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었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시인을 떠올리며 눈물 짓는 모습은 내게 너무도 당황스러운 장면이었다. 민족사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우리들 뿐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니 그들 또한 지난 민족사를 생각하며 죄책감에 마음 아파했다. 나는 윤동주 시인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저 교과서에서 배우던 유명한 시인인줄로만 알았다. 나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던 시인을 그들은 연구하고 배우며 살아간다. 그의 시를 느끼고, 한국어로 읽고, 한국어로 써서 품에 지니고 다닌다. 일본인들이 지난 과거로 인해 아파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나였기에 그들이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고, 적잖이 감동을 받기도 했다.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애정을 가지고 공부하는데 반해 나는 윤동주 시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안타까움 또한 있었다. 윤동주 시인을 좇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있는 분들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아무래도 역사 의식이나 한국의 시인에 대한 관심이 적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차차 그에 대한 연구가 줄어들 것이다. 그것은 비단 일본에서의 일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금의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확연히 그에 대한 관심이 줄었음이 사실이다. 내가 그를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적어도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좀더 그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