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새달이 시작되어 벌써 10월도 나흘이 지났습니다. 휴일이 길다보니 뉴스타임도 깁니다. 어울마당이야기부터 가족과 함께 보낸 이야기들로 뉴스가 풍성합니다. 진환이는 드디어 외할머니께 도토리묵 쑤는 법을 배웠다네요. 지난번에 나눈 이야기때문인지, 진환이가 나름대로 책임감이 들었었나봅니다. 도토리묵 만드는 방법을 잘 배워와서 설명도 순서대로 잘해주었습니다. 늘 개구장이 같더니 오늘은 든든하네요. 오늘도 '리코더 오름길 프로젝트'에 정성을 많이 들였습니다. 맨날 뒷모습만 보다가, 오늘은 아이들이 연주하는 앞모습이 보고 싶어서... 슬그머니 교실밖으로 나와 문 밖에서 살짝 한장 찍었습니다.^^
오늘부터 삶교과 수업도 주기집중도 새롭게 시작합니다.
1교시에는 진샘이 이번달 삶교과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9월에는 오전 삶교과 수업과 오후 산책시간을 연동해서 대천천을 관찰하고 '생태도감'도 만들었지요. 10월에는 산책시간에 금정산에 올라 가을과 만난다고 합니다. 가을산에서 관찰하고 채집한 것들을 가지고 삶교과도 진행될 것 같습니다. 도토리를 주워와서 도토리묵도 만들고 참나무 잎으로 방석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산짐승들의 겨울나기를 위해서 우리는 꼭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주워오기로 했습니다.
도토리는 참나무의 열매지요. 참나무는 종류가 여러가지라 그 종류에 따라 도토리모양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진샘은 잎 모양을 기준으로 여섯가지의 참나무 이름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나무이름의 재미있는 유래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앞으로 산에 가서 각종 참나무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진샘은, 잎이나 도토리 모양만 보고도 '이건 신갈나무', '저건 떡갈나무'.... 알아맞출 수 있는 '참나무 박사'가 돼보자고 하십니다.
아이들이 대천천에서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저는 내심 좀 걱정을 했습니다. 산책 장소가 산으로 바뀌면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늘 진샘의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 분위기가 좋습니다. 진샘의 흥미진진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작동한 것 같습니다.^^
2교시에는 주기집중 수학을 시작했습니다. 10월달력을 가지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상급 예술수업을 하느라 자세히 들을수는 없었지만, 달력에 숨어있는 비밀을 찾는다고 시종일관 질문과 대답이 활기차게 오고갔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신이났습니다. 자기가 먼저 답을 말하겠다고 손을 번쩍번쩍 들고, 앞으로 달려나가 진샘의 귀에 답을 몰래 말하기도 하네요.^^ 수학수업을 이렇게 재미있어하다니.. 다음번에는 저도 그 재미에 동참해봐야 겠습니다.
오후는 손공예 시간이었습니다.
비가 올것 같아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집으로 가는데... 길가의 작은 꽃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너무 예뻐서 한참 멈춰 있다가 사진에 담았습니다. 빗방울을 머금은 그 작고 신비로운 꽃이... 흐린날씨로 무거워진 마음에 큰 위안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