립을 이뤄 가정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법학과였지만, 오히려 법학과여서 한국의 사회나 정치 문제에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 나의 꿈은 앞서 말한 대로 법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태생이 우파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색깔을 진보이다. 내가 알기로 우파는 개인의 경쟁력을 우선시한다. 각자도생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난 학창시절부터 공부하는 것밖에 몰랐기 때문이다. 연대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 난 나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대학 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모두 알다시피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과 노령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것은 사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일찍 알았을 것이다. 나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글을 읽은 것이 있어, 한국에 조만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무튼, 난 자기경영의 관점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니까, 사실 이것에 큰 관심은 없다. 이 문제는 관련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생각해야 하는 주제이니까 말이다.
난 내 관심 범위에서 한국에 관해 탐구할 것이다. 공자도 말했다.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것에 관해서 논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리고 사실 난 사회 문제에 관해 별로 아는 것도 없고, 별로 관심도 없다. 즉 내가 풀어낼 능력도 안 되고, 내가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이왕 쓰기로 했으니, 내가 40대를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서나 정리해 보자. 한국인의 은퇴하는 나이도 예전보다 더욱 빨라졌을 것이다.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 선생님은 은퇴한 사람들에게 너무 조급해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삼국유사의 해제와 전문가로 유명한 고운기 선생님의 예를 들어 말했다. “나는 이 책 한 권으로 유명해지리라” 구본형 선생님은 은퇴한 사람은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인생의 후반을 보낼 수 있으면 행복하다 했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나는 무엇으로 유명해질 것인가?” 이 물음에 답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나의 40대는 책을 들고 가는 시기로 보면 된다.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하면 좋다. 난 40대를 책만 파면서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영감이 떠오르면 글로 정리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고, 가장 즐기는 취미이다.
니체가 철학은 중년의 명랑함을 갖고 시작하면 좋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에는 부정하고 회의하니까 철학하기에 알맞은 시기는 아니다. 지금 나에게서 보듯이 중년에 철학을 하니까, 사회 문제와 결부하지 않고 나를 위한 철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문제에 관해서는 다시 말하지만 내가 할 말도 없어 능력도 안 되고, 시도하거나 접근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이 내가 그리는 40대의 내 모습이다.
그러다 한국이 망하거나 통일이 되면, 이것은 내가 관여할 일도 못 된다. 외부의 일에 영향을 받는 것도 싫어하는 나이지만, 또 외적 환경은 내가 어떻게 할 도리도 없는 문제이다. 그러니 난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자기경영을 하는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책하면 널리고 널린 것이 책이다. 이것은 나에게 무한한 기쁨을 준다. 세상에 읽을 책과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 많다는 것은 충분한 즐거움이다. 나는 매일 한 권씩 뽑아 그 책의 내용과 정신을 흡수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읽고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내게 잘 맞는 일이다. 이것보다 내게 적절한 놀이는 없다. 책으로 세상을 배우고, 탐구할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그동안 살아오며 해 왔던 작업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 내갈 일이다. 이것보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은 없다. 난 매일 책에 빠져, 책과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나의 이런 활동이 한국인에게 도움이 되면 좋은 것이고, 내가 알고 있기로 현재 한국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딴 데 있으므로 내 연구가 전해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난 이것에 관해 아쉬움도 없고, 앞서 말한 대로 그저 내 길을 갈 뿐이다.
김신웅 독서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