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차 한라산(1950m)
◈날짜: 2001년 2월 25일 ◈날씨:오전-맑음/오후-맑음
◈위치: 제주도 북제주군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공원관리소
◈참가인원: 총52명 ◈산행소요시간: 6시간40분(09:20~16:00)
◈교통(한일관광-박승표기사):마산(06:12)-김해공항착(06:45)-김해공항발(07:30)-제주공항착(08:30)-승차이동(08:43)-성판악공원관리소(09:15)
◈산행구간:성판악→사라악대피소→진달래밭대피소→정상(백록담)→용진각→삼각봉→적십자대피소→관음사야영장주차장
◈산행리더: 전체(박영근), 선두(), 중간(박장식), 후미(전형오)
◈특기사항: 산행 후 제주시 소재 신라불한증막으로 이동하여 목욕
◈산행메모:제주공항에 도착하여 대기중이던 일출관광버스에 탑승하여 성판악에 도착한다.
210차 산행시 찾았던 이 곳은 주차장 전체가 눈으로 덮였었는데 지금은 눈은 없고 관광버스 등 자동차로 만원이다. 해발750미터의 티를 내는 것인지 바람이 차갑게 와 닿는다. 방한모와 외투를 챙기기 위해 버스에 갔다가 신발끈을 조이고 나니 일행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는다(09:20).
12시부터 백록담 등산을 통제한다는 산행대장의 말이 발길을 재촉한 결과로 나타난다. 깔아놓은 자갈 위를 지나니 눈이 녹은 물이 자갈과 범벅이 된 채 얼어서 발 옮기는데 신경이 쓰여 갈 길 바쁜 걸음을 더디게 한다. 그러나 올라갈 수록 녹지 않은 흰 눈이 많아지며 안정을 찾는 발걸음이 된다. 이정표가 자주 나타나는데 이동식 화장실을 지나자성판악 4.1㎞, 백록담 5.5㎞라고 적힌 이정표가 다가온다(10:20).
어느새 나무들은 눈꽃을 피웠다. 건물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우글거려 다가가니 사라악대피소 라는 현판이 붙어있다(10:40).
얼은 눈이 발길에 부스러져 설탕이나 소금위를 걷는 촉감이다. 완만하던 길이 경사가 커진다. 길이 아닌 곳은 발이 빠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편한 걸음이 되어 구불길을 버리고 직선으로 전진한다. 주위의 설화가 입을 벌리게 한다. 하늘은 눈이 시리게 파랗다. 설화를 배경으로 사진도 찰깍. 왁자지껄한 사람소리에 확성기소리까지 울리는 장터에 도착한다. 진달래밭 대피소다(11:20).
정상이 뒷동산처럼 정면에 다가와 있다. 힘차게 올랐다가 완만해지기를 두번 반복 하더니 진짜 정상이 다가왔는데 올라가는 사람 내려오는 사람들이 개미 떼처럼 보인다. 한라산의 산사태 지역과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훼손된 부분의 복원을 위해 다음달인 3월부터 3년간은 윗세오름이나 여기까지만 산행이 허용된단다.
눈속의 나무계단이 드러난 곳도 있다. 올라갈 수록 바람이 세어지더니 정상200미터 전방부터는 칼바람으로 변한다. 방한모를 쓰고 외투를 입는다. 외투 덕분에 팔이 마비되는 듯하던 증상은 없어지는데 얼굴이 굳어지며 볼이 아리는 통증으로 바람을 등지고 잠시 멈춘다.
산에서 얼어 죽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 환경에서 방한장구가 없이는 몇분버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색으로 漢拏山 이라고 쓰인 표지석앞에 선다(12:20-25).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순간이다. 붐비는 사람과 온 세상을 삼킬듯한 바람으로 사진촬영도 어렵다. 사방으로 구름한점 없고 백록담을 왼쪽으로 끼고 바람을 받으며 내려가니 바람이 장난처럼 없어진다. 온통 눈이라 나무가지에 걸터앉아 점심식사(12:50-13:00).
어느새 정상은 앞에 와 있고 급경사의 계곡으로 쏟아진다. 한라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구나! 여름철 폭우시 갑작스레 불어나는 물로 등산객이 신경쓰이는 탐라계곡이란다. 용진각대피소에서 잠시 쉰다(13:15).
개울을 건너 위로 올라가니 삼각봉 이정표앞에 선다(13:35). 백록담2.4㎞, 관음사6.3㎞란다. 그러고 보니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18.3㎞를 걷고있는 셈이다. 개미목에서 오던 길을 돌아보니 산세와 설경이 너무 마음에 든다.
적십자대피소(14:20)를 지나니 급경사의 빙판계단을 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와 개울을 건너서니 길이 드러나는 힘차게 오르는 길이다. 고개(14:30)를 넘어서도 눈이 없고 질퍽거리는 길이 이어진다. 허리 아래로 깔린 산죽 위로 훤칠하게 뻗은 잡목 숲길을 내려가니 관음사야영장 주차장에 도착한다(15:10).
당일 산행으로 한라산을 오를 수 있었으니 좋은 세상이다. 김영우회원은 5번 도전하여 오늘 처음 성공으로 기록된단다. 전형오부대장이 안전산행을 돕다가 가지에 찔려 눈섭에 부상을 입었다. 눈이 없을 때의 탐라계곡 모습도 보고싶은데 3월부터는 입산통제를 한다니 아쉽다.
♣승차이동(16:42)-신라불한증막(17:00~18:13)-제주바당-갈치, 고등어요리 전문점(18:25~19:29)-제주공항착(19:40)-제주공항발(20:20,20:40))-김해공항착(21:50)-김해공항발(22:06)-마산도착(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