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 프롤로그/몽타쥬
(1) 거리일각
- 하늘.
- 저만치서 손짓하는 나영과 유진 보이고(사복), 약속한 듯 그들쪽으로 뛰어가는 다인. 다인 지나가는데 횡단보도 가운데 몰려있는 사람들 보이고. 흘끔 무심하게 보고 나영쪽으로 가는 다인.
- 다인, 나영, 유진등 만나고. 왜 이렇게 늦게와, 빨리 옷사러가자등등 에드립하며 가고.....그 뒤, 모여있는 사람들. 그 위로,
다인E 교통사고였대.......
(2) 교실(낮)
수진 빈자리에 놓인 하얀 국화. 학생들, 모두 서서 묵념하는. 몇몇 여학생들은 흐느껴 울고.....그 위로,
다인E ....우리반애인줄은 몰랐어.....
정아E 우리반에서도 같이 추모식했었어. ...근데, 너 그 아이 얼굴, 생각 나니?
다인E ....아니. 나 걔랑 이제까지 말 한마디 안해봤었거든. 맨날 뒤에 앉아있던 애였으니까....
무리들, 어우, 어우~ 정아 밀치며 웃으며 타박하고....여1 또다른 유머시리즈 꺼내고. 같이 웃으며 맞장구 치는 정아. 그 위로,
정아E 오늘도 나는 얘기를 못했어.
씬8. 써클룸(낮)
정아E 내가 어젯밤 왜 울었는지, 왜 죽음을 생각하는지.....아마 나는 죽 는 순간까지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할지도 몰라.....
또다시 편지온 듯 모니터보는 아이들. (다인, 재민, 홍근, 원석)
다인 (걱정, 돌아보며) 너무 심각하지, 그지.
재민 (찜찜하지만) 야, 신경꺼. 자살씩이나 할 애가 이렇게 광고를 하 고 다니겠냐? 어우, 이런 편지 쓸 시간 있으면 맘이나 고쳐먹 지~
홍근 아냐, 진짜 자살할 맘 있는 사람들은 항상 도움을 청한대.
무리들 (보는)
홍근 죽는다는게 워낙에 어려운 결심이잖아. 마음을 굳혔어두 어떤 식 으로든 주위사람들이 자기를 말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그러더 라구.
원석 그래두 너무 유치하지 않냐? 니들이 안붙잡아주면 나 죽을꺼야, 협박하는것두 아니구.
홍근 (웃으며 좋게) ....그만큼 절박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 (하다 가).. 나두 그랬거든. 그때, 누군가 붙잡아줬으면 하는 마음, 있었어. (쓰게 웃으며 손목들어보인다)
무리들 (잠시의 침묵)
원석 ....실수했다. 미안하다.
홍근 (미소) 아냐, 그렇게 생각할수 있어. 자기 문제가 아니니까. (하 다가) ..근데 쟤, 진짜 죽으면 어떡하냐?
재민 (다인에게) 너 쟤 누군지 아직도 모르지?
다인 (잠시 있다가 홍근에게) ...너 1학년때 정아랑 같은 반이었다고 했지? 걔 어때?
원석 (놀라서) 정아야? 3반 부반장 윤정아?
다인 아니, 그냥...(홍근에게) 어떤 아인데?
홍근 (잠시 생각하다 뚱) 그냥, 조용하고.....있는둥 마는둥 했어. 근데, 왜?
다인 (찜찜하고......)
씬9. 상담실(낮)
영진, 문열고 들어오는데 상담하듯 앉아있는 성민과 정아 보인다.
영진 아, 상담중이세요?(나갈 듯)
성민 아뇨, 다 끝났어요. (정아에게) 가봐.
정아 (안좋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나가고)
영진 (앉으며) ..쟤 3반 부반장 아닌가.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성민 ..이거 정아가 낸 작문숙젠데요, 한번 보세요.
영진 (잠시 읽다가)...자살예찬..?
성민 요새 이게 좀 유행이 아닌가 싶어서요. 얼마전에도 어떤 애가....
영진 (? 해서 보면)
성민 (생각하다)...아, 걔는 아니겠다. (착잡한)...아녜요, 신경쓰지마세 요.
영진 (의아한 듯 보면)
씬10. 교무실(낮)
유란 (작문 다시 건네며) 신경쓰지마. 고등학교때 자살 한번씩 생각 안하는 사람있어?
종수 맞아요, (투덜) 하여간 공부나 할것이지 여학생들, 쓸데없는 감상 만 늘어갖구 말야, 입시가 코앞인데 죽고싶다, 이런 말이 나오나?
희정 (미소) 코앞이니까 더 그럴수도 있죠.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일평 하긴말야, 나 요새 2학년들 보면 불쌍해죽겠어. 꼭 금방 목욕시 켜놓은 강아지처럼 오들오들 떠는게, 나 이제 걔네들한테 공부하 란 말두 못하겠드라니깐?
광도 3학년들은 더해요. 길에서 딱 만나두 얼굴들이 떨어진놈, 붙은놈 딱 티가나. 내 년엔 입시두 바뀌어서 재수도 못하니까 어떻게든 살궁리를 찾아 헤메는 모양인데, 으이그...
복만 (전교감에게 조심스럽게) 저기...특별강의어떨까요?
전교감 (흘끔 복만보면)
복만 그...요새가 입시땜에 학생들 자살이 제일 많은 때거든요. 그래서 저..강사라도 초빙해서요, 자살은 죄악이다, 뭐 그런 강의라도 만 들어보는게...
전교감 (단호) 안됩니다. 1학년은 몰라도 2학년은 시간이 없습니다. 공 부가 급합니다.
선생님들 (저럴줄 알았다 싶은데)
전교감 (성민에게) 대신, 10분정도는 괜찮겠죠. 정면돌파를 하세요.
성민 (??해서 보면)
전교감 돌려서 말하면 괜히 애들 자살에 대한 환상만 키워줄수도 있습니 다. 그냥 탁 까놓고 말해보세요, 당당하게.
씬11. 교실(낮)
칠판에 씌여있는 글씨. '자살할수 있는 다섯가지 방법' 그 위로,
성민E 첫 번째. 약을 먹는다!
성민 (강의하는) 영화에도 많이 나오지? 상당히 깨끗하게 죽을것도 같 지? 그치만 이건 제일 더러운 방법이야. 죽고나면 온몸의 구멍이 란 구멍에서 몽땅 피가 나오거든. 이왕 죽을꺼, 이쁘게 죽어야 되 지 않겠니?
애들 (엽기적이다. 그러나 궁금하다. 가만히듣는)
성민 두 번째. 방안에다 백합을 채워놓고 그 향기에 질식해 죽는다! 낭만적이기는 한데, 이렇게해선 절대 안죽어. 연탄까스 마신것처 럼 머리만 되게 아프거든. 그럼 어떻게 해야 확실하게 죽을수 있 는가, 세번째!!
애들 ......
성민 동맥을 자르고 욕조물에 집어넣는다! 이것도 영화에 많이 나오는 건데, 그렇게 피가 다 빠져나올려면 스물 네시간이 걸린대. 끔찍 하지 않니? 하루종일 자기 피 빠져나오는거 보고 있어야 된다는 소린데.
애들 (으.......)
성민 그렇다면 네 번째, 목을 매서 죽는다! 확실하게 죽을수 있긴 한 데, 가장 엽기적이지. 왜냐!!
씬12. 일상몽타쥬(낮)
(1) 복도일각
하교하는 듯 우르르 나오는 학생들. 그중, 나영과 달식 보이고.
달식 어우, 재수없게 왜 죽는얘기야, 안그래두 입시땜에 심란해 죽겠구 만.....
나영 요새 그런 생각하는 애들 많은가봐. 다인이랑 채팅하는 애두... (하는데)
병구 (나오며 달식 툭 치고) 야, 강산이형이 운동장으로 오랜다. 농구 한판 하재. (가고)
달식 알았으~(신나서 가려는데)
나영 (확 잡으며) 야, 너 공부해야지!! 이번 방학이 얼마나 중요한줄 알아? 나랑 같은 대학갈려면~~
달식 (짜증) 알았어, 알았어, 한판만~~~
실갱이벌이는 나영, 달식. 그 위로, 채팅 자막과 함께,
정아E .....죽는게 두렵니?
(2) 교정중앙사각정원
혜란과 영은, 같이 지도 펴놓고 열심히 보고 있다.
유진 (어깨너머로 보며) 뭐해?
혜란 어, 신년인데 어디나 잠깐 놀러갔다 올까 해서.
유진 둘이 같이 갈꺼야?
혜란/영은 아니-!!!
유진 근데 너 이번 방학때 영수 확실히 잡는다며.
혜란 상상두 못하냐? 야, 너두 좋은데 추천좀 해봐.
유진, 혜란에게 끌려 옆에 앉혀지고. 여기가 좋아, 아냐, 여기~마구 떠드는. 그런 모습 점점 멀어지고....부감으로 보이는 풍경. 그들주위로 많은 학생들, 쳇바퀴처럼 사각형 뱅뱅 돌아 다니는 모습들.....그 위로, 자막과 함께,
정아E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보다 더 두렵니, 죽는게?
(3) 도서관
공부하는 이경, 누군가 툭치고. 보면 석주다. 이경, 웃으며 옆 자리 맡아놓은 듯 가방 치워주고. 그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석주. 그위로 자막과 함께,
정아E ...앞이 보여. 공부해서 대학가고 취직하고 결혼해서 살다가 죽 고.....
(4) 운동장일각/교실
농구하는 강산, 달식, 재민, 원석. 병구는 옆에서 응원하고 있고. 그 즐거운 모습들 잠시 보여지다가 점점 멀어지며.....자막과 함께,
정아E 어차피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이잖아, 우리는.
점점 멀어지는 모습들.....마지막쯤, 그들과 시선 사이에 유리창이 끼여있는 듯 손장갑으로 유리창닦듯 시선을 스윽 문지르는 손 보이고.
(위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 유리창닦다가 보인 모습인듯한 느낌)
그 위로, 자막과 함께,
정아E ...그런데도 왜 너희는 행복해보이지?
왜 나는 너희들에게 다가갈수가 없지?
왜 나와 마음이 통하는 아이는 없는거지.....?
씬13. 써클실(낮)
위글 읽는 듯 모니터앞에 서있는 다인과 유진.
재민 (들어오며) 뭐하냐?
다인 (불안한) 자살편지, 또 왔어.
유진, 놀라서 같이 본다. 그 위로,
자살녀E 너희들은 나를 욕하겠지. 노력도 해보지 않았다고.....하지만 나도 애는 썼어. 영화표, 미술관표를 두장씩 사서 같이 가자고 말을 붙 여봤어. 그런데.....
순간, 멈칫하는 다인. 그 위로, FC 느낌으로 벌컥하는.
-> F.C
복도일각. 다인, 누가부른 듯 돌아보면,
누가 부른 듯 돌아보는 유진. 그 앞에 뒷모습의 여학생, 서있다.
그 아이가 내미는 손. 영화표 두장 들려있고.
현재의 다인, 멍하니 서있다가 아이들에게 말하려 돌아보면, 역시 뭔가 생각하듯 서있는 유진과 재민.
다인 (혹시나)...니들, 왜?
유진 (떠올리듯) ....나 생각나. 누가 나한테 영화보러가자구 했었어.
다인 너두?!
재민 나두 그런적 있던거 같애. 어떤애가 시간있냐고....
다인 (재민에게) 그래서?
재민 .....뻘쭘했지, 말도 별로 안해본앤데. 그래서...
유진 (O.L) 나두. 그 영화 나영이랑 보러가기로 했었거든.
다인 얼굴은 혹시 생각나니?
잠시 생각해보는 듯 하다가 고개 흔드는 재민과 유진.
유진 ...너는? 생각나?
다인도 생각나지 않는다. 잠시의 침묵...묵묵히 가슴아프게 서있는 다인....
씬14. 교실(낮)
빈교실. 창가에서 멍하니 창밖 보고있는 다인......수현, 집에 가려는 듯 가방들고 나오다가 다인 본다.
수현 (망설이다가 말 붙이는) ..집에 안가니?
다인 ...교통사고루 죽은애, 너 생각나?
수현 ..이수진?
다인 응. 난 근데 걔가, 창가 화분에 맨날 물주던거 밖에 생각이 안나. 얼굴도 가물가물해, 죽은지 얼마됐다구.......
수현 .......
다인 ....나영이만해두 그래. 전화번호 뭐 이런건 기억하는데, 걔가 뭘 가장 좋아하는지, 걔의 꿈은 뭔지, 걔가 지금 뭘 힘들어하는지, 이런건 나 잘 몰라. 제일 친한 친군데두.......
수현 (보다가)...알면 뭐가 달라지는데. 어차피 사람은 평생 혼자인거 잖아.
다인 (멍해서 보다가)....그래도 마음이라도 터놓으면 의지가 되잖아, 서루.
수현 (보다가 피식)...하긴 그렇겠지. 그래서 자살사이트같은게 생기구 그러는거겠지. (가려하는데)
다인 (보다가, 설마)...너도 자살 생각해본거야?
수현 ...죽고싶다는 생각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오히려 바보 아니니? 그렇다고 진짜 죽어버리는건 더 바보지만. (간다)
씬15. 학원강의실(낮)
나영 (놀라며, 작게) 뭐? 걔가 죽을꺼라구?
지학강의중인 학원. 나영, 유진과 나란히 앉아 속삭이고 있다.
유진 (속닥) 확실한건 아니구, 다인이 말이 걔같대. 생각안나? 그때 걔 가 영화보러가자고 했을 때 너두 옆에 있었는데.
나영 (잠시 생각하다)...몰라. 너 알잖아, 나 니들말구 애들하고 별로 얘기안하는거.
유진 나두 그렇긴 한데......누구였지? 진짜 얼굴 생각 안나네, 날 듯 말 듯하면서... (하는데)
지학 거기 조용!!
나영/다인 (찔끔하고)
지학 (학생들에게) 이런문제 쉽다고 우습게 보지마. 이번 수능 쉽게 나온거 알지? (가리키며) 자 보자, 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 선에 놓일 때 나타나는거지? 그러니까 지구땜에 태양빛이 막히면 서 달이 가려지는건데.....
위 지학의 설명 흐르는 사이, 뒷자리에 앉아있는 준희, 다른 생각하는듯....그 위로 지학설명과 오버랩으로,
뉴스E 현재 밤하늘에서는 새천년 첫번째 개기월식이 펼쳐지고 있습니 다.
씬16. 교정일각(밤/회상)
뉴스E 이번 개기월식은 제주도와 일부 남부지방에서 관측되고 있지만 대부분지역에서는 짙은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잠시 후부터는.....
라디오 듣던 준희, 꺼버리고 헤드폰 빼고 하늘본다. 교정일각, 경치좋은곳. 준희, 개기일식 보러온 듯 앉아있는. 그때 누군가의 기척 느낀 듯 돌아보면 역시 개기일식 보러온 듯 걸어오던 자살녀(어두워서 얼굴 보이지 않는) 준희발견하고 멈칫한다.
자살녀 ....앉아두 돼?
준희 어. (다시 달보는)
잠시 아무말없이 달 보는 둘....구름 걷히고 달, 서서히 그림자에 가리기 시작한다. 앉아있는 둘 위로도 서서히 달그림자 드리워지고....뭔가 묘한 분위기.......
자살녀 .....죽고싶어.
준희 (흘끔보는)
자살녀 ...너무 외로워서 죽고싶은데, 그러면 다 끝나는거지 싶은데, 무서 워 또. 어느날 내가 진짜 죽어서 누워있을까봐......
준희, 가만히 자살녀 돌아보는. 그 위로,
준희E ..평소같으면 무시했었겠지, 그런말. 그런데 개기월식이라는 분위 기때문일까, 그날은 웬지 달랐 어.....
준희 (자살녀에게)...왜 죽고싶은데.
자살녀 ......
준희 (대답 기다리듯 보면)
자살녀 ...우리 엄마아빠...이혼하는데 아무도 날 안맡겠대. 매일같이 악다 구니야, 내욕하면서....
준희 ......
자살녀 (스스로에게 말하듯)..그래....그럴 때 혼자 다짐해. 이순간만 넘기 면 된다, 그럼 끝이다, 혼자 살자......근데...
준희 (보면)
자살녀 (물젖은)...난 친구도 없거든....누구 한명이라도 옆에 있으면 붙들 고 일어설수 있는데 그런 친구가 없어......
준희 .........
자살녀 ...너무 외로워서...맨날 채팅방 열어놓고 기다려....아무말이나 떠 들려고...그러면 좀 나을까 싶어서....그런데 그뿐이야....현실로 돌 아오면 난 다시 혼자야.......
준희 ...........
자살녀 (흐느끼는) 아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그냥 밥먹고 떠드는 친 구 말구, 힘들 때 옆에 있어줄수 있는 친구, 전화하면 언제든지 달려나와줄수 있는 친구, 내속을 말 안해도 알아주는 친구...하다 못해 내가 죽더라도 날 기억하는 애가 한명이라도 있으면......(우 는)
자살녀, 흐느껴 울고....준희, 가만히 있다가 자살녀 어깨 감싸준다. 터진 듯 우는 자살녀....그렇게 있는 둘....그 위로,
준희E ...영혼이 통한다는 말 있지, 그런 느낌이었어. 그날 걔랑 나랑 은, 별 말은 없었어두 서로 모든게 이해가 됐거든........그런데....
씬17. 복도일각(아침/회상)
밝은 아침, 많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복도. 멀리서 걸어오던 준희, 맞은편 걸어오는 자살녀 본다. 짧은 순간, 서로 멈칫하는 둘.....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 눈빛 외면하고 그냥 스쳐지나간다. 총총히 서로 멀어지는 둘......위 그림위로,
준희E ...아침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였을까...... 어색했어. 꼭 마음속 깊은곳을 들켜버린 사람들처럼....
씬18. 교정일각(낮)
다인 ....그 다음엔..?
다인과 말하고 있는 준희, 대답이 없다.
다인 .....그 아이 얼굴 생각나?
준희 .....그럼.
다인 누군데, 걔가?
그러나 준희, 대답 없다. 다인 의아한 듯 보면,
준희 ..소용없는 일이야, 이젠.
하면서 준희, 그냥 몸 돌려 가버린다. 다인, 의아한 듯 보고있고.......
씬19. 계단일각(낮)
누군가의 시선.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올라가는 발.
멀리 눈들어 보는 그의 시선. 옥상의 유리문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씬31. 교실복도(낮)
역시 하교하는 듯 교실에서 우르르 나오는 5반 아이들. 그쪽으로 걸어가는 수진 뒷모습. 그러나 아무도 수진을 신경쓰지 않고.
수진, 나오던 유진과 툭 부딪히고 떨어지는 뭔가. 유진 흘끔 보는데,
나영 (끌며) 옷사러갈려면 늦어~빨리가~
유진, 그냥 끌려가고 떨어진 뭔가 줍는 수진(얼굴 보이지 않는) ....그런 수진의 모습 위로,
수진E 정아뿐만이 아니라, 아무도 몰랐어. 그날 내가 결석했다는것도, 집에서 쫓겨났다는것도, 그제서야 학교에 왔다는것도........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어.....
씬32. 써클실(낮)
모니터 편지 읽고있는 아이들. 그 위로,
수진E 나는 교실에서 있으나 없으나 한 액자나, 거울이나, 화분같았던 거야.........
유진 ...화분?(하다가 멈칫하는)
-> F.C 교실회상. 창가에서 아이비화분에 물을 주던 수진 뒷모습.
-> F.C 부딪히던 순간, 떨어지는 뭔가, 아이비화분이다.
씬33. 교정일각(낮)
정아 (가슴아픈)...내가 왜 모른척했을까....채팅할땐 그렇게 친했는데... 그땐.....
다인 (다급한) 걔가 누구냐니까-
정아 .....니네반 아이야......
다인 !!!
씬34. 써클실(낮)
-> F.C 텅, 울림소리로 바닥에 떨어지는 아이비화분.
떠오르는 듯 멍하니 서있는 유진....그 위로, 계속 되는 유진의 F.C.
-> F.C 떨어지는 화분. 누군가 엎드려 줍고.
유진, 흘끔 보는데, 줍고 천천히 일어나는 여학생.....슬로우로 얼굴 마악 보이는 순간, 유진 얼굴 하얗게 질리고.
씬35. 교정일각(낮)
정아 ......수진이.....
씬36. 써클실(낮)
유진 (비명처럼) 수진이야!!
무리들 (놀라 어리둥절하게 유진보는)
재민 (놀란) 무슨 소리야? 이수진은 벌써 죽었잖아, 교통사고루.
달식 (약간 무서운) 마, 맞어. 죽은애가 어떻게 편지를 보내?!!!
유진 (멍한)..근데.....화분..맞아, 수진이야. ..채팅할 때 아이디도...아이 비..아이비화분.....걔가 맨날 물주던것도..그 화분...그날 만났던 애 도....(비명처럼) 이거, 수진이 편지야!!
망치로 얻어맞은 듯 멍하니 있던 무리들, 순간 무서움에 화들짝 놀라듯 모니터에서 튕겨져 나온다.
겁에 질린 듯, 충격에 굳어져 있는 아이들.......그 위로,
수진E 난 갈곳이 없었어....
씬37. 교실(낮)
텅빈 교실에 앉아있는 수진. 그 위로,
수진E 엄마, 아빠도, 돌아갈 집도 없고, 친구도 없었어.......하지만, 혹시.. 혹시....
수진, 핸드폰꺼내 치는.
씬38. 몽타쥬(낮)
(1) 도서관
다인, 공부하는데 의자에 걸쳐놓은 겉옷 주머니. 핸드폰 메시지불 깜박거리고. 모르고 공부하는 다인.
(2) 거리일각
유진, 핸드폰 꺼내보면 문자메시지. - 도와줘!!
유진 (뚱하니 보다) 뭐야...보낸 사람두 없구. (그냥 탁 닫고)
(3) PC방
원석 인터넷 하고 있는데 메모.
" 아이비님이 1대1대화를 청하고 있습니다. "
달식 (흘끔보고) 걔 대화방 죽순이야. 들어가지 마.
원석 (아무렇지 않게 메모 닫고)
씬39. PC방(낮/수진회상)
키보드 옆에 놓인 아이비화분. 모니터앞의 수진, 채팅방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앉아있는 수진, 흐느끼기 시작하는...그 위로, (2씬대사)
재민E 신경꺼. 옛날에 생각안나? 대화방에서 맨날 죽때리던 애, 걔두 죽 고싶다는 소리 자주 했었잖어.
원석E 맞어, 걔 대화명이....
재민E '아이비'. 걘 요새 뭐하냐?
원석E (낄낄) 죽었나보지뭐~ 아무도 안놀아주니까 외로워서~
모니터, 채팅방에 홀로있는 대화명 '아이비'. 그 앞에 흐느끼고 있는 수진......
씬40. 거리일각(낮)
휘영휘영 걸어가는 수진. 그 위로,
수진E 무서웠어.......이대로라면 나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어. 한명만, 한명만이라도 나에게 살라고, 내가 널 기억하고 있다 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해줄 사람이 있다면.....
씬41. 거리일각(낮)
아르바이트 차림으로 두리번거리며 오는 준희, 그러다가 한쪽에 시선 멎는다. 고개 푹 숙이고 벽에 기대 서있는 수진 보이고.
씬42. 은행안(낮)
3시 50분 가리키는 시계.
수진, 통유리창에 기대 밖 보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 보이고.....준희모습은 없다.
시간경과. 4시15분. 여전히 밖 보고있는 수진.
시간경과. 4시35분. 밖 보고있는 수진. 그 시야의 통유리위로 육중한 셔텨 내려지고......
씬43. 은행앞(낮)
은행나온 듯 멀어지는 수진 뒷모습. 그 위로,
수진E ...실망하진 않아. 오늘은 개기월식도 없었구, 걔랑은 원래 안친했 었으니까....안올줄 알았으니까....어차피 난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 니까.....
씬44. 도로/횡단보도(낮)
1씬과 같은 횡단보도. 휘청휘청 횡단보도 건너는 수진. 그위로,
수진E (위와연결) 이미 알고있던거 확인한거 뿐이야....하지만....
그때, 수진 얼굴위로 비쳐드는 헤드라이트 하이빔. 수진, 눈이 부신 듯 쳐다보면, 이미 너무 가까이 다가온 트럭의 헤드라이트, 눈앞에 번쩍인다. 꿈인 듯 그 불빛 몽롱하게 쳐다보는 수진......그 위로,
수진 ....그래,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존재라면 차라리 없어지는게 나 을지도 몰라. (다가드는 불빛) 그러면 최소한 괴롭지는 않잖아. (거대하게 닥쳐드는 트럭) 사람들에게 더 이 상 상처받지 않고 괜한 기대를 갖지 않아도 되잖아...(코앞까지 다가든 트럭. 하이 빔 무섭게 번쩍이고) ...그래, 어쩌면 이것도........
순간, 하늘로 튕겨지는 수진손의 화분, 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깨지고.....끼야악!!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시끄러운 소리들. 그 소리 뒤로하며 하늘보이고......
씬45. 거리일각(낮/프롤로그(1)과 동일)
위 하늘, 내려오면 저만치서 손짓하는 나영과 유진 보이고(사복), 약속한 듯 그들쪽으로 뛰어가는 다인. 다인 지나가는데 횡단보도 가운데 몰려있는 사람들 보이고. 흘끔 무심하게 보고 나영쪽으로 가는 다인.
- 다인, 나영, 유진등 만나고. 왜 이렇게 늦게와, 빨리 옷사러가자등등 에드립하며 가고.....그 뒤, 모여있는 사람들. 그 사이로 박살난 아이비화분 파편 보이고, 화이트바로 F.O
씬46. 학교외경(낮)
씬47. 써클실(낮)
다인, 무표정하게 지뢰찾기 하고 있다. 그옆 테이블의 재민, 달식, 원석. 심각한 표정의 다인 흘끔거리고. 니가말해, 니가해~ 서로 미루는 듯. 그러다가 재민, 할수없다는 듯 일어난다.
재민 ...유다인. 그 편지 말야....
다인 (지뢰찾기만)
재민 그거...유서사이트에서 날라온거래. 걔가, 그 이수진이가...유서사 이트 등록했었나봐.
다인 (지뢰찾기만)
재민 거기 등록하면 편지들....예약한 날짜에 보내지거덩? 그래서....
다인 (지뢰찾기 멈추고 멍하니 있다가)....어떡하지?
재민 ...뭐가?
다인 (혼잣말처럼 멍)...역시...말 해줘야겠지? (나간다)
원석 (다인 나가는 것 보다가 군시렁) 아씨, 기분 진짜 드럽네.....
달식 (풀죽은) 난 뭐 알았냐? 그 대화방 죽순이가 자살할줄은....
원석 (O.L 버럭) 너 그 죽순이 소리 안집어쳐?!!
씬48. 교정일각(낮)
다인에게 방금 얘기 들은 듯 서있는 준희.
준희 ....기다렸다구?
다인 (풀죽은)...응....그래두 너한테 말해줘야 할꺼 같아서. 수진이는 아마 너한테 마지막 도움을 바랬나봐. 그래서 기다렸는데 니 가.....
준희 (O.L) 나도 기다렸어.
다인 ....뭐?
씬49. 은행앞(낮/ 44씬과 동일장소)
은행나온 듯 멀어지는 수진 뒷모습. 화면 빠지면, 벽에 기대서 기다리고 있는 (통유리지나 은행벽에) 준희보인다. 시계 흘끔거리며 서있는 준희......그 위로,
준희E ....느낌이 그랬어. 걔 표정이 너무 절박해보여서.....계속 기다렸어, 나. 밤늦게까지...
씬50. 교정일각(낮)
상처받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준희.......
준희 그랬는데.....다음날 걔가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어. 교통사고라고 했지만, 자살이었을꺼야..... 그렇지?
다인 ........
준희 (상처받은 표정으로 있다가, 독하게)...죽어도 싸, 걔는.
다인 ...준희야, 말이 너무...
준희 (O.L 차갑게) 걔는 사람들이 자기를 소외시켰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에 사람들을 소외시킨건 수진이 자신이야. 남들생각은 조 금도 없이, 이기적으로, 자기 슬픔에만 빠져서, 그것도 성급하 게....죽었어. (심하게 흔들리는) ....난 걔가 미워. 하나도 불쌍하 지 않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