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홍동 귀농자 까페에 올린 글입니다.
아이들의 먹을거리에서 생선,가공품 등을 빼며 빈약해진 밥상을 고민하다가
오늘 눈 맞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다가
방사능 관련글을 보며 아이들 세대와 그 다음세대의 삶을 상상해보다가
후쿠시마 2호기 재임계? 어쩌구 하는 소식을 접하며 불안해하다가
두렵고,슬프고,억울하고,화가 나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도 개인으로서의 나는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어서
문제가 심각해지면
문을 꼭꼭 닫고 방안에 웅크리고 있는 것 밖에 없겠지요.
저는 농부인데요,
농한기인 겨울에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뒹굴거리며
한해의 농사를 계획하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농산물에 내려앉을 바람과 비를 생각하면
그걸 맞아가며 일할 미래를 생각하면
그만 의욕이 사라지고 기운이 빠집니다.
게다가 방사능 관련글을 접하면 접할 수록
전문가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 수록
이미 만들어진 핵발전소와 그 폐기물만으로도 절망상태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방사능 문제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일상이 시들해지고 산만해집니다.
이제 아이가 개학을 하게 되면
당장 학교에서 온갖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를 접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런 걱정을 하다가
녹색평론 2012년 1월호를 펼쳤습니다.
추운 겨울동안 서울 한복판 거리에 서서 핵발전 반대 1인시위를 한
하승수 변호사의 글이 씌어있었습니다.
1인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참 많이 춥겠구나, 그런데 저기 나가서 서 있구나 하며 마음이 저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하승수 변호사는 말하네요.
탈원전을 이끌어낸 독일등의 나라를 예로 들며
정치생명을 걸고 탈핵을 말 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요.
정당정치보다는 일상의 자잘한 삶들을 잘 살아내는 일이 더욱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지금 자신을 포함해 정치에 관심없던 많은 사람들이 정당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구요.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진 후
가만히 있으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엉뚱한 존재들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다구요.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진 후 독일은 현재 있는 17기의 원전을 2022년까지 완전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위스는5기의 핵발전소를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선언했구요,이탈리아는 지난 6월 국민투표에서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백지화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말이지요.
2011년 11월 21일, “후쿠시마 사고를 도약의 기회로”라고 내건 제 4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2012년~2016년)을 통해 전력중 핵에너지 비중을 59%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이를 위해 신규핵발전소 부지를 확보하고, 2030년까지 수명이 끝나는 12개 원전 전체의 수명을 연장한다. 고 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12월 23일엔 강원도 삼척과 경북 영덕에 신규 핵발전소 부지를 8군데 선정,발표했습니다. 현재 가동중인 것 21개, 건설중인 것 7개,계획중인 것 6개를 합치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34개가 됩니다.
우리한텐 어떤 것이 교훈이 될까요?
우리나라 핵발전소에서 올해만해도 알려진 것으로 총 11건의 핵발전소 정지 사고가 났었다고 합니다. 특히 고리 핵발전소에서만 6번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 원전 1호기인 고리1원전은 원전수명 30년을 넘겼는데, 10년 연장하여 운행중에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고부품을 새것으로 조작해 납품한 비리가 적발되었지요. 고리 1발전소 중고 부품을 마치 새것인 양 다시 2발전소로 납품한 것이지요. 온 국민의 생사가 달린 핵발전소가 운영되는 실태입니다.)
후쿠시마에 원전이 10개가 있는데 이번에 폭발한게 1,2,3,4호기 즉 노후한 원전이었답니다. 사고가 났을 때 후쿠시마 1호기는 수명연장 1달 만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김익중 교수님이 녹색평론에서 말씀하신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우리들이 방사능 먹을거리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더욱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이 있다고 말합니다.
노후화된 원전을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공사 중에 있는 발전소 중지 등을 외쳐야 한답니다.
다른 나라는 탈핵선언을 하는데
우리 나라는 탈핵은 고사하고 역행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탈원전 진앙지라 할 수 있는 독일같은 경우
탈핵을 외쳤던 시민운동의 역사가 몇 십년 있어왔구요,
마찬가지로 탈핵을 제1의 목표로 삼은 녹색당이 있었답니다.
하승수 변호사는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을 반대한다'고 말하는 정치인은 있지만,거기에 정치생명을 걸지는 않는다구요.
그런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구요.
그래서 정치생명을 걸고 탈핵을 말하는 사람을 한명이라도 배출하자고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구요.
우리나라의 녹색당은 2011년 10월 30일날 발기인대회를 하고 본격적으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합니다.우리나라 정당법은 정당을 창당하려면 5개 이상 시.도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아야 한는데, 2월 18일 현재 4개 시도(서울, 경기, 대구, 부산)에서 되었나 봅니다. 그런데 충남은 아직 400명선이랍니다. 충남도 2월 26일까지는 천명을 모아야 우리나라 녹색당이 창당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라고 아주 작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애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 힘이 납니다.
우리 미래세대는 이미 만들어진 핵발전소와 폐기물만으로도 삶의 위협을 느끼고
엄청난 세금으로 몸살을 앓을텐데
당원비 만원, 오천원,3천원 중에 얼마를 선택할까 고민하며 저는 또 작아지는군요.
내가
내 아이, 내 아이의 아이들을 위해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데에
조금 위안을 얻으며
올해 농사일지를 펼쳐봅니다.
첫댓글 진솔한 시민 농부의 글 한구절이 백마디 정치인의 외침보다 강하게 들려 옵니다. 감사합니다. 일요일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