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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박창근. ⓒ |
수년 전 춘천에 갔을 때 구봉산 휴게소 옆에 있는 채식사랑 뷔페를 찾아간 적이 있다.
한창 채식에 관련된 이것저것을 수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에 찾게 된 채식음식점이라 많은 것을 체험해보고 경험하고 싶어 했는데, 주인으로 보이는 허연 머리를 길게 늘여 뒤로 묶은 어른 한 분이 곁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글쓴이 얼굴을 보며 “쉽지 않은 이 길을 가는 것 보니 전생에 수행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네면서 당신의 지난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는 젊어서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 해봤다고 했다. 그러다가 ‘내 인생이 왜 이 모양인가’ 하고 고민을 하기 시작해 지금의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의 부인도 참으로 깊은 얼굴이었는데 자신을 이끌어준 아내라고 소개했다. 50이 넘어서야 생명과 생명의 관계를 깊이 사유하게 되었다는 그 분은 돈을 벌기 위해 채식음식점을 시작하면 다 망한다면서 스스로의 명상과 깨침을 위한 하나의 장으로 보고 있는 듯했다.
그때는 한 사람당 팔천 원이었는데 현재는 어떨지 모르겠다. 한두 개의 음식에는 우유가 약간 첨가된 음식이 있다. 대체적으로 약간 달콤한 것도 있는데, 음식점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뷔페가 아닐까 한다. 참고로 글쓴이의 집에는 설탕이 없다. 상대적으로 채식음식점이라 하더라도 당도는 여느 음식점과 비슷할 수 있을 테니 참고하시라.
춘천에 가보고자 하는 분들은 한번 들러보시기를 바라면서 기왕에 채식전문 음식점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전국의 채식요리점을 좀더 살펴보기로 하자.
필자의 경험으로는 집에서 가볍게 해먹는 현미와 된장 그리고 몇 가지 채소들이 빠지지 않는 단순하고 소박한 채식요리가 제일이다. 그러나 바깥생활을 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이나 아니면 이따금씩 새로운 다른 음식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시간을 갖길 원하는 분들을 위해 몇몇 검증된 채식음식점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따금씩 채식가들에게도 얼큰한 중국집의 짬뽕과 자장면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필자는 집에서 가끔 생협에서 나오는 춘장을 사서 국수사리로 자장면을 만들어 먹곤 하는데, 기억에 남는 곳이 인천공연을 갔을 때의 차이나타운 안에 위치한 태화루였다. 짬뽕국물 맛이 시원하고 독특한 향이 좋았고, 자장면 또한 짜고 달지 않아 좋았다. 여느 채식중국집이 그러하듯 채식과 육식을 병행하여 장사를 한다. 채식코스를 미리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인천에는 채식뷔페집이 하나 더 있는데 백운역에서 가까운 <산들바람>이라고 하는 식당인데 이곳에는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취급하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해준다. 음식점 공간을 친환경공간으로 설계해 맛을 더해준다.
또한 얼마 전 대구MBC 방송 취재로 알게 된 범물동 동아쇼핑 맞은편 농협건물 지하의 유기농 채식뷔페집 <이플>이 있다. 원래 이곳은 유기농매장이었는데 유기농을 취급하고 운영하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채식음식점이 되고 말았다는 가게 주인의 말씀이 인상적이다. 곱씹어 볼 만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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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연합뉴스 | 가끔 손님을 모시고 가게 되면 나더러 노래 한 곡 해달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성화이시다. 한 끼 뷔페식사로 하루 종일을 무료로 제공되는 유기농 녹차, 유기농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용한 카페 겸 식당이다.
대구에는 중구 봉산동에 있는 <보리수>라는 채식한정식집도 유명한데 값은 5천원이다. 일반 한정식에 비교해서 비싸지 않고 맛깔스럽다. 아울러 대구에서 약간 벗어난 경산에 가면 경산 밀레오레 근처에 <청우방>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짬뽕이든 자장면이든 채식으로 해달라고 하면 친절하고 반갑게 맞이해 준다.
현재 운영사정상 채식만 하지는 않고 있지만 채식음식으로 주문하면 주인아저씨가 더 반가워하면서 그만의 비밀(?)을 말해주기도 한다. 채식으로 요리를 하면 더 깔끔하고 깨끗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리하는 사람도 기분 좋고 먹는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으신다.
한편, 얼마 전 광주공연을 갔을 때 그 장소가 5·18기념공원이었는데 그곳에 세워진 기념문화관 안에도 <자연생활 채식뷔페>집이 있었다. 공연을 주최한 풍경소리의 사회를 보신 목사님께 그곳이 공원 측에서 운영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맛을 본 몇 군데의 채식식당과 채식 빵가게 그리고 여의도 쪽의 채식요리가 가능한 중국집이 있었는데 필자 개인적 경험으로는 아무래도 가격을 비교해보면 지방 쪽이 아직까진 더 만족할 만했다.
이럴 것이 아니라 현재 검증된 전국의 채식식당 목록을 알 수 있는 채식사이트를 알려 드릴 테니 여러분들이 어느 지역을 가던 참고하셔서 구경해보시기 바란다. 스스로의 삶의 진정성을 지켜내며, 그 울림을 스스로 귀담아 들으며, 오늘 내가 먹는 음식과 내가 엮여지는 그 순환의 고리의 중심에 스스로를 올려놓아 자신을 담금질하며 늘 깨어 있으며 생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가는 우리가 되길 바라면서!
* 채식식당 목록뿐만 아니라 채식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
한국 채식인 연합회 http://new.vegetus.or.kr/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 http://cafe.naver.com/eatpeace.cafe 한울벗 채식나라 http://www.hanulvu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