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임의 의의와 성질 _ 미성년자가 책임변식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가해행위를 하였을 때(제763조)나 심신상실자가 가해행위를 하였을 때(제754조)에 행위자 자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한 민법은 이러한 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자(친권자·후견인)와 감독의무자에 갈음하여 이들 무능력자를 감독하는 대리감독자(유치원의 교사, 정신병원의 의사 등)가 그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없는 이상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제755조). 이것이 책임무능력자의 감독자의 책임이다. _ 이 책임은 감독자에게 가해행위 자체에 대해서 고의·과실이 있음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다는 의미에서 과실을 요건으로 하고 그 입증책임을 전환시킨 데에서 중간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판례는 감독자가 그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면책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므로 실제로는 무과실책임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2. 책임의 근거 _ 원래 책임무능력자나 감독자는 똑같이 독립된 인격자이기 때문에 무능력자의 책임을 당연히 감독자가 부담할 이유는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자가 그 책임을 부담하게 될 근거가 명백히 되어야 한다. 감독자는 책임무능력자가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독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가해행위라는 점과 그러한 경우 감독자의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피해자의 구제를 꾀하려는 점에 그 책임의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_ 연혁적으로는 이 감독자의 책임은 가족공동체의 구성원의 가해행위에 대한 가장의 책임(게르만법의 원칙)을 근대법의 개인주의적 책임이론으로 수정한 것이다(독민 제832조 참조). 프랑스민법(프민 제1384조 8항)과 스위스민법(스민 제333조)도 대체로 같은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1. 책임무능력자의 가해행위가 책임능력 이외에는 일반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었을 것 _ (1) 피감독자인 책임무능력자의 가해행위가 불법행위책임성립의 다른 요건은 모두 갖추었으나 책임능력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제753조·제754조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을 때에는 원칙적으로 감독자가 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어린이가 유희 중에 잘못해서 다른 어린이를 넘어뜨려 상처를 입힌 경우와 같이 그 행위가 위법성을 결여하는 경우에는 감독자에게 책임이 없다(대판 1977.8.23, 77 다 604). _ (2) 감독자의 책임은 가해행위를 한 미성년자·정신병자 등의 피감독자가 책임무능력자로서 면책되는 경우에 비로소 지게 되는 보충적인 책임인가의 여부가 문제된다. _ 제755조는 피감독자가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에 감독자가 보충적으로 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능력이 있는 무능력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무능력자가 단독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며, 따라서 감독의무자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없게 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같이 해석할 때에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가 대부분의 경우 무자력인 점을 고려한다면 피해자는 실제로 배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하여 학설은 피감독자가 책임능력이 있어서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이와 병행하여 감독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이론을 구성하고 있다.주1) 즉 제755조에 의하여 가해자가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책임능력이 있으면 그 친권자에게 배상책임이 없지만, 감독의무자는 감독상의 부주의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일반불법행위의 원칙에 따라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다만, 이 경우에 제755조에 의한 입증책임에 전환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감독상의 부주의가 있다는 것은 피해자측에서 입증하지 않으면 안된다. 종래의 판례는 학설과 같은 견해를 취하였으나(대판 1975.1.14, 75 다 1795), 최근 그 태도를 바꾸어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제755조에 의한 감독의무자의 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바로 제755조를 근거로 하여 책임능력있는 미성년자의 가해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의 책임도 인정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대판 1984.7.10, 다카 474). 이 판례는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타당한 견해라고 볼 수 있으나 해석론으로서는 약간 무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주2) 주1)
_ 〈미성년자의 총기사고에 대한 친권자고유의 불법행위책임〉「구 총포화약류단속법(1962.9.3 법률 제1136호) 제13조에 의하면 미성년자인 「B」는 총기취급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니 「B」의 이 사건에서의 총기취급은 범죄행위인 불법행위이므로 친권자인 「A」는 위 범죄행위를 안 이상 당연히 총기사용을 제지함으로써 총기로 인하여 예견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A」는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자기고유의 입장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대판 1975.1.14, 74 다 1795). _ 〈대판 1984.7.10, 84 다카 474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민법 제755조는 무능력자가 책임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에는 부모 등 법정의 감독의무가 있는 사람은 그 감독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 한 스스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배상책임은 가족적 생활협동체의 단체주의적 책임을 근대적 개인책임형태로 수정한 것으로 행위자 자신에 책임능력이 있었는지의 여부가 명백하지 않고 행위자에게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가 많아 소송상의 어려움과 그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자보호를 위하여 불법행위자에게 그 행위 당시에 책임능력이 있었느냐의 여부에 불구하고 감독책임자는 그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며 감독의무자의 책임은 피감독자의 책임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무자의 책임과 피감독자의 책임은 병존하는 것이라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감독의무자의 책임은 그 불법행위 자체에 관한 과실이 아니라 피감독자에 대한 일반적 감독 및 교육을 게을리한 과실로서 실질적으로는 위험책임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이 과실은 추정되므로 감독의무자가 그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 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2. . 감독의무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입증이 없을 것(제755조 제1항 단서). _ (1) 감독의무자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입증을 하면 면책되지만, 그렇지 않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_ 무능력자의 위법한 가해행위가 있게 된 것은 이를 감독하는 자의 감독불충분에 있다고 보아서 감독자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감독자에게 쉽게 책임을 지울 수 있어서 피해자의 구제가 이루어지게 된다. 판례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미성년자의 상해행위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입증하지 않는 한, 친권자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대판 1962.5.17, 62 다 44)라고 판시하고 있다. _ (2)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즉 감독의무를 다하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감독을 함에 있어서 하여야 할 주의의 정도는 원칙적으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즉 직업·지위·지역 등으로 보아 그 경우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통상인의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적·객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감독의무자의 감독의무의 구체적 내용은 위의 기준을 구체적 상황(예컨대, 피감독자의 성격·연령·발달정도·환경·구체적 위험성이 예측되는 장면의 상황)에 적용함으로써 얻어지게 된다. 다만 실화책임이 문제가 된 경우에 관하여는 판례는 감독자가 감독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감독상 중과실이 있는 때에만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대판 1972.1.31, 71 다 2582), 실화책임법에 따른 과실경감을 인정하기 않는다(이에 찬동하는 견해도 있다)주3) 이에 대하여 감독자의 책임은 감독자 자신의 과실에 대한 책임이므로 피감독자의 실화의 경우에도 중대한 감독의무위반이 있는 때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이 타당하다는 반대견해가 있다.주4) 그러나 피감독자의 행위에서 직접 생긴 실화에 대해서는 제755조를 적용하여 통상의 감독책임을 인정하고, 연소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에 대해서 중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주3)
_ (3)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친권자·후견인과 같이 그 감독의무가 무능력자의 생활관계의 전반에 걸쳐 있을 때에는 개개의 가해행위에 대한 감독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일반적인 감독의무도 게을리하지 않았음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친권자·후견인 등의 면책사유는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_ 국민학교의 교원과 같이 그 감독의무가 특정의 생활관계에만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에서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면책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의 입증은 비교적 쉽다. _ (4) 감독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더라도 역시 가해행위로 손해가 생겼으리라는 것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다. _ 독일민법 제832조 1항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더라도 손해가 생겼을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며 우리 민법은 사용자책임에 관해서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제756조 제1항 단서). _ 그런데 제755조에는 그와 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학설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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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설은 본조를 인과관계의 존부에 관계없이 감독의무자에게 책임을 지운 규정이라고 해석한다(소수설).주5) 이에 대하여 본조의 책임을 감독상의 과실과 가해행위와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인과관계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만, 그 입증이 면제되고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는 이를 긍정한다(다수설).주6) 즉 이 견해는 제756조 제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그러한 경우에는 책임을 면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실제의 문제로서는 감독의무자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더라도 손해가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양설에 별로 차이가 없다. 주5)
1. 법정감독의무자 _ (1) 책임무능력자의 법정감독의무자와 이에 갈음하여 감독하는 자는 그 무능력자가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제755조). 법정감독의무자로서는 미성년자에 관해서는 친권자(제909조), 친권대행자(제910조) 및 후견인(제928조), 금치산자에 관해서는 후견인(제929조)을 들 수 있다. _ 부모가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부모가 공동으로 책임을 부담하는데, 그 관계는 부진정연대채무로 된다. 법정감독자라도 피감독자와 가족적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때에만 책임을 질 것이냐에 대하여 견해가 갈린다. 즉 법정감독의무자의 책임은 가족공동생활을 하는 경우에 한정되어서는 안되고, 타인에게 양육을 맡긴 경우에도 책임이 생긴다는 견해주7) 와 가족적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때에만 책임을 지게 되며, 따라서 미성년자의 부모가 이혼한 후 양육을 맡지 않은 친권자는 감독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견해주8) 가 있다 민법상 미성년자의 부모가 이혼한 경우, 모는 친권자가 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제909조 5항) 양육자로 지정되어 있을 때(제837조)에는 친권자에 준하여 법정감독의무자로 보아야 할 것이며, 이 경우에 양육을 하지 않고 있는 친권자인 부나 모는 감독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책임무능력자를 방치하거나 부적당한 자에게 맡겨 놓은 경우에는 책임이 있음은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타인에게 맡긴 경우에도 부모의 일반적 감독의무는 존속하다고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7)
_ (2) 금치산선고를 받지 않은 심신상실자에 대하여는 처·부모·호주의 순위로 책임을 진다(대판 1957.7.25, 4290 민상 302). _ (3) 공설의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인 고아에 대해서는 그 보호시설의 장이 후견인으로서 감독의무를 진다(보호시설에 있는 고아의 후견직무에 관한 법률 제2조 참조). 공설이 아닌 사설의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인 고아와 각종의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고아에 대해서는 그 보호시설의 소재지의 서울특별시장 또는 도지사가 지정한 자가 후견인이 된다(위 법률 제2조 2항 및 아동복지법 제13조 참조). 법원의 허가를 얻어 소년원생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직무를 행하는 소년원장(소년원법 제10조)도 같다.
2. 대리감독자 _ 법정감독의무없이 계약 내지 법률 등에 기초하여 감독의무자에 갈음하여 무능력자를 감독하는 자도 감독의무자와 같은 책임을 진다(제755조 2항). 예컨대, 탁아소의 보모, 유치원과 국민학교의 교원, 정신병원의 의사, 소년원의 직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밖에 고아를 데려다가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자와 같이 법정감독의무자도 아니고, 그와 계약상의 관계도 없는 사실상의 감독자에게도 제755조 2항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_ 대리감독자가 책임을 질 경우에 그의 사용자도 제756조에 의하여 책임을 진다. 그리고 법정감독의무자가 대리감독자에게 피감독자를 맡기는 데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않는 한, 법정감독의무자도 동시에 책임을 진다(대판 1969.1.28, 68 다 1804). 이 경우의 양자의 책임은 부진정연대채무이므로 피해자는 전부의 배상을 받을 때까지 어느 쪽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_ 감독자는 피감독자의 가해행위에 의하여 생긴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손해범위에 관해서는 제393조가 적용되는데, 특별손해에 대한 예견가능성은 감독의무자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대판 1968.6.11, 68 다 639)주9) 제755조에 기초하여 손해를 배상한 감독자는 피감독자에 대하여 구상할 수 없다. 피감독자에게는 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