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천안 유치원 스쿨존 설치 시급

[장대비]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 없어 아이들 사고 무방비 노출

지난 5일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송남리 아이세상 유치원.

도로 옆에 자리잡은 이 유치원은 원생들이 문을 나서면 자동차가 주행하는 이면도로와 직접 만날 수 밖에 없다.

이곳에는 인도가 없고 차량들이 저속으로 운행을 해야하는 유치원 앞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아 과속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껏 왕래해야 할 유치원 정문은 굳게 닫힌 채 자물쇠까지 채워져 있다. 아이들이 갑자기 문을 나섰다가 발생할지도 모를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유치원 측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이 곳 외에도 천안지역 대부분 유치원에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 지정돼 있지 않아 각종 교통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8일 천안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관내 100여 개에 달하는 유치원 중 스쿨존이 지정된 곳은 37곳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보육시설의 경우에도 학교 주변 반경 300m 내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30㎞로 속도를 제한하는 스쿨존을 지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대부분 유치원에는 스쿨존이 없는 실정이다.

A유치원 원장은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과 통행을 위해 행정기관과 경찰 등에 스쿨존 설치를 몇 년째 수도 없이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설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유치원도 엄연한 교육의 장인데 학교처럼 스쿨존이 설치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천안시의회 장기수 의원은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만큼 유치원의 스쿨존 지정이나 노인들을 위한 실버존 지정에 시 행정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시가 부담될 만한 예산이 아닌 만큼 교통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곳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보다 사고 대처 능력이 부족한 만큼 유치원의 스쿨존 지정이 시급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2009.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