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짚신정신을 펼칩니다
권재일 (한글학회 재단이사장)
“오늘의 우리 한글과 한국어가 온 세계에 해‧달‧별빛으로 빛나는 광채는 오로지 일제의 조선어 말살 정책을 과감히 물리치며 목숨 내걸고 우리 말‧글‧얼 지켜 주신 선열들의 우리말 사랑 나라 사랑의 공로로 빛나는 그 빛삶의 큰 열매 빛무늬가 됩니다.”
지난 시월, 조선어학회 한말글수호기념탑 건립 10주년을 기리면서 짚신문학회 송골 오동춘 회장이 지은 시의 한 부분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짚신 정신이라 믿습니다. 짚신은 가을 하늘 푸르름 같고, 가을 하늘 달님 같고, 가을 하늘 기백 같다 하였으니, 이것 또한 짚신 정신입니다. 이런 정신을 바탕에 두고 1999년 짚신문학회를 창립하였으니, 올해로 스물다섯 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짚신문학”을 스물여섯 번째로 출판합니다. 이를 기념하여 오늘 기념 잔치를 펼치시니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짚신문학회는 올해도 다양한 문학 활동을 펼쳐 회원들의 창작 역량을 드높였습니다. 봄에는 79회로 맞이한 시 낭송회를 열고, 여름에는 경북 영주를 방문하여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돌아보는 문학기행을 펼쳤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회원들에게 문학의 힘을 북돋우고 회원들의 글마음에 빛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지난 11월 4일에는 경남 함양 마천의 옛 의탄초등학교 교정에서 “짚신문학관”의 역사적인 개관식을 열었습니다. 짚신문학회로서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오는 길에 짚신문학 기념비도 돌아보았던 것도 참으로 훌륭하였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부려쓰는 말은 단순히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우리말에 아름다움을 더하면 얼마든지 그 표현이 예술로 꽃피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문학입니다. 따라서 우리말은 문학을 통해 더욱더 알차게 가꾸어지고 지켜집니다. 그래서 문학은 우리말을 지키고 가꾸는 데에 큰 힘이 됩니다. 이러한 우리의 보배인 우리말을 창작 활동을 통해 갈고 닦는 분들이 바로 짚신문학회 회원이며, 그 결실은 “짚신문학” 출판과 “짚신문학상” 시상입니다. 올해로써 벌써 제24회 “짚신문학상” 시상을 맞이하였습니다. 상을 받으신 이문숙 님, 최용기 님, 조윤 님을 비롯한 수상자들께 온 마음을 다하여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그간 우리 문학 발전에 헌신해 오신 노고에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쪼록 짚신문학회 회원 여러분께서 우리 말글을 지키고 가꾸는 마음으로 더욱 아름다운 작품을 창작하셔서 다시금 세계적인 대문호가 짚신문학회 회원 가운데서 나오길 기대합니다. 거듭 “짚신문학” 제26호 출판과 제24회 짚신문학상 시상을 마음 깊이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