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 H 러버를 시타해 봤습니다.
어쩌면 제가 시타 후기를 적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제작자이니 러버에 대해서 아주 잘 알 것 아닌가, 그러니 지금 시판품을 시타하는 것은 홍보 차원 아닌가 싶으실 수 있지요.
하지만 직접 만드는 사람도 결국은 한 사람의 시타자라는 면에서는 동일합니다.
그리고 참 신기한 것이 러버에 대한 평가도 결국 사용하는 블레이드에 따라서, 또 그동안 변화된 탁구 스타일에 따라서 상당한 영향을 받아요.
카리스 H를 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젤롯을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러버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도 달라지네요.
"젤롯"은 끌림에 특화된 블레이드로 러버와 상관 없이 블레이드가 공을 턱 쥐고 끌어 갑니다.
그러므로 공 끌림에 대한 약함은 덜 느끼지요.
러버가 끌림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잘 잡아 내지 못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 시타한 블레이드는 "루비콘"입니다.
루비콘은 잡아 채는 힘이 좋고 공을 끌어 올리는 힘이 강한 블레이드에요.
하지만 젤롯과 비교하면 블레이드 표면의 끌림에 주력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움켜 쥐는 힘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느낌이 사뭇 다르네요.
루비콘과 시타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얇게 잡아챈 공에서 매우 회전이 강하다는 점이에요.
원래 젤롯에서는 블레이드 자체가 그런 측면이 강해서 이것을 러버와 구분해서 인식하지 못 했는데,
오늘 이전에 쓰던 M 버전과 비교해 보니 전체적으로 움켜 쥐는 힘은 M 버전보다 약하지만 표층에서 가지고 올라가는 힘은 H가 압도적으로 더 높네요.
어떻게 보면 이것은 카리스가 태생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설계된 측면이라고 봅니다.
H에 이르러서 카리스가 원하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 준 것이지요.
즉 표층 끌림의 한계치에 도전한 러버를 드디어 넥시에서 출시했다고 봐도 됩니다.
최근에 ESN에서 출시한 러버들은 표층의 두께를 많이 줄였어요.
이것은 ESN 만의 일은 아닙니다.
타 브랜드 제품도 그런 표층 두께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요.
그런데 넥시의 카리스는 표층의 두께를 줄이지 않습니다.
표층을 얇게 가져가면 공이 맞는 감각이 더 좋아지고 타구감각은 부드러워 집니다.
그러나 채는 힘, 끌림 등에서는 다소 무뎌지는 현상이 일어 나지요.
그래서 러버가 전체적으로 공을 감싸안는 느낌이 가미되면서, 표층 자체가 가진 강한 끌림은 약해 집니다.
지금 이런 현상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다만 넥시는 그런 경향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리스 H가 탄생 가능한 것이지요.
만약 카리스도 그런 경향을 따랐다면 고경도 러버가 나와도 힘은 좀 약해졌을 거에요.
그렇지만 지금의 카리스 H는 고경도의 러버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 하면서도,
안정성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고경도 러버의 특성을 극단적으로 이끌어 낸 러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평가는 시장에서 이루어 지겠지요?
하지만 제작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행복합니다.
첫댓글 무게는 어느정도 될까요?
무게는 M 보다도 4그램 정도 더 나가네요.^^
@Oscar 그럼 50g 정도 되겠네요.
젤롯에만 붙여보고 러버를 개발하신건 아니죠? 자사 루비콘에도 이제야 붙여보신거면, 타사 블레이드에는 사용해보지 않으셨겠네요. 티모볼 ALC에는 어떨지 궁금한데요. 카리스 M과 카리스 H는 탑시트는 같고, 스폰지 경도만 다른거죠?
아쉽게도 당시 사용하는 하나의 블레이드를 가지고 평가해요~^^
여러 블레이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러버를 더 잘 알수는 없어요.
제가 가장 잘 아는 블레이드를 가지고 여러 버전의 러버를 평가하지요.
블레이드까지 여러 개가 되면 좋은 러버를 가리기가 더 어려워요.
@Oscar 헐, 그렇게 골라서 시판이 되는거군요. 잘 알겠습니다.
@성운 헐... 은 무슨 뜻인지요?
골라서 시판되지 않아요.
타 카페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듣지 마세요.
러버 개발은 상당히 디테일한 감각이 요구됩니다.
오히려 골라잡을 때에는 여기 저기 붙여볼 수 있겠지만 레시피를 제가 산정할 때에는 하나의 라켓을 가지고 장기간 동안 미세 조정이 진행되요.
근거가 불분명한 비방은 사양하겠습니다.
(골라서 시판한다는 이야기는 카리스 러버의 탑시트를 고려할 때 불가능한 생각인데... )
저도 티모볼alc에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티모볼alc사용하시는분들이 많으시니까 한번 사용해보시고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설명 덧붙입니다.
카리스의 탑시트는 한 가지입니다.
그러나 스폰지의 경도는 ITTF의 관여 사항이 아니에요.
최종 경도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판매 상품의 기능과 성격은 아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M/ M+/ H 로 결정한 것,
그리고 각 버전의 경도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발자의 몫입니다.
그 과정에서 몇 개의 블레이드를 사용하느냐도 개발자가 결정할 부분이죠.
전체 러버군의 다테일을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경도의 러버들을 제작하고 시타하면서 상당 기간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타사 제품들을 고려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하나의 블레이드를 사용해야 미세 차이를 구분할
@Oscar 수 있습니다.
이 개발 과정에 타사 제품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서 골라 잡기 했다고 의심할 이유는 없습니다.
넥시는 넥시의 방식으로 개발되고 넥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만족을 드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충분히 좋은 러버이고 개발자로서 만족하며 성능에 대해서는 자부합니다.
감사합니다.
@Oscar 근거없는 비방요? 그런 뜻으로 쓴 글 아닙니다. 저는 젤롯을 써봤지만, 젤롯 사용자가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걸 기준으로 러버를 만든다는게 특이해서 헐이라고 한거죠.
@성운 제작 당시 제가 사용하는 블레이드가 기준이 되겠지요.
넥시 개발자가 버터플라이 용픔으로 테스트하지 않았다고 해도 "헐" 소리 들을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성운 개발자와 테스터를 구분 못 하신 듯 하기도 하네요.
@Oscar 아크라시아나 오즈와 티모볼alc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챠이니즈ULC까지 상당히 좋은 조합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혹시 김정훈에서 mxp 대신 카리스도 괜찮을까요?
미리 시타하신 테스터 분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단단한 표면에 강한 반발력을 가진 블레이드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아크라시아와 차크라 등 비슷한 감각을 가잔 블레이드 들에서 좋은 피드백이 오고 있네요. 믿고 써 보시죠~^^
펜홀더에도 잘 맞을까요?
쓰시는분이 계실려나요 ~^^
고민중입니다~
사족 이지만
카리스 m 과 m+는 가장 큰 차이가 뭐일까요?
펜홀더는 강추입니다.
본래 펜홀더 전형의 분들은 고경도 러버를 선호하시는 경향이 강하죠.
M은 독일 러버 45도 경도의 일반적 러버를 겨냥하구요, M+는 그것보다 조금 더 단단했으면 좋겠다 싶었던 분들을 위해 살짝 더 경도를 높인 러버입니다.
@Oscar 조언 감사합니다 ~^^
오스카님 시타한 러버 두께가 어찌되나요?
그리고 중국러버랑 느낌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블리츠같은 느낌인가요?
제가 시타한 것은 2.2mm 에요.
블리츠와는 끌림 면에서 감각적으로 비슷한 점도 있겠어요.
하지만 블라츠는 독일 러버이고 중국 러버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 러버는 중국 러버와 어느 면에서 유사한 감각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점착 러버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똑같지는 않습니다.
중국 러버의 끌림은 좋아도 스피드가 적어서 답답했던 분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러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Oscar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
오스카님 믿고 사야겠네요 ^^
@목표 달성 ~^^ 맘에 드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