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가 묻고 교무가 답하다] 결혼을 앞두고 자주 다툽니다
김도준 교무
Q. 결혼을 준비하면서 예비 배우자와 자주 대립을 겪고 있습니다. 작게는 함께할 공간을 꾸미는 문제부터 크게는 우리가 함께 나아갈 미래 모습까지 여러 부분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잘 조율해나가고 싶어요.
A. 결혼을 한다는 것은 일생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사람 둘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함께 살 공간을 꾸미고, 함께 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매우 달콤한 일입니다. 하지만 상상을 현실에 대입해서 실행할 때는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오랜 시간 다른 환경,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하나의 그림을 함께 그리는 일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많은 충돌을 야기합니다. 한 두 번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지만 충돌이 반복되다 보면 감정이 상합니다. 문제는 결혼 후에도 그 앙금이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앞으로의 일생을 공유하고 가족이 되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낮은 인연, 좋지 않은 인연이 생기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가까운 사이니까’라고 치부하면서 서로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던지, 상대를 생각해 준다는 것이 과해져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서로 가르쳐 주고 북돋는 일이 잔소리라고 느껴지거나 오해가 되면서 마냥 좋던 사이가 어느 순간 남보다 더 먼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① 남의 원 없는 일을 과도히 권하지 말며 ② 내가 스스로 높은 체하여 남을 이기려고만 하지 말며 ③ 남의 시비를 알아서 나의 시비는 깨칠지언정 그 허물을 말하지 말며 ④ 친해 갈수록 더욱 공경하여 모든 일에 예의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소하게는 예비부부 사이에서 자주 불거지는 문제 중 하나인 ‘공간을 차지하는 특정 가구나 가전을 꼭 들여야 하는가?’와 같은 갈등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각자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텐데 그 과정에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이기려 하기보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이와 같은 방식은 다른 문제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정성이란 계교사량을 떠나서 순일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요, 공경이란 정성이 체가 되어 매사를 소홀히 아니하고 공경히 해가는 것이요, 믿음이란 정성과 공경을 바탕하여 끝까지 믿어가는 것이니, 나누면 셋이요 합하면 하나며 정성이 가장 근본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부가 되기로 했던 마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살아가기로 한 결심을 잘 간직하여 서로에 대한 정성심, 공경심, 믿음으로 화목한 가정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교정원 정보전산실
[2024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