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가 1999년 여름이었습니다. 전에 사역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아시아 최초 복음선교선 한나호에 승선하면서 함께 사역을 하고있던 때였습니다.
한나호가 인천사역을 마치고, 통영에 입항하였을 때 많은 아이들이 배에 구경을 왔었는데 바로 부두근처에 있는 통영육아원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것저것을 만지면서, 신기한 듯 방도 마구 들어갔습니다. 사실 외국 여자선교사님들은 자신의 방에 허락없이 들어가는 것에 질겁을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재미있는 듯,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그 날 저녁에서야 그 아이들이 통영 육아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인줄 알게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알면서 매주 2번씩 정기모임을 갖았습니다. 가서 그저 함께 놀아주고, 함께 이야기해주고, 때론 성경 공부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여러 선교사님들이 함께 찾아가서 그렇게 즐겁게 노래하고, 놀아주는데도 아이들의 반응은 참 냉담했습니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통영육아원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수련회를 갖자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모든 선교사님들이 이 일에 찬성을 하였습니다. 통영시에서 운영하는 수련장을 싼 값에 대여하고서 2박3일씩, 어린이, 청소년들을 섬겼습니다.
아이들과는 참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만 여전히 고등학생들은 우리가 사랑을 베풀면 베풀수록 우리를 비웃었습니다. 부모에게 거절당한 그들의 상처가 너무나 깊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베푸는 사랑이 위선이라고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그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이 주고 가는 좋은 선물이나 물건들이 그들에게는 큰 감동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러한 아이들을 붙잡고 눈물로 기도하면서 수련회는 시작되었습니다. 한번도 자신의 등도 남에게 밀어 달라고도 하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세족식은 눈물바다였습니다. 자신의 발을 잡고 기도하는 선교사님들이 눈물로 기도하는데 아이들은 웃고, "발좀 노이소!" 하는 외침이 여기저기에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매년 방학 때마다 수련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면 우리의 사랑이 일회용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키고, 그들이 스스로 마음을 열게하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방학 때면 어김없이 우리는 광주에서 팀을 짜서 그곳에 찾아갔습니다. 어떤 때는 음악팀도 초청했습니다. 전문 인형극팀, 레크리에이션강사, 요리 학원 원장등이 이 일을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청소년 사역전문 팀인 십대지기에서도 이 일을 도왔습니다.
그곳 아이들에게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너희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 주겠다"라는 것이 제 외침이었습니다. 그리고 "너희들이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것을 치료해야 너희 인생을 실패하지 않는다"고 늘 가르쳤고, "너희의 부모님도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기도해야될 대상이다" 라며 함께 기도했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초등부는 순천엘림교회에서 진행하였고, 중·고등부 학생들은 서울로 갔습니다. 학생들이 서울을 가자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 어드밴쳐, 삼성코엑스, 월드컵축구장, 대학가, 동대문시장등을 둘러보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금번 여름은 여러 가지 형편상 어린이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수련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광주양림교회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이 일을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통영육아원 원생들은 2살짜리부터 고3까지 53명이 생활하고있는데, 금번에는 36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순천엘림교회 집사님께서 45인승 승합차를 직접운전하고서, 통영까지 가서 아이들을 태워왔습니다.
2박3일 간의 수련회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교회에 들어섰을 때, 우리 모든 도우미들은 교회입구에서부터 교육·봉사관앞까지 양쪽으로 서서, 아이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들어서면서 우리들은 최선의 정성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였습니다.
목표는 아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감동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최상의 음식, 최상의 섬김, 최상의 순서를 마련하려고 애썼습니다.
첫날밤은 오픈밴드의 공연으로 우리 아이들을 섬겼습니다.
둘째날 예상을 깨고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원래 계획은 패밀리랜드에서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었는데, 화순금호리조트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양림교회로 돌아왔습니다. 통영 아이들이 레크리에이션으로 즐거움을 나눌 때 한쪽 방에서는 우리 모든 도우미들이 한자리에게 저녁시간의 프로그램을 상의했습니다.
결국 고등부 학생은 따로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즉석 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평소에 내성적이던 도우미들도 이때만은 최선을 다해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전해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습니다.
함께 어우러진 저녁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오전 우리 모두는 클레크 4층, 로봇 체험실로 향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직접 로봇을 조절해보고, 차도 운전해보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돌아왔을 때 이미 모든 교육실은 정리정돈이 끝나있었고, 우리는 아쉬운 폐회예배를 드렸습니다. 함께 기도하는 자리, 우리 아이들이 많이 울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비가 내리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 떠났습니다. 산타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다들 커다란 선물을 안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잠시 선물의 기쁨으로 들떠있던 아이들이 창밖을 내다봅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이 우산속에서 울고있습니다. 이제야 이별을 인식했는지 우리 아이들이 창 밖을 보면서 많이 웁니다. 선생님!!!.........
내년 겨울에 우리 고등부학생들은 스키장엘 가자고 합니다. 저는 그러자 했습니다. 저도 스키장에는 한번도 가 본적이 없습니다만, 전 그들이 기뻐하는 것은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이런 수련회를 통해서 그들의 상처를 싸맬 수 있다면, 그들은 이 시대 속에서 아름다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가슴이 시리도록 아픕니다.
아주 짮은 기간었지만 부모로부터 잃어버린 사랑을 조금이라도 예수님 이름으로 나누어주려고 몸부림쳤습니다. 영원히 우릴 버리지 않는 하나님이 그들의 아버지랍니다. 계속하여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 일에 헌신적으로 수고한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