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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요물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요물
설악산 독주골, 직백운과 명개리
2013년 8월 9- 15일
설악산 산행: 육덕, 샤프. 뚜버기, 요물,
명개리의 여름 : 오투, 뱌그라, 뚜버기, 파키라. 요물
설악산의 계곡은 수없이 많다. 아마도 60-70계곡쯤 되지 않을까 한다. 산이 높을수록 계곡의 골도 깊다.
수려하며 장엄하다. 수없이 이어지는 폭포를 생각한다면 당연 여름의 찌는듯한 더위는 설악산 골에서 지낼
만큼 충분하기에 찜통 더위쯤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한다.
허지만 올 여름은 가혹했다. 20년쯤 살고 있는 집 지하에 물난리를 대충 정리하는데 열흘이 걸리고도 아직
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우연히 찾아온 X장도 서류를 넣어 오늘 x장님의 면접을 보고 오후에 부랴
부랴 짐을 챙겨 뚜버기님이 근무하시는 용산구청으로 가 설악산으로 가는 님들과 합류하게 된다.
용산구청에 세워져 있는 백송한그루가 하늘까지 손을 들어 환영하는 것 같다. 뒷골목에서 저녁을 먹은 뒤
뚜버기님 차로 설악산으로 가게 된다. 밤이 깊어간다. 비도 내린다.
용대리를 지나면서 하룻밤 머물 곳을 찾지만 휴가철이라 이미 잘 수 있는 공간은 채워져 있다. 장수대근처에
도 한계령에도 ,, 그래서 한계령을 넘어 흘림골 용수폭포 주차장에 짐을 풀어 하룻 밤을 묵을 수 있는 집을
짓고 김치찌게를 끓여 소주 한잔 하면서 두런두런 밤 들어 비바람 치는 소리만 들리지 말거라 하는 소망과 함
께 설잠을 잤다.
좀 늦은 시간 일어났다. 부시시한 얼굴로 서로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 마음으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밥을
하여 먹고 짐을 챙겨 오색탐방로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산으로 든다. 깜깜한 어둠은 어데로 갔는지 온데간데
없고 벌써 새벽을 넘어 서 있다. 새벽이라기 보다 아침이 온다.
머릿속은 비가 올것 같은 염려로 가득차 있어도 공기부터 다르다. 맑은 물과 산속이 푸르다. 계곡의 높이가
높아 갈수록 굽이굽이 산행 길을 오르는 물살도 거세진다. 나는 오늘 육덕님의 정확한 각도기 나침판과 뚜버기
님의 오룩스맵을 믿고 쫄랑쫄랑 따라 가기만 하면 되는 빈털털이 지도 한 장, 개념도 한 장 없다. 독주골의 험산
계곡도 편하게 느껴지고 마음도 가볍다.
비가 내린다. 가져온 우비를 입을까 했는데 님들이 그냥 가잔다.
독주골에서 처음으로 맞는 폭포가 백장폭포가 되겠다. 물소리 떨어지는 작은 폭포에 작은 소다.
그렇다고 폭포가 아니라고 말할수가 있으랴.
백장폭포 왼쪽 사면으로 쇠줄을 잡고 계곡을 따라 오른다.
15여분 쯤 진행하니 천장폭포를 만나게 된다.
두번째 만나는 천장폭포다. 백장보다 크고 깊다.
술꾼들과 산에 왔으니 그냥갈 수 없잖아, 막걸리를 따라 술술 넘어가는 목줄을 타는 걸 보니 나도 어느덧 술꾼이
되어 가고 있다. 눈을 뜨면 시야에 들어오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눈을 감으면 세상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독주골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만장폭포의 거대한 폭포수가 직벽을 타며 내 입을 딱 벌리게 한다.
비에 젖은 산 독주골 계곡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의 장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만장폭포 하단의 모습
이다.
쳐다보고 있노라리 할 말이 없다. 그저 올라오는 님들의 좋아하는 모습이 내모습이려니 싶다.
하단에서 물줄기가 연이어 상단 하늘끝까지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물도 굽이쳐 흐른다.
독주골 전설, 선녀탕에 일곱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몰래 따라 내려온 선관이 가장 예쁜 두 선녀의
옷을 숨겨 옷을 잃은 두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한 선녀는 옥녀폭포가 되었고, 한 선녀는 여신폭포가 되어
두 선녀가 없어지자 선녀를 찾으러 대청봉으로 올라가다 힘에 부쳐 주저 앉아 폭포가 되었고 그 자리를 독주골과
독주폭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이곳에서 나온 것일까.
만장폭포 옆 사면을 따라 오를 수 있다.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폭포가 아닌 용이 되어 대청봉으로 올라 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독주골에 얽힌 전설이 첩첩산중인 이곳 폭포수에 마음을 다 빼앗겨 버리고 만다.
만장폭포에서 뚜버기님과 함께 손을 들어 보인다.
나는 생쥐가 되어 랜즈앞에 서 있었다. 누구보다 육덕님 친구분인 샤프님이 젤로 신이 나 있었다.
백장보다 크고, 천장보다 큰 만장이다. 외설악의 토왕성폭포 보다 작고, 내설악의 대승폭포보다 작은 이 독주골의
연폭(連瀑)인 만장폭포가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여기 서서 무어라 표현할 수 없기에 애꿎은 사진랜즈만 세로로 눌러대고 있구나.
언젠가 오색에서 끝청으로 마루금따라 오르는데 힘센 물줄기가 보였다. 저것이 독주폭포구나 했고
기회가 되면 올라봐야 했던 때가 있었는데 숙제를 끝낸 기분이기도 했고 그 못 잊을 빗속의 향연(饗宴)
이 마음속에 남아 힘들 때 들추어 보면 힘이 될것 같기도 했다.
만장폭포 옆사면을 타고 오른다. 돌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는 산릉을 찾아 오른다. 흐릿한 산길로 누군가 길을
내어 드높은 길을 간것 같은 그런 지계곡과 지릉선을 이어 가면서 오르게 된다. 깊은 골 물소리가 들리고 이름모
를 새소리가 날아드는 산, 아름드리 나무들도 전설이라도 이고 있는 듯 하늘 우러려 쳐다 보니 산등성 오르막 힘이
난다.
빵과 깨떡으로 요기를 하며 단풍취가 깔려있는 풀섶을 오르고 또 오르니 서북능선 1474.3m봉에 발을 딛게 된다.
한계령 5,1km, 중청대피소 2.6km의 현위치 이정목을 보이면서 산객들도 처음 만나게 된다.
이제부터 직백운 계곡으로 들게 된다. 길이 있을 것 같은데 길이 없다고 해야겠다. 만병초가 가끔 길안내를 하고
철잃은 박세꽃이 여름을 부른다. 가끔은 측백나무가 고산을 알리는 듯 하더이다. 미로와 같은 길을 방향에 맞
추어 진행한다. 대청과 화채봉 사이 염주골을 내려가는 길과 비슷한 마음마져 드는 숲속이다.
육덕님과 뚜버기님의 멋진 화음으로 정글을 헤쳐 나왔다. 하늘이 열리고 계곡의 산사태가 심해 내려가기 조차 조심조심
해야 하는 직백운 상류의 물줄기에 내려올 수 있었다.
지도가 없기에 그냥 따라 내려온 계곡 앞에 서니 무언가 허전한 생각도 들지만 역시나다.
뜨끈한 라면맛이 일품이다. 비가 내리는 이곳 더할 나위없는 진찬이다. 막걸리 한 잔 먹고 싶은 마음
굴뚝같으나 가져온 옷이 얇기에 덜덜 떨릴 것 같아 그냥 먼저 내려 간다.
계곡이 넓어지면서 수량도 많아진다. 맑고 차다. 멎었던 숨이 트일 것 같다.
부슬비만 참아 준다면 좋겠것만 자연이 다 나에게 주는 것 행복만큼 불편도 있는가 보다.
직백운계곡의 미덕(美德)을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너무좋아. 물이 좋아, 계곡이 좋아. 그래요, 무릎까지 빠지는 물속이 좋지요.
지나온 직백운의 계류를 되돌아 보아도 좋구요, 개다래 넝쿨 늘어진 풍경이 너무 좋네요.
내려 가야할 계류의 v하늘에 바위가 부르네요. 어서 내려오라고..
샤프님 만장폭포에서 그리 좋아하시던 모습이 어데가고 지금 아무 표정없으신것 보니 독조골보다 못한거
같으네요... 아직도 만장폭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나요.
샤프님, 이곳이 제단곡과 합수부인것 같아요. 어서 갑시다. 백운계곡으로 내려 갑시다.
드뎌 용아장성릉이 보이네요. 내 마음이 포근해 지데요. 한 번쯤 와 본듯한 계곡으로 좋은 풍경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존댓말로 누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말이예요.
위에 똑 같은 화면인데 ..
뚜버기님, 작품사진 기대돼요, 포즈가 그리 말하는것 같은데요.
두 분은 중학교 동창생이라는데 직백운에서 무척 다정한 듯 보여요, 내려오지 않고
무얼 하시는지 몰라도..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요.
근사해 보여요. 뒤로 보아도. 풍경이 좋은건지, 뚜버기님 뒷모습이 어울리는건지는 몰라도.
역시 아무리 좋은 풍경이라도 누군가 모델이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허전해 보이죠.
물장구치며 내려온 직백운의 모습이 여기 이렇게 흐르는 물처럼 우리도 시간을 잼나게
시간을 보내며 내려왔다.
[직백운과 곡백운의 합수부에서] 두 분이서 곡백운에 백운폭포를 보러 가신다.
그동안 뚜버기님은 한 탕 하시는 모습을 담아보고. 역시 탕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계곡도 좋아하고
녀자만 안 좋아한다는데 그건 내 믿을수 있는지 모르겠고. ㅋㅋ
서운하기에 곡백운 합수부에 앉아 내려온 직백운 계류를 쳐다 본다.
백운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한번 와 보았던 계곡인데 또 새삼스럽게 되집어 보며 지난 번 왔던 때보다
수량이 많다. 물살을 가르며 첨벙대며 내 무릅까지 닿는 곳까지 물장난치며 조심스럽게 내려올 수 있었
다.
이제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직백운의 물살처럼 일렁이는 지난 시간이 쌓여 간다.
너와 나. 서로 인연의 고리를 만들며 설악산을 쌓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간다.
깊은 계곡 녹음 사이에 예쁜 보라색 배초향 내음 맡으며 거닐던 그곳에 등짝은 땀이 되고 이마엔 비를 맞대며
구름 깊은 곳을 돌아 내렸네.
어느 덧 내 머리위에 거대한 암괴(岩塊)가 말 그대로 숨겨진 비경(秘境)이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산릉이 용아장성릉인 것을!!
어느 해인가 가을에 가 보았으니 난 봄에 저 산릉을 가고 싶네요. 뚜버기님,
해도 저무나 보네, 언젠가 건천골에 내 발길을 묻을 생각을 하면서 눈도장을 찍어 보네.
산은 우리를 시험하지 않는다란 말이 문득 생각이 난다. 내가 산에 들어 그 산을 가득 담은 울창한 협곡에서
굽이쳐 흐르는 물을 그림같이 보았네. 님들 덕에 만장폭포와 직백운의 이야기가 수렴동계곡을 내려가면서
끝을 맺지 못하고 있다.
백담사와 용대리를 연결하는 버스가 7시에 막차라는 소리에 느긋해 진다.
오늘따라 구담폭포의 물색이 에메랄드색 이라고 할까, 오묘한 색을 띄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수렴동대피소에서 뚜버기님과 복숭아 하나를 먹고 영시암까지 와서 굽어진 허리를 눕힌다. 하루종
일 물속을 걸어온 발이 뚱뚱 불어 있다. 임자를 잘 못 만나 발도 허리도 이 고생을 하누나.
백운폭포를 보러 갔던 육덕님과 샤프님이 내려오신다. 앗 반갑다. 어서 내려가자., 백담사가 있는
용대리까지 ,, 해가 저 산에 진지 언제였는지 벌써 어두움속을 걷는다. 랜턴을 켤까 하다가 그 시간
도 촉박할 것 같아 어두움속을 꾸역꾸역 걷는다. 행여 직원사무소에 작은트럭이라도 있을까 랜턴
빛으로 끼욱거리다 원통택시를 용대리까지 오게 한다.
산에서 사람들도 다 내려왔는가 보다. 몇 번을 왔던 길인데 어두워 더듬작 거린다. 길게 느껴지는
마음만큼 발걸음이 무겁다. 백담사에 도착했는데 앞서온 육덕님과 샤프님을 보는 순간 빈 트럭이
내 앞을 싸악 ,,큰 소리로 뛰어가며 아저씨 하는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짐칸에 탈 수 있는 행운을 얻
었다. 용대리에 내려서 불러 놓은 택시를 타고 한계령을 넘어 오색으로 와 차를 회수하여 속초
로 이동 늦은 저녁을 먹고 육덕님과 샤프님과 헤어진다.
그리고 뚜버기님과 어두움속을 가르며 47키로를 달려 구룡령 아래 홍천 내면 명개리로 왔다.
날은 그 다음 날였고 명개리 다리아래에 오투님이 있었다. 긴긴시간을 아침부터 기다리다 지쳐 눈
물까지 흘렸다고 .. 에궁 간절한 목소리가 그러했겠네요.
뱌그라님과 파키라님이 합류하여 명개리의 광란은 짙어만 갔다. 몸이 옆으로 납작하고 입이 작으며
바탕색은 황갈색이나 등쪽에는 자갈색의 반문이 흩어져 있는데 어린것은 몸 옆면에 흑갈색의 가로 무늬
로 되어 있는 것이 열목어다. 이 광원교 상류지역의 모든 수계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는 명개리
가 열목어 서식지 다리아래가 정말 시원타.
백두대간 구룡령-약수산- 응복산- 만월봉에서 내려온 물과 두루봉-상왕봉에서 계방천으로 흘러 합수부
가 되는 두물머리인 내청도교이다.
5일동안 구룡약수(5만지도엔 명개) 통마름계곡을 가서 신선이 되었고, 밤에는 놀고 마시며 광란의 밤을
보냈으며 또 서리를 하는데 살살 빠져나오는 흥미한 게임은 환상이었으며 처음 먹어 본 자연산 홍어(전라도
말로 섭,경상도 말로 담치)를 물 넣고 끊이기만 했는데 꿀맛, 외딴집 母子가 살고 있는 집에서 키운 닭잡아
털뽑고 업나무와 찹쌀넣고 고운 백숙이 옛날 내고향을 들추더라.
꺾지를 처음 보았다. 빨간샤스를 입은 소년의 강렬한 집념은 내중 커서 큰 인물이 될 듯 보였으며 밤에는
두꺼운 옷을 입지 않으면 추워서 잠이 오지 않는 한 여름은 불볕더위를 모르겠더라.
먹고 또 마시고 그림같은 집을 지울 것 같은 시간은 정말 좋았다. 내 평생 이 긴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
이었으니 난 할 일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더라. 부실한 내 허리가 편한 잠을 깨운다. 명개리 다리에
누우면 별빛이 쏟아진다. 달빛이 커 가면서 흘러가는 물살에 추억을 묻는다.
설악산 깊은 계곡, 독주골 독주포포가 백장과 천장과 만장이 억장을 무너지게 하드라. 누가 그러데요.
아마 안 가보면 그렇것 같네요.
홀산에 카페지기님이요.
사진: 육덕님, 뚜버기님, 요물
첫댓글 산행기 잘 봤습니다,,
뚜버기성 여자한테는 관심이 전혀 없는걸로 아는데 유일하게 요물님에게만 친근하게 찍힌 사진이 올라옵니다(관심있나?)
제가 알기로는 뚜버기성은 산, 술, 딸 밖에 모르는걸로 압니다,, 희안하게 여자에게는 전혀 관심없데요,,
하여간 산행기 즐감했심다,,
ㅎㅎㅎ...
이 사람아 무슨 그런 농담을 하는가~
뚜버기의 좌우명이 '백여자 찝적대다 보면 한둘은 걸린다' 이네
이 사람아~~ '찝쩍'이 아니고
고상하거로 '껄떡'일세....허허허~~
투버기님이 녀잘?? 찝쩍이는걸 보면
지 손모가지를 짤라버린다요. ㅋㄷ
구청장 출마에 득일까?해일까요?
암만 나거치 여자에게 관심없는 사람 있씨모 나와보라 그래... 흠하하하~~
요물누이 땜시롱 설악의 절경을 많이도 구경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곳 가시거들랑 저도 낑가주세용~~
에궁~ 그좋은곳을 집안일땜시 못갔더니 속이 쓰리우~
보고 있자니 더쓰려..........ㅠㅠ
잘보고갑니다
너무나 부러워 은젠가 가야지하며 포스트용으로 사진 몇장 쌔빕니다. 용서하소서
어따~
지리산 계곡과 능선은 이제 웬만한건 두세번 탔는데...
올 가을부터 설악산에 빠져 볼까나~
뚜버기말따나 앞프로 조은곳 가실걸랑 저도 낑까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