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2인조 보이그룹 동방신기는 닛산 스타디움{요코하마(횡빈, 横浜) 국제 종합 경기장(요코하마 월드컵 경기장)} 단독 공연을 끝으로 4월 27일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세계 순회 공연의 일부로 치러 왔으며, 5대돔 순회 위주로 구성된, 6차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을 마쳤다. 혐한류 분위기가 절정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현지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일어 음반을 냈으며, 첫 번째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 때는 불교대학 강당에서, 백화점 계단에서 마이크 전선을 줄넘기를 하듯이 넘으며 노래를 불렀던 동방신기가 지금은 한국 가요사를 넘어 세계 가요사를 쓰는 문화 전사로 등극한 것이다.
5대돔이란 일반적으로 일본 6개 돔 야구장 중 기존 옥외 야구장에 지붕만 설치한 반쪽짜리 돔 야구장 세이부(서무, 西武) 돔을 제외하고 삿포로(찰황, 札幌) 돔, 나고야(명고옥, 名古屋) 돔, 후쿠오카(복강, 福岡) 돔, 오사카(대판, 大阪) 돔, 도쿄(동경) 돔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으로, 동방신기의 5대돔 순회 단독 공연은 한국 아티스트 최초이자, 본 조비(Bon Jovi)(2003년), 이글스(Eagles)(2004년), 빌리 조엘(Billy Joel)(2006년)에 이어 해외 가수 중 4번째, 일본 아티스트를 포함해 16번째다. 여기에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스타디움 모드 단독 공연을 포함한 이번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을 통해 동방신기는 1000억 원이 넘는 외화를 벌어 들였으며, 이 총 수입 중 표값이 870억 원에 달했다.
동방신기 6차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의 첫 번째 무대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는 용도에 따라 이용 구역을 조절할 수 있도록 블록 형태의 가변 관객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 형태를 무빙 블록 시스템이라 하는데, 이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는 스타디움 모드, 메인 아레나 모드, 커뮤니티 모드, 홀 모드가 있다. 이 다양한 형태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는 가수 공연뿐만 아니라, 미식 축구, 축구, 실내 정구(테니스), 농구, 배구, 체조, 권투, 레슬링, 족구, 아이스 하키, 피겨 스케이팅 경기와 클래식 음악 공연 및 각종 연극, 지역 행사, 전시회 및 박람회까지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다.
가수 공연장으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를 활용할 때는 무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메인 아레나 모드에서는 1만 2천 내지 2만 5천 명이, 모든 좌석을 개방하게 되는 스타디움 모드에서는 3만 내지 3만 7천 명이 들어갈 수 있다. 동방신기는 5차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부터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단독 공연은 스타디움 모드로 진행해 왔는데, 앞서 이야기한 세이부(西武) 돔 단독 공연에 3만 내지 3만 5천 명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스타디움 모드 공연 무대의 규모는 가히 돔 공연 무대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사족으로 4월 27일은 8년 전, 동방신기가 첫 번째 일어 음반을 낸 날이라고 한다.
이른바 5대 돔 순회 공연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삿포로 돔에 있다. 삿포로 시가 있는 훗카이도 섬은 인구가 여타 섬들에 비해 적을 뿐더러, 여타 섬 주민들이 삿포로 돔 단독 공연을 보려면 항공기를 타야 해 관객의 금전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삿포로 돔 단독 공연 자체도 아라시(嵐)처럼 거대 팬덤(Fandom)을 거느리고 있지 않으면 관객석을 가득 채우기가 어렵다. 그래서 엘리트 일본 가수들도 삿포로 돔을 제외하고 이른바 4대 돔 순회 단독 공연을 열기도 하며, 돔 순회 공연 자체도 거대 팬덤을 거느린, 자니스 사무소 소속 남성 가수를 제외하고는 뜸해지는 추세다.
또한, 도쿄 돔 단독 공연은 일본 음악 시장에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아무나 꿈꿀 수 없다. 좌석을 채우지 못하면 비욘세(Beyonce Giselle Knowles)처럼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도쿄 돔 단독 공연은 경비와 출연료를 포함해 50억 원 가량이 들어간다. 표값을 장당 10만 원으로 잡았다면 5만 장을 팔아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 따라서 2차례 이상 공연을 열어야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도쿄 돔 대관을 위한 심사 과정에서는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의 규모 및 해당 가수의 공연 실적을 보는데, 기획사가 중소기업이거나 실적이 없거나 해당 가수가 '급'이 되지 않아 좌석표를 모두 팔아치울 자신이 없다고 판단되면 웃돈을 주더라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한다.
동방신기 6차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의 마지막 무대인 닛산 스타디움은 J리그 팀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홈 경기장이며, 2002 피파 월드컵 결승전 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전일본 순회 단독 공연 첫날에 일정이 발표된 닛산 스타디움 단독 공연은 한국 가수뿐만 아니라 외국 가수 중 최초이자, 일본 아티스트를 포함해 13번째다. 가수 공연장으로 활용할 때는 최고 7만 5천 명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일본 국민 가수가 아니라면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 닛산 스타디움 단독 공연은 식구 혹은 친족 동반, 연인 동반 관객 및 남성 단독 관객의 비율이 꽤 높아 일본 내 동방신기의 대중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동방신기는 이것으로 또 다른 출발을 했다고 보아야 옳다. 모두가 기적이요, 우연이라 하는 것은 실은 동방신기의 노력이요, 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가 잘 모르는, 도쿄 올림픽/아시안 게임 주경기장{국립 가스미 가오카(하구, 霞丘) 경기장, 국립 경기장}이라는 훨씬 더 문턱과 품격이 높은 무대가 있다. 매년 한 팀만 단독 공연을 열 수 있으며, 공연을 열기 위해서는 소음 문제와 관련하여 주변 거주민의 동의를 일일이 구해야 하기 때문에 진정한 전일본 국민 가수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래서 도쿄 올림픽/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단독 공연은 외국 가수 중에는 사례가 전혀 없고, 일본 가수 중에서도 SMAP, Dreams Come Ture, 아라시만이 열었다고 한다. 특히 아라시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으로 도쿄 올림픽/아시안 게임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 무대를 열었다. 또한, 아라시는 일본에서는 대여섯살 아동부터 환갑이 넘은 노인들까지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아라시의 인기도는 유재석 5명 분량의 인기도에 한국 상급 연예인들의 인기도를 한데 더한 것보다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아라시를 억지로 끌어들여 한류를 과장 보도하는 기자들과, 이에 놀아나는 동방신기 팬들은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각성해야 한다. 또한, SM 엔터테인먼트와 동방신기는 팬덤이 특정 연령층만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유가 무엇인가를 철저히 분석해 더욱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고 실험을 거쳐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방신기가 세계 가요계를 뒤흔들며 이룬 이 영광도 한순간의 풍파로 역사 속에 남을 것이다. 또한, 도쿄 올림픽/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단독 공연도 결국에는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이제는 양적보다는 질적으로 승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