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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고대사 원문보기 글쓴이: 고견원려왈지
뛰어난 명궁수는 훌륭한 활이 있어야만 만들어질 수 있는 법. 그 솜씨만큼이나 우리가 만들었던 활 역시 세계 최고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자랑하는 명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가장 유명한 장궁은 고대 영국인들이 사용했던 ‘잉글리시 롱 보우(English long bow)’이다.
조선시대 각궁의 최대 사거리는 340~360m로, 최대 사거리가 270m 정도였던 잉글리시 롱 보우에 비해 훨씬 길다.
활은 형태에 따라 직궁(直弓)과 만궁(彎弓)으로 나뉜다. 직궁은 탄력이 좋은 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양쪽에 줄을 걸어 약간 휘게 만든 단순한 형태의 활이다. 따라서 줄을 풀게 되면 활은 곧은 직선 모양을 가지게 된다. 이에 반해 만궁은 활줄을 걸지 않았을 경우, 보통 활이 휘는 방향과 반대로 뒤집혀 휘게 된다. 따라서 활의 길이가 짧다 하더라도 활이 가진 장력은 엄청나게 강해진다.
우리나라의 활은 대표적인 만궁이다. 특히 중국이나 터키 계열의 만궁은 활줄을 풀어 놓았을 때 완만한 호를 그리며 뒤집혀 휘어지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활은 거의 원형에 가까울 정도로 극단적으로 휘어진 모습을 가진다. 또한 이 때문에 보통 활들이 시위를 당겼을 때 완만한 ‘C’ 모양을 가지는 반면, 우리나라의 활은 ‘ㄷ’ 모양에 가까울 정도로 당겨진다.
활줄을 풀었을 때와 비교하자면 거의 180° 가까이 활이 휘어지는 대단한 유연성과 장력을 가진 활인 셈이다. 덕분에 활의 평균 크기는 다른 활들에 비해 가장 작지만, 사정거리와 성능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활의 작은 크기와 뛰어난 성능은 말 위에서 활을 쏘는 전투를 가능하게 하는 큰 이점이 되었다.
복합궁은 짐승의 뿔이나 뼈, 탄력 좋은 나무, 동물의 힘줄 등 다양한 재료를 접착제로 단단히 고정시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복합궁이 대나무나 나무만을 재료로 만든 활(단순궁)보다 탄성이 좋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아울러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 습도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복합궁 제작은 각각의 재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온도, 습도에 따른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되어 주어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활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여기서 7재(材)란 활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7가지의 재료를 가리키는 말로 물소 뿔, 대나무, 소심줄, 뽕나무, 참나무, 민어 부레풀, 화피를 말한다. 이렇게 동·식물성으로 이루어진 7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제조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활은 ‘살아있는 활’이라고도 했다. 단단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왕대를 길쭉한 모양으로 다듬어 사용한다. 신축성이 좋고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성질 때문에 활에 사용하기에는 대나무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그 대나무의 양쪽 끝에는 뽕나무를 잘라 붙인다. 활의 양쪽 끝에 위치한 활줄을 거는 곳을 만들기 위해서다. 뽕나무 역시 탄력성이 좋고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대나무와는 달리 서서히 신축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활의 유연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 다음은 물소 뿔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활의 각궁(角弓)이라는 이름도 물소 뿔을 이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물소 뿔은 길쭉한 모양으로 얇게 잘라 민어 부레로 만든 어교(魚膠)를 이용해 활의 전면에 단단히 붙여 준다. 뿔 1개를 사용하여 활 반쪽을 붙일 수 있으므로 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뿔 2개 즉, 물소 1마리분의 뿔이 사용되는 셈이다. 또한 열을 이용하면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 작업이 쉽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활을 쏘는 사람에 맞추어 활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소심줄은 대단히 질기고 탄력이 좋아 활의 신축성과 유연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 말려 다듬어 놓은 소심줄에 어교를 잘 묻혀 고르게 붙여준다. 특히 활의 휘어지는 부분은 좀 더 두껍게 붙여 보강을 해준다. 접착제로 사용된 어교가 습기에 의해 떨어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 후에 활은 장인의 오랜 경험이 필요한 정교한 조정 작업에 들어간다. 이 작업은 해궁(解弓)이라고 하여 활에 활줄을 걸어 구부리고, 활의 균형과 강도를 조절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끝나야만 활은 비로소 생명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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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과학 윤나오 blue-feather@hanmail.net | ||||||||||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17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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