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발언 오은미 (전북도의원 당선자)
당선증, 진보당 오은미,
6월 2일 새벽 3시, 지방선거 개표가 끝나고 이어진 당선증 수여식에서 당선자 확정이 됐을 때까지도 덤덤했던 마음이 ‘진보당 오은미’라고 불려졌을 때 울컥~ 아, 뭔가를 해냈구나! 그제야 비로소 실감과 함께 안도감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이번엔 꼭 될 거야, 염려 마, 여기 가도 저기 가도 오은미 오은미여...
만나는 유권자들, 타 후보 선거 운동원조차 한결같은 말씀이었지만, 기본과 상식 밖에서 숨통을 죄어오던 일들을 떠올리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금도 안심할 수 없었기에 그 어떤 말도 마음 밖으로 내보내기 바빴습니다.
2010년 민주노동당으로 지역구 도의원에 도전했을 때 “농민들을 위해 밥 굶어준 사람, 농민 심정 아는 사람 오은미 뿐이다. 이제 우리가 오은미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나고 자란 곳이 아님에도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 주시어 전북 정치사를 새롭게 쓰게 하셨던 순창군민이 12년 만에 다시 승리를 일궈주셨습니다.
60세 이상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 그 중에 한글을 몰라 그간 무조건 1번을 찍으셨던 할매들이 오은미 후보 벽보 앞에서 넋을 잃고 쳐다보며 4번 숫자와 오은미 글자 모양을 외우며 실수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연구 속에 한 표 한 표가 소중히 쌓였습니다. 벽에 후보 명함 붙여놓고 매일 잘 되거라, 잘 돼야 한다며 기도하신 어머니, 후보 사진 손에 움켜쥐고 입 맞추며 애끓는 염원을 보내셨던 어머니, 7~90대 어머니들 가슴엔 오은미가 신앙처럼 박혀있다고 합니다. 그런 어머니들의 절절한 열망이 밑바닥에서부터 들불처럼 번져 일궈낸 감동의 승리입니다.
그래서 민주당 일색의 표밭에서 이룬 민심의 승리로 순창의 안팎에서 자부심과 자긍심이 대단하십니다.
이석기 당, 내란음모당, 그 당의 굴레만 아니었으면 벌써 몇 번은 해먹었을 텐데...
안타까워하는 주민들 마음을 고스란히 껴안습니다.
통합진보당 탄압으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상황을 맞받아쳐 이겨내며 그 어떤 난관과 시련이 와도 일희일비하지 않은 단단함을 얻었고, 부화뇌동하지 않고 공감해주며 힘이 되어 준 이들과는 더 깊은 연대와 무한 사랑으로 큰 버팀목이 되고 있고 이제 한길 가는 동지들이 되어 있음에 그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남는 것 없는 쭉정이뿐인 농사를 계속 짓고 있는 농민들의 분노가 여하한 일이 있어도 씨앗은 뿌려야 하는 농번기이기에 잠복이 되어 있을 뿐 폭발하기 일보직전입니다.
농민들의 분노를 딛고 농민이 마음 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농촌, 기후위기와 식량 위기에 맞설 튼실한 농촌, 우리 진보당이 만들어갈 것입니다.
은퇴농 포함 모든 농민에게 지급되는 농민수당, 꼭 실현하겠습니다.
인구 소멸위험지역에 대한 거주수당,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이제 진보당은 당의 역량을 모아 새로운 투쟁을 시작합니다.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장수가 되어 용맹스럽게 싸워달라고 싸움터로 보내주신 주민들 앞에 진보당의 깃발 높이 들고 사즉생의 각오로 싸울 것입니다. 역시 오은미, 진보당임을 반드시 보여드릴 것입니다. 진보당이 커져야 농민, 서민이 살 길 임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주민들에게 진보당과 함께 해주실 것을 당당하게 권유하고 순창이 진보 집권의 진앙지가 될 수 있도록 힘차게 달려나가겠습니다.
승리의 보고를 박영재 당원과 동지들께 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