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요한 5,38)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며 많은 활동을 합니다. 활동을 통해 자
신의 마음속에 간직한 사랑을 하느님과 이웃에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활동에 치여 신앙생활을 잠시 쉬는 교
우들이 있습니다. 열심히 했던 그 모습을 잘 알기에 섣불리 성당에 나
오라고 권유하기도 힘듭니다.
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것은 그들의 마음
안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번지르르
한 영광을 찾았기에 금으로 만든 송아지를 보고 만족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어디에 계신지 찾지도 않고 말이죠.
이는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영광을 주고받
으며 이 세상에서의 영광을 차지하려는 모습인 것입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성당 활동도 마찬기지입니다. 활동하는 가운데 얻게 되
는 보람도 좋지만, 하느님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적인 만남
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활동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의 내 자리를 확인
하고 서로의 공로를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느님과의 만남이 더
욱 절실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성공을 이루기 위한 활동이 아닌 하느님의 말씀이 실현되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수난을 겪으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나의 활동에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있는지 되돌아봅니다.
† 말씀과 활동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계십니까?
상처와 불의는 십자가 은혜로써 치유된다.
하느님의 은혜는 마음을 사랑과 온유로 뎁혀 주고 영의 눈을 뜨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세상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스스로' 차단하고
살아간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다가가 마음을 열어 보이지 못했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행복과 기쁨에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지 못하였다.
부활을 믿고 구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아직 받지 못한 '그 좋은 것' 때문에
모든 것을 참아내고 모든 것을 봉헌하며 모든 상황에 인내할 수 있다는 신비를 알려주지 못했다.
오늘 그 날을 기다리는 우리들이 그 날을 기대하며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게
오늘을 살아 갈 수 있는지를 알리고 참 행복은 바로 지금 이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가장 독특한 사업에 방법은 가장 좋은 것을 맨 나중에 주시는 일이기에
우리들이 끝까지 희망하게 하시고, 끝까지 인내하도록 인도하신다는 비밀을 세상에 들려주자.
이제는 가난하라 하시고 온유하라 하시고 애통하라 하신 그분의 말씀을 알면서도
살아가면서 손해를 당하기 싫어했던 일과,
살아가면서 큰 고통이 없기를 원했던 일과 그래서 전혀 가난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에 솔직해지자.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을 받고도 잘 사용하지 못하고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지 않고 세상 안에서 우리의 관심과 시간을 써 버린 일을 실토하고
하느님의 은혜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힘으로 오인 한 것을 고백하자.
이 모든 일이 부끄럽고 쑥스럽지만 이제라도 사랑에 목말라 있는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춤을 추어 보자. 외롭고 힘든 그의 손을 잡고 예수님의 춤을 추어 보자.
부산 교구 사순 묵상집에서
첫댓글 매일의 사순 묵상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