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감사의 눈물을 흘리다
2006년 초겨울, 수차례의 대회 입상과 승단을 거듭하면서, 학생때 칼을 놓으며 가슴에 한으로 새겨졌던 검도에 한껏 맛을 느끼다, 사람이 겸손을 잃으면 그에 대한 후환이 생기듯이 결국 허리가 망가지게 되었다.
응급으로 수술이 잘 되었으나 회복 관리 소홀로 열두시간이 넘는 재수술을 받으며 결국 4-5번 요추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으로 케이지와 금속기둥을 세우는 엄청난 죄를 내 몸에 저질렀다... 3개월이 넘게 병상생활을 하며 내 스스로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의 육체와 정신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술과 담배, 그리고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고통들...
그런 고통의 나날을 견뎌준 나의 육체에게 너무 미안하고 이렇게 관리를 소홀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군에서도 훈련중 부상으로 다리를 절단하기 직전까지 경험하고서도, 정신을 못 차린건지...
하루 하루 회복 과정이 너무나 답답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불혹이라는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아직 어렸던 것일까?
한 걸음씩 걸으며 생각해보니 내겐 너무 인내심이 없었다.
어떤 상황에 대한 사려도 없었고, 단지 단세포 동물같이 작용과 반작용을 거듭해온 한심한 미물과 같았다.
그래, 그토록 미안했던 내 스스로에게 어떻게든 보답을 해보자...
재활을 넘어서
수영장엘 갔다...
레슨을 받아본 일도 없고, 어려서 아버지가 하시던 것을 보고 배운 수영을 했다...
그리고, 눈치껏 스스로 나의 수영자세를 교정해갔다...
25m 레인을 한 바퀴 왕복도 힘들었는데... 한 번 돌고 그 다음엔 두 번 돌고, 호흡이 힘들어도 꾸욱 인내를 하고 물에 몸을 맡기고 또 돌았다... 그러다 보니, 5바퀴, 10바퀴까지 된다... 아싸! 더 해 보자... 15, 20바퀴... ㅋㅋ
이젠 이렇게 하염없이 돌고만 있는 수영이 지루해진다... 스쿠버다이빙을 해볼까나?
웹써핑을 하다 보니, 이것도 팔자인지 이상하게도 다이빙클럽들과는 연락도 않되고...
어?! 어쩌다 철인3종이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이거 한번 읽어 볼까나???
그게 여기까지 왔으니... 이러니 팔자란거다... ㅋㅋ
어려서는 자전거를 참 좋아했다. 작은 아동용 자전거로 형들이 타는 싸이클을 따라잡은 일도 적지 않았고...
문제는 신체조건이나 성격상 단거리나 무산소 운동에 맞다고 생각했고 그런 운동을 위주로 해왔으니, 사실 이런 장거리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매스컴에서 마라톤이나 3종운동을 봐도 경외는 했을지언정 그다지 동질감을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그래서, 어려서와 달리 아직도 장거리 싸이클링을 부담스러워 하는가보다...
내 기억에 대학 1학년때 교양체육 실기시험을 본다고 3km인가 정도를 달린 것이 그 당시까지는 꽤 달린 것이다.
그래도 군대 가는 친구와 막걸리를 두 통정도 마시고 들어와 달린 것이 15명중에 1등을 했으니 어느 정도 체력은 있었던 듯... 군에서 10km 완전군장 구보까지는 했어도 장거리는 모두 행군이었으니, 뭐 달리기 근육이 있지도 않았을 터... ㅋ
일산철인클럽
암튼 일산철인클럽에 가입을 했는데, 뭐 누가 알아줄리도 없고...
2008년 10월경 임진각에 라이딩을 간다 하여 일단 발을 담근다... 이인화 선배, 김병주 선배, 이승종 선배, 그리고 나... 조촐한 나들이를 생활자건거(일명 철티비)로 따른다... 그래도 40여만원이 넘는 거금(? - 당시까지는 10만원 넘으면 엄청 좋은 자전거로 알고 있었다)을 주고 산것인데, 클릿도 없고 무게도 그렇고... 그냥 힘으로 버티고 따른다...
11월경인가 강화도로 라이딩을 한단다... 따른다... 비는 주절주절 오고 방풍재킷도 없고... 이젠 철티비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이럭저럭 되는대로 훈련에 참석하고 시합도 때려 붙이고…
선배들의 조언으로 일산마라톤클럽에 가입하여 런닝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고…
2009년 2월 경인클럽주최 장거리 수영대회에서 4km를 1시간 20분 35초에 기록
…
10km, 하프대회를 거쳐 2009년 3월 일산에서 고양중앙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58분 31초로 첫 풀기록을 세웠다.
진정한 철인으로 거듭날 날을 고대하며 클럽운영진의 프로그램에 맞춰 훈련을 거듭한다.
2008년 11월 9일 일산호수마라톤대회 10km 0:52:00
2008년 12월 21일 한강시민마라톤대회 21.0975km 01:52:04
2009년 1월 11일 경남고성전국마라톤대회 21.0975km 01:49:39
2009년 2월 14일 경인장거리수영대회 3.9km 01:20:35
2009년 3월 29일 고양중앙마라톤 42.195km 03:58:31
2009년 4월 19일 천안듀애슬론대회 R 5km / B 40km / R 10km 03:20:08
2009년 5월 17일 대구트라이애슬론대회 S 1.5km / B 40km / Run 10 km 03:02:36
2009년 6월 6일 제주슈퍼맨철인3종대회 S 3km / B 140km / R 30km 09:56:22
2009년 6월 21일 춘천철인3종대회 S 4km / B 90km / R 21km 07:12:43
2009년 8월 30일 인천아시아트라이애슬론대회 S 1.5km / B 40 km / R 10km 02:36:55
2010년 2월 28일 고양국제마라톤대회 21.0975km 02:05:09
2010년 3월 21일 서울국제마라톤대회 42.195km 04:28:50
2010년 5월 9일 서울월드챔피언쉽트라이애슬론대회 S 1.5km / B 40km / R 10 km 02:27:18
2010년 6월 6일 제주슈퍼맨철인3종대회 S 3km / B 140km / R 30km 10:10:26
2010년 7월 11일 제주국제철인3종대회 S 3.8km / B 180.2km / R 42.195km 12:57:40
첫댓글 참가 경기를 정리하고 한눈에 보니 많은 경기 그리고 쉽지 않은 대회를 많이도 다녀 오셨어요...뿌듯한 마음도 한편으론 들지 않을까 합니다..나도 정리해 봐야지..
탕크하고는 작년 천안부터 같이 뛴 것 같은데... ^^*
선배님 대회 출전 경험이 화려 하시네요. 부럽습니다..^^ 선배님 최고
이궁~ 부끄럽게시리... ㅋ
케미님의 운동역사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그래도 철인 입문하길 잘했죠??
ㅋㅋ 뭐라 대답해야 할까나??? ^^*
강화에서 철티비로 무섭게 따라오던 생각이 나네....
이궁... 선배님도 차암... 별 말씀을... ㅋ~~~
케미 강준희님... 어마 어마하신 선배님이시네요~~~ 참.. 대단하십니다.. 저는 몸이 멀쩡한 것 같은데도 수영도 느리고.. 런도 힘들고.. 싸이클은 아직... ㅠㅠ;;; 저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3종운동을 신체적 정신적 극한을 이기는 운동이라 하지요.
그 극한이란 자신이 판단하기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충실한 훈련만 있다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언님도 당근, 잘 하실거라 믿습니다. ^^*
네네... 희망을 가지고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지두 일철에 들어와 처음 라이딩에 철티비를 겁두없이 아니 무식하게 등산화 신구 한강 라이딩 따라 같다가 양화대교 아래서 완종히 퍼짐 ㅋㅋ 캐미 후기를 읽다 배꼽빠져 죽는줄 알앗다우...캐미 홧팅! 아자아자
에구구, 행님은 등산화까지 신으셨어여??? 역쉬, 막강 전진 마인드 짱!!!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