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공부孔府에서 노닐다.
어제 밤, 오늘 태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내 방 시원찮은 와이파이 사정으로 아래층 로비로 내려가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직원 두명이 있다. 남자는 논어 구절이 인쇄된 에이포용지를 들고 있고 여자는 중학교 선생님자격셤용 책을 옆에 두고 게임을 한다. 어쩌다 동석을 하게 되고. 공묘에서 서쪽아래로 5킬로 쯤 (k09버스)에 버스정류장 있고 동쪽으로 6킬로 쯤 (k05버스)곡부기차역이고 여기서 타이안까지 버스로 한시간이면 간단다.
그들이 나에게 논어를 가르쳐 준다고 하여 몇일 더 머무르기로 하다. 그리고 모든 중국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 논어 경구를 모아놓은 것을 외우고 셤을 친다는 것도 알았다. 중국이 땅만 넓은 게 아니다. 절대 망할 수 없을 듯하다. 내 사견이겠지만 인생 지침서로는 탈무드 보다 논어가 한 수 위다.
지금은 공부에 앉았다. 아침 너무 일찍 와서 다른 사람들도 없고 혼자 안내판을 따라 걷다가 공사중이라는 글씨를 놓쳐 입구 찾는다고 약간 헤멘 거 외에 공묘공린공부 중 노닐기에 최고다. 원래 공부는 공자6대손이었고 공자사당과 함께였는데 후대에 분리되어 현재 74대손이 중앙 어느 채에 살고 있다. 낡은 건물 아래 까르르 웃는 사람소리가 들리기에 빼꼼 들여다 보았더니 바로 앞에 안내판이 그렇다고 한다. ㅎ
논어문장이 새겨진 대나무도 샀다, 낱개 오원. 공부가 먹었다는 과자 사탕10 납작하게 구워 롤링하여 다시 눌려 쓸어든 빙과6 검은 깨묵10도 사고. 도장 방 들러 동생 인감도장을 파고 싶은데 붉은옥돌?이라 그런지 한국돈 거의 십만원. 포기하다.
자손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면 교육을 시킬 일이다. 2000년이 넘은 권세라... 혈통도 끊이지 않고 당대 왕들도 종종 공씨가문을 찾았다 하니 과연 세계문화유산답고 중국정부에서 국가지정 1호 보호유산이라할 만하다. 이곳 안내판은 그 흔한 영어도 거의 없고 한국어로는 '흡연금지' 하나 보았다. 중화 자부심이 대단하다. 허긴 논어를 쓰고 읽고 외울진데 세상 살이 뭐가 허투를 것이며 두렵겠는가.
이만하면 됐다. 태산으로 가자. 숙소로 돌아가 나에게 논어 가르쳐 주겠다고 기다리는 남자 직원에게 퇴실하겠다 소리를 못하여 태산 아래 한국인 친구가 지금 기다리고 있다 거짓말하고 체크 아웃. ^^♡
서쪽아래 버스정류장 가는 버스는 삼공이 모여있는 관광구 담을 벗어나 남문 큰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삼십여 미터 정거장에서 k5 탄다. 공린과 공림 사이에 대로변에 있는 곡부유스호텔에서 걸었더니 십오분 정도 걸린다. 내려 오다보니 자전거랑 전동자전차 대여점이 있다. 진작 알았으면 하루 쯤 빌려 한랑하게 풍경구를 벗어나 그들이 사는 세상, 시내 투어를 했을텐데.
버스터미널 즉 공공지처잔 가는 길은 고대도시 같은 공자풍경구와 다른 풍경이다. 거대한 시장도 지나고 대로도 지나고 그냥 중국. 그런데 가로등 마다 삶의 지표로 삶을 만한 경구들이 걸렸다. 내가 하기 싫은 거 다른 사람이 하기를 바라지 마라, 덕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웃이 있다, 학이시습지면불역락호아... 부럽다. 5번 버스 안에서 몇 번을 바디랭귀지로 검지손가락을 아래로 두세번 내리 꽂으며 여기가 터미널이냐고 물어 보다가 십오분여만에 도착. 크다. 시골이 아니다. 터미널 앞에는 곡부역까지 가는 버스도 있고 1번? . 모든 안내는 차 앞뒤에 달린 전광판에 한문으로 쓰여 빙빙 돌아간다. 다는 모르지만 감 아니까 뭐 대충 알아 먹는다. 타이안까지 얼마? 23원. 태산 갈건데 태산까지 가는 것도 있어? 없어. 역에 가면 기차는 있어. 몇시 출발? 기다리면 갈거야. ㅎ 하오더 오케이. 이제 다 경험했다. 택시 버스 시내버스 기차 뚝뚝이... 내 손으로 직접 교통수단이용하기 워밍업은 끝.
늘 그렇듯이 표를 끊고 대기실로 들어갈 때 비행기 탈 때 처럼 짐 검사 몸검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표를 내고 차를 타러 들어간다. 허니 차표에 떠나는 시간이 적혀있지 않으니 차타는 곳에서 물을 수 밖에. 1시 반 떠남. 한 시간은 기다려야 되네라고 눈 땡글 쳐다보고 그래도 하오더. 배낭은 개찰구 코 앞 의자에 던져 놓고 넓은 대기실 안을 배회하는데 기특하게도 흡연실이 있다. 한 대 할까? 어떻게 생겼지?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막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이는데 아까 그 개찰 여직원이 문을 열고 손으로 까딱까딱 오라는 시늉. 잉? 쫒아갔더니 차가 있다. 아이고 친절도 하셔. 날 찾는다고 온 대합실을 뒤졌나봐. 쌩스. 아무튼 표에 흐를류를 사용하여 유시라고 되어 있는 뜻을 알겠다. 황사인가? 달리는 차장 밖은 뿌였다. 승객들은 특별히 지정된 정류소 없이 손을 들어 쏼라쏼라 내리고자 하는 곳에서 내리는 것 같다. 1시간 반 쯤 지나 태안(타이안)버스터미널 도착. 역시 여러 삐끼들이 나를 먼저 맞이한다. 훠처잔 즉 기차역이 바로 옆이라하여 표 예매해둘러고 훠처쟌훠춰쟌 외치며 인파를 뚫고 나오긴 했는데 동서남북을 모르겠다. 북쪽으로 가야는데... 길에서 다시 훠춰쟌 어디? 하니 방향은 잘 잡은 듯 직진하라는데 k2번 버스가 맞은편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 어 저거 타야하는데... 에이 표는 여기 익숙해지면 끊으러 다시오고 우선 태산 아래 찜해둔 숙소로 가자. 저거 우찌 타야됩니꺼 나 태산가야는데예 그 밑에 초입에 홍문있잖어? 요기 큰 대로 로터리 보이지. 그러니까 니가 내린 터미널 딱 맞은편으로 건너가. 금방 그 2번차가 그기 정류소여. 쌩스. 이 모든 건 물론 바디랭귀지와 약간의 중국어 단어다. 가든 길 멈추고 백하여 길 건너 정류소까지 왔더니 바라 2번 도착. 태산 가지예? 홍문 말입니더. 어제 밤에 바이두 지도 스크린세이브 해 두었던 걸 운전기사에게 보여주었더니 고개를 끄떡끄떡. 맞나보다. 일단 탔다 2원. 창밖을 보니 가까이 도봉산 같은 돌산이 보인다. 저어기가? 열정거장도 못 간거 같은데 기사가 내리란다. 홍문. 핸드폰을 켜 어제 스크립해 두었던 지도며 중국 어플 차이날에서 검색한 숙소 주소를 들고 태산국제 청년여관을 찾아 이리 저리 십여분 헤매다가 홍문 바로 앞 상점에 들어가 물었더니 홍문을 바라보고 바로 왼쪽 삼십여미터에 있지 않나. 직원들이 친절하다. 그런데 가격이 다르다. 인터넷상으로 20원방이 10인실 기준 45란다. 지금이라도 당장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20원 해주겠다는데 솔직히 인터네상으로 예약을 해보지도 않았고 와이파이 문제도 화면이 뜨지도 않는다. 오늘은 주변 구경하며 쉬고 내일 하루 등산하고 모레 쉬고 3일하자니까 그것도 인터네상으로 해도 96. 무슨 시스템이 그러냐했더니 회원들 신용이란다. 어째튼 4인실 65하는 걸 40으로 하고 남자전용방 괜찮겠냐해서 내 여권을 보여주면서 난 나이 많아 괜찮다며 오케이하고 찾았더니 이제는 먼저 온 그들이 노. 결국 직접 총 메니저가 다시 2층으로 와서 직원 숙소를 쓰라고 하는데 약간 어질러져 있기는 하지만 내부에 크다란 타워 수건 겸비한 욕실이 딸려 있고 혼자 쓰란다. 띵하오. 저렴하게 할려고 인터넷으로 대신 예약까지 해줄려했던 직원들, 참 친절하다. 태산 입성안착했고.
오후 네시. 작은 가방을 메고 홍문 입구 마을 주위 돌아보다. 작은 호수도 있고 지금은 메말라 있지만 계곡도 있고 물 비워진 수영장도 있고 애기들 놀이장이라고 써놓고 롤러스케이트장에서 틀어놓은 음악이 멀리서도 왁작지껄 들린다. 해가진다. 태산이 눈 앞이다. 아까 숙소에서 나올 때 막 산행을 끝난 독일인 부부를 만나 들은 이야기로는 정상까지 천천히 오르는데 3시간 내려오는데 2시간이란다. 안심이다. 해가진다. 골목길에 앉아 낡은 지붕 넘어 태산 귀퉁이로 지는 해를 보다. 어디나 해 트고 해지고. 국물 있는 거 먹고 싶다. 숙소로 돌아 오니 방은 냉방. 카운트에 물어보니 히터가 안된단다. 메이꽌시 일 없어요. 40원 한국돈 8000원 이 정도면 그래도 참야야쥬 흑흑.
또 사고를 치다. 좀 전에 카드로 된 방키를 사용할 줄 몰라 아무리 문고리에 갔다대어도 열리지가 않인 안내창구 갔었는데 이번에는 아래층 바에 맥주 마시러 간다고 몸만 나오고 카드를 방안 카드기에서 빼 나오지 않아 또 직원을 불렀다. 언제 쯤 중국이라는 거에 익숙해지려나. 모르겄다. 술 마시고 푹 자자.
공부 둘어가는 입구. 헤멨다.
한창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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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한 설명.
해석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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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씨 가문이 즐겨 먹었다던 과자 중.
달지 않고 쫄깃하여 먹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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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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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내 보통 건축물.
건축마다 이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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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현재 공자 74대손이 살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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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입출구 나오면 준비하고 있는 마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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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k5번 타고 갔더니 내려준 곡부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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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대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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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태안 도착.
태산 홍문쪽 루터로 등반 할려고 터미널 길 건너 k2번 시내버스 타러 가는 길에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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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2번 노선도다. 왼쪽 두번째에 홍문 노산공원이라고 쓰여있고 내가 태산국제청년여관에 가방을 내려놓고 산책했던 곳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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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들어가는 사거리. 난 산을 마주보고 길 이편에서 내려 길건너 홍문쪽으로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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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산행입구 가는 길. 숙소가 그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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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도착.
왼쪽 끄터머리가 태산청년여관이고 오른편이 산행입구 일천문 가는 길. 내일 아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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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산공원에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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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산행도.
왼쪽 끄터머리 쪽에서 조어기 위 중천문까지 가는 버스 있다. 나는 한가운데 루트 선택. 등산 3시간 하산2시간. 관광하러 온 게 아니니 그 어떤 기계의 힘 빌리지 않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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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그... 이 추위에 호라당 벗고 호수에서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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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새겨두면 좋은 글귀들.
꽃과나무에도 마음이 있으니 꺽지말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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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
논어 구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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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tishan beer 태산맥주10 내일 산행에 가져갈 여기 빵 두개. 씨엔더 티엔더 하더니 소금이 든 것과 설탕이 든 것 ㅎ.
일단 핸드폰 메모해 둔 대로 복사 붙이기 한다. 나중에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