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이다.
몰아치는 바람에 꽃잎 지듯 순 우리말은 점차 잊혀져 간다.
넘쳐나는 외래어에 쏱아지는 신조어들...
거기에 나이든 이들은 아예 모를 인터넷 용어들...
누군가 말했듯이 우리는 언어공해에 같혀있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게다.
오늘 한글날을 보내며 잠시 우리들의 '말'을 되돌아 봄도 뜻이 있으리라.
오래전 우리에게 감명을 준 소설 중에는 맛갈스런 우리말이 잊혀지질 않는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박경리의 토지가, 그리고 최명희의 혼불이 그 보기다.
그중에는 도저히 말뜻을 가늠할 수 없는 낱말이 있고 미뤄 짐작했던 말도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토속어도 있고 비어도 더러 있었지만.
특히 최명희의 혼불을 두고 여러 사람이 '혼불 사전론'이 나올 정도였으니.
작가 최명희는 봄 강물의 소리를 듣기 위해
얼음낀 강가를 헤매이며 귀기울였다가 한다.
해서 나온 말이 <소살소살>이다.
이른 봄 얼음을 녹이며 흐른 소리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하며
작품 인물의 성품과 어울리는 택호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뒤져 <아느실>로 이름 붙혔다고 전한다.
그래서 인지 이 혼불을 쓰는데에 17년이 걸렸다던가.
가을로 접어들며 결혼 청첩장을 많이 받는다.
의례적인 인사치례의 말과 함께 고루한 형식의 글을 말이다.
앞으로 자녀를 시집 장가를 보낼 때 이런 낱말을 기억했다가
쓰면 어떨지.
* 믿음으로->미쁨으로
친척 -> 아음
인연으로 ->살부침으로
평생을 -> 한 살매를
사랑하는 -> 괴오는
이왕 이야기 나온 김에 더 나가보자.
처음 쓸 때는 어색도 하겠지만 자주 쓰면하면 그 말에도 정이 깃드리라
* 그린내(연인)
꽃무리(불타는 사랑)
옴살(한몸처럼 친절한 사이)
비나리(축복의 말)
꽃잠(첫날밤)
가시버시(한솥 부부)
아띠(친한 친구) 따위....
또한 부부간의 호칭에 있어 '자기'란 말 대신에 ' 이녁'이란 호칭을 써보자.
아마도 연세든 분은 이말이 전혀 생경치 않으리라.
국적 불명의 언어에 잘못쓰는 일본 어투의 말에 우리의 언어 습관은
여간해서 고치기 어려운 지경이다.
한글날을 맞아 나도 용기를 내어 카페 닉네임을 바꾸기로 했다.
에트랑제에서 따로 또같이를 살짝 돌려서 '이같또 로따'로.
아울러 우리 글 우리 말을 쓰도록 힘쓸 것도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참고로 아래에 순우리말 사전 파일을 달아둔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첫댓글 고마워요. 퍼온 글이라해도 배울 것이 많네요.
곧 한글날이니 뭐라도 해야지요
고운 우리말로 글도 짓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