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야 잘 자라" 평설

[評說]'戰友야 잘 자라' 評說                                           雲海  김 상 진 프롤로그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가 지나고 정전 66돌을 맞는 즈음, 그 때를 기억하는 사람보다 잊거나, 외면하거나, 왜곡하거나, 어쩌면 기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지금, 생뚱맞게도 잊혀진 옛 군가를 들추어내서 평설을 쓰는 것은 이 노래가 단순히 전쟁에서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만든 군가로만의 의미를 넘어서 민족의 정서가 맥맥이 흐르고 있고, 결코 잊어버릴 수 없거니와 잊어서도 안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호국정신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전쟁의 참혹한 상황에서도 망가지지 않은 자유에의 갈망과 전우애를 통한 따뜻한 인간애의 정서가 있으며, 분단의 시대적 아픔과 그 아픔을 극복하고 이루어야 할 통일에의 염원이 문학적 가치로 승화되어 있다. 本論 第一 聯"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낙동강가의 작은 마을, 얼마나 퍼부었는지 열을 받아 국수 가락처럼 포신이 갈라져서 낙오된 부상병마냥 포격으로 무너진 국민학교 운동장 한 모퉁이에 정렬한 채 버려진 야포들 사이사이로 대 여섯 일곱 살 아이들이 양 끝에 줄을 맨 대나무 막대기를 어깨에 메고 골목대장을 따라서 노래를 부르며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간간이 동생을 등에 업은 계집아이들도 섞여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부르는 노래 속에는 한도 비장함도 없이 마냥 천진스럽고 철없이 뛰놀았던 그 시절의 기억들이 반세기를 넘어 서산마루를 넘어가는 태양만큼이나 황홀하다고 생각하고 상련의 정에 잠기며 그 때의 일이 큰 메아리가 되어 가슴을 울려옴은 무슨 까닭일가? 나는 군가의 작곡가도, 작사가도 아니며, 그렇다고 군가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세상 어느 나라의 군가가 첫 연, 첫 행에서 부터 죽음의 피비린내를 뿌리는 노래가 어디 있으랴?"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여기서 밀리면 조국 대한민국의 운명은 끝장이라는 절대 절명의 위기감으로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우리 같은 젊은 병사며, 열일곱 여덟 살의 고등학생으로 교모를 철모인양 쓰고 전선으로, 전선으로 달려간 군번 없는 학도병까지 목숨을 바쳐 지켜낸 낙동강 전투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이름 모를 산하, 그 깊은 골짜기마다에 함께 웃고 담소하던 친구요 전우인 그들의 시신을 제대로 거두어 줄 겨를도 없이 간신히 잡은 승기를 놓칠세라 숨 돌릴 틈도 없이 앞으로, 앞으로 전진 하는 모습이 활동사진처럼 생생하다."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태백에서 발원하여 남해로 흘러가는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밀리고 밀리는 전투에서 장열하게 싸우다 전사한 우리의 형이요, 아버지의 피가 우리의 뼛속, 가슴 속에 절절히 박혀 흐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흘러야 하는 우리의 핏줄이요 혈맥이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사라져 간 전우야 잘 자라"임진년의 왜란과 병자년의 호란에도 굴하지 않았고, 36년의 일제의 암흑기에도 손에 손을 잡고 꿋꿋이 지켜온 동족이요 형제가 아니던가?과연 무엇울 위하여 한 형제요 동족인 우리가 피에 사무친 원수가 되어 서로 죽이고 죽여야 했는가?일련의 마지막 행은 우리가 지켜야하고 싸워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백미다."꽃잎처럼 사라져 간 전우야 잘자라"팔다리가 잘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간 전우들을 모진 비바람에 찬란히 지는 꽃잎에의 비유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간직한 낭만과 여유,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기에 우리가 굳게 치키고 가꾸어서 자유 대한민국, 우리 조국을 선열의 고귀한 넋으로 아름답게 꽃피워야 할 책임이요 의무임을 가르쳐준다.  第二 聯“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 한다“1950년 9, 15일, 드디어 유엔군과 대한민국 해병대의 합동작전으로 인천 상육작전이 개시되고, 9.26일 중앙청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를 게양한다. 놀라 혼비백산한 인민군은 북으로 북으로 도망가고, 낙동강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국군은 낙동강을 건너  전진 또 전진, 마침내 추풍령이다.유난히도 산이 많은 조국의 강산은 실로 금수강산으로 일컬어 질만큼 아름답고 수려하다. 그러나 산화한 전우들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채 앞으로, 앞으로 전진 하는 병사들에게는 소백산맥은 그야말로 험난하고 힘들지만 죽음으로 사수하던 낙동강 전투에 비하면 신명 나고 또 힘도 절로 솟기에 그 험난함과 어려움도 잊고서 돌진하여 왔다추풍령 고개 마루의 밤, 건빵 한 봉지로 끼니를 때우고 소나무나 바위에 등을 기대서 화랑 담배 한 모금을 나누어 피운다.교교히 흐르는 달빛과 뿌연 담배 연기 속에 문득 떠오르는 고향의 부모님, 형제자매의 얼굴들, 그리고 이름 모를 골짜기에 버려진 전우들의 모습을 껴안고 잠이 든다.이런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 화랑 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하고 노래를 불러보니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어린다아! 잊어버리지 말자.잊어서도 안 된다. 이 아름다운 우리의 조국을 지켜준 우리 선배요, 형이요, 아버지인 선열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정신을. 第三 聯“고개를 넘어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한강수야 잘 있느냐. 우리는 돌아왔다“‘고개를 넘고서 물을 건너’, 한 마디로 천신만고 끝에 잃었던 우리의 수도 서울, 눈물을 머금고 버리고 떠나야 했던 자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눈앞에 두고 있다.‘한강수야 잘 있느냐. 우리는 돌아왔다.’“잘 있느냐? 잘 있느냐?”하고 반갑고 기쁜 나머지 묻고 또 묻는다. 불과 3달 남짓의 시간이 마치 30년의 세월마냥 길고도 긴 시간이 아니었던가?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자칫 되돌아 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시간이었기에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도 시원치 않은 심정이 오롯이 담겨있다.그리고 진정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의 참다운 멋이 숨 쉬고 있으며, 자유와 평화, 그리고 여유와 낭만이 “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기어주는 노들강변 언덕 위에 잠들은 전우야“ 에 절절히 담겨있다.“전우” 이 한 마디만 없다면 어찌 이 노래를 군가라 할 수 있을까?여름철이면 멱 감고, 겨울철은 썰매 지치고 언강 얼음 위에 앉아서 잉어 낚던 노들강변이다.이 아름답던 나의 조국 산하를 잃었다 다시 찾은 그 환희 뒤에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 넋을 애도하는 그 마음이 금수강산, 이 아름다운 산하만큼이나 곱구나! 第四聯“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광복이 되고 일제가 물러간 후, 우리는 36년의 압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조국의 광복과 새 나라의 건설을 꿈꾸며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 그 누가 알았으랴, 강산이 삼팔선이라는 괴물 같은 줄 하나에 남과 북이 두 동강이로 갈라질 줄을.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싸움이 터지고, 서로가 원수가 되어 죽이고 죽는 전쟁의 참화에 휘말린 조국 대한민국이 풍전등화처럼 사라져야 할 운명에서 기사회생하여 전진 또 전진하는 모습이 생생하다.기회는 왔다. 하나의 조국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열망으로 그 치열하고 지독한 포연을 뚫고 북으로, 북으로 진격하면서 자유 대한의 젊은이들의 붉은 선혈을 산하에 뿌려놓았다.“흙이 묻은 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 같이 별 같이“터지는 포탄 속에 시신마저 흔적이 없고 땅 위를 뒹구는 찢어진 군화 하나를 주어서 전우의 시신인양 무덤을 만들고, 무덤 앞에 총대를 거꾸로 세운 위에 흙이 묻은 철갑모를 씌우고 마지막 영결할 때, 조금 전까지 함께 싸우던 전우의 얼굴을 떠올리는 병사의 눈에 눈물이 어릴 때, 바로 당신은 우리의 별이요 꽃인 것이다.안타깝고 안타깝도다!이 참혹한 전투를 치르고도 조국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을 어찌 땅을 치고 통탄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언제부터인가?우리는 6.25를 잊어버리고만 것이다.누가 어떻게 그토록 잊지 말자고 한 이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잊어버리게 만든 것일까?자라고 있는 어린 학생들, 우리의 후손들은 몇 명이나 6.25의 노래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발을 굴려 땅을 치며 의분에 뜬 날을이제야 갚으리. 그 날의 원수를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또 언제부터인가?국경일, 기념일의 기념식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사라진 것은.국경일, 기념일의 노래가 불리어지지 않은 것은.이 날을 노동자의 쉬는 날, 공휴일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 나라이렇게 여기도록 만든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으랴.더구나 분단의 아픔을 안고 휴전 중인 나라에서.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이여,자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다시 한 번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진정 자유 대한민국, 내 조국을 지키고 가꾸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지 아니하냐.  나는 8살, 9살 무렵에 나보다 10살 위인 삼촌이 부르시던 “학도 호국단가”를 기억하며 나이 70의 즈음에 다시 불끈 주먹 쥔 손을 흔들며 힘차게 노래를 불러본다. “태평양 그 물기슭 대륙 동녘에우뚝 솟은 백두산 민족의 정기화려한 금수강산 이루었으니하늘이 주신 나라 지켜나가세우리들은 삼천만 민족의 태양피 끓는 호국단 학도 호국단“  에필로그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이 시대의 비극을 올바르게 인식할 목적으로 또 다른 한 단면인 쪽을 생각하고 “파르티잔의 노래”와 “임을 향한 행진곡”의 가사를 찾아서 살펴보고 참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자유 민주주의’ 인가, 아니면 ‘사회 민주주의’ 인가를 가름해 본다.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이여,자유 대한민국의 젊은 학도들이여스스로 “전우야 잘 자라” “6.25의 노래”와 “파르티잔의 노래” “임을 향한 행진곡”을 읽고 비교하면서 우리가 추구하고 지켜야 할 것의 올바른 답을 찾기를 바라며 노랫말을 여기에 옮긴다. “전우야 잘 자라”1.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사라져간 전우야 잘 자라2.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달빛어리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3.고개를 넘어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한강수야 잘 있느냐 우리는 돌아왔다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기어주는노들강변 언덕 위에 잠들은 전우야4.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흙이 묻은 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 같이 별 같이 “파르티잔의 노래”1. 그대 나의 조국이여나는 너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이 곳은 관목으로 덮힌 산 속밤이면 숲속에 동물들이 숨어있도다후렴심장은 마치 가슴속에 불타는 석탄과 같고빨치산 기는 어둠 속에 빛나고 있다나는 이 곳 지리산에서 홀로 망보고 있다우리는 악에 찬 적군을 상대로아침부터 밤까지 싸우고 있다2.나는 나의 고향 북쪽 땅으로부터여기 남쪽으로 왔다언덕을 넘어 나를 따라 빨치산을 갔다주위의 숲은 울고 있구나후렴원수들은 나의 조선에 잔인한 적은 나의 조국을 파괴 한다나는 복수를 맹세 한다지리산에서  “임을 향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 평생을 싸우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끝없는 함성앞서서 나가자 산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지 산자여 따르라 반세기를 넘어서도 자유 대한민국, 조국을 향한 적개심을 잊지 않은 저들의 무서운 집념 앞에 나라를 지켜야하는 책임과 의무, 그리고 애국심마저 깡그리 잊은 채 안일하게 살아온 우리에게 조국이여,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말해다오, 조국이여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말해다오. 2017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