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첫 걸음을 내디뎌라. 계단의 처음과 끝을 다 보려고 하지 마라. 그냥 발을 내디뎌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 |
금 매장량 40∼50년 뒤면 고갈, 미생물 이용한 광물채굴연구 활발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금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은 약 6000년 전부터 사용됐으며 현재까지 10만여 t이 채굴됐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현재 확인된 채굴 가능한 금 매장량은 고작 4만여 t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채굴되는 양은 1년에 1000t 정도이므로 앞으로 40∼50년이면 금이 고갈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광산에 부존된 금을 모두 채굴한다고 해도 이 지구상에서 금이 고갈될 염려는 없을 것 같다. 금의 양식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금과 같은 금속을 몸속으로 흡수하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자현미경으로 사금을 관찰하면 미크론 단위의 둥근 물체가 가느다랗게 연결된 그물구조를 볼 수 있는데, 이 구조를 바로 세균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금이 금광맥의 풍화작용으로 파쇄돼 금의 작은 입자가 하상이나 해변에 집중적으로 퇴적된 것이라고 생각하던 기존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엎는다.
하천에서 발견되는 사금은 대부분 페도미크로븀과 같은 세균이 발아라는 특이한 증식 방법으로 자기 몸의 주위에 순금 박막을 형성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 세포는 모세포와 결합된 채로 성장하기 때문에 모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금의 구각(軀殼: 몸의 껍질이라는 뜻)으로부터 탈출해 급속히 성장한다. 금의 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의 크기로 성장하는 이유도 발아 증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페도미크로븀이 흩어지지 않은 채 하나로 뭉치기 때문이다. 해양의 화산 분기공(噴氣孔), 온천 등과 같은 극단적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인 엑스트레모필도 금덩어리를 모으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엑스트레모필은 용해된 금을 미생물이 갖고 있는 효소를 통해 흡수한 후 견고한 상태로 배출한다.
바닷물 속에는 몇 십억t이나 되는 금이 함유돼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일은 연합국에 배상금을 지불하기 위해 191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프리츠 하버를 통해 해수에서 금을 추출하는 계획을 수립한 적도 있다. 바닷물에 포함돼 있는 금의 농도가 너무나 낮아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실패했지만 효율이 좋은 미생물을 이용하면 황금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실 많은 세균이 주위에 광물 껍질을 형성하며 미생물이 광물의 형성뿐만 아니라 붕괴에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지구상에 있는 철의 순환에도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박테리아는 물에 잘 녹는 일산화철이 산화돼 물에 녹지 않는 수산화철이 되도록 만드는데, 이것이 지표면으로 이동해서 철광상을 형성한다고 추정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부분의 철광상은 세균의 작품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구리의 4분의 1은 티오바실러스 페로옥시단스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채취하고 있다. 일부 미생물은 용해광물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수력발전소 주위나 파이프 속에서 철과 망간산화물을 모을 수 있다. 해저에 형성된 철과 망간 단괴의 거대한 집적도 미생물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하수도의 오염된 물은 유황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므로 미생물을 이용하면 유황을 만드는 동시에 하수를 정화시키는 일석이조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세균들의 유전체를 해독해 적정 광물을 선택적으로 채굴하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미생물을 잘게 부순 광석에 뿌리거나 탱크반응기에 광석을 녹여 미생물과 섞어 원하는 희귀 금속을 얻자는 생각이다. 특히 빨리 번식하는 세균은 조건만 적당하면 4∼5일 만에 1036개로 늘어날 수 있다. 세균에게 적당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경제성 있는 광상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세균이야말로 고대의 연금술사들이 꿈꾸던 ‘현자의 돌’인지도 모른다.
세게일보 2011. 8.31. 이종호 과학저술가
이런 것도 아세요? 금본위제도
금의 절대적 가치에 대한 관념이 화폐제도로 수용된 것이 금본위제다.
18세기 영국에서 발전한 이 제도는 통화의 표준단위가 일정한 무게의 금으로 정해져 있거나, 금 가치에 연계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화폐의 명목가치가 급증하면서 온스 당 20.67달러(1900년 미국) 하는 식의 금본위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금본위제에서 정부는 화폐를 언제든지 금으로 교환(태환)해줘야 하는데, 보유 금으로는 태환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1973년 미국 닉슨 행정부의 달러의 금 불태환조치로 금과 화폐의 태환이 최종 폐지되었다.
한국일보 2011. 6.3 정인철 논설위원 글에서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