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꽃을 볼 때마다 홍도를 생각한다.
비를 맞아 더욱 붉어진 홍도의 절벽
그 위로 여름의 푸름 속에
노랗게 무더기로 피어 있던
그 꽃
(섬부터 아래 사진은 홍도에서)
아내와 통돌이세탁기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여 베란다로 나가 보니
아내가 세탁기를 열고 살펴 보고 있다가
이제 바꿔야 될 모양이다고 돌아보지도 않고 말한다.
세탁기보다 아내의 커다란 엉덩이가 먼저 보인다.
통돌이세탁기는 한 가정의 무거운 노동을 통에 싣고
아내의 손짓에 따라 오랜 세월을 돌고 돌고 또 돌아
녹슨 수명의 흔적이 거친 숨소리로 헐떡인다.
아내의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본다.
헐렁한 반바지에 통같은 엉덩이가
유달리 펑퍼짐하게 보인다.
그동안 아내는 통돌이엉덩이를 얼마나 놀렸을까
묵묵히 소리도 없이 돌아가는 아내를 보면서
바꿔야 될 모양이다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까닭은
통돌이같은 여자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9년전 여름의 홍도여행~ 배멀미로 혼줄났던 생각밖에 안나네~에휴~지금도 끔찍하구만~ㅎㅎㅎ
평소에 안하던 사람도 멀미하던데 한선생은 괜찮았나벼?
남자에게 세탁기란....쪼메 그러네~ㅎ
9년 전 여름이면 나와 같은 시기에 갔겠네. ㅎ
군산대 해양 실습선을 타고 갔는데
배가 좀 커서인지 태풍주의보 속에도 잘 가더군.
나이들수록 세탁기 잘 간수해야 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