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이
엔젤라 김
발아래 툭 떨어진 나뭇잎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중에 유난히 빨갛게 곱게 물든 예쁜 단풍 몇 개가 굴러가지 않고 나의 발 밑에서 살랑살랑 춤을 추며 나에게 손짓을 했다. 난 그 예쁜 단풍 몇 개를 보물이라도 찾은듯 신기해하며 집으로 갖고 왔다. “내가 너를 좋은 곳에 써줄께”라며 나의 성경책 안에 넣었다. 유난히도 예쁘고 맘에 쏙 드는 그 단풍을 난 “예쁜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 예쁜이를 보고 있으려니 “곱게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릅답다”라는 어느 분의 글이 생각났다. “나도 이젠 머리엔 살구나무의 하얀꽃이 피고 힘이 있던 허리와 무릎이 약해져 아무 낙이 없구나” 라는 나이가 됐지만 난 예쁜이처럼 곱게 물든 단풍이 되어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다.
그 푸르던 젊은 시절에도 아마 예쁜이는 미래의 아름다울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준비하였을 것이다. 상하지 않은 온전한 모습의 곱게 물든 단풍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물과 햇볕과 비 바람을 맞으며 기쁘게 살았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동있는 아름다움을 남기고 가기 위해선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몸과 마음을 가꾸며 겉모양과 함께 내면의 아름다움과 지혜로움을 쌓아갈려고 노력한다. 사랑하는 식구들이나 주위에 마음에 늘 남아있는 따뜻함과 아름다움의 모습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기타도 배우고, 하프도 치고, 그림도 그리며, 수필도 쓴다. 곱게 물든 예쁜 단풍같은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 자신을 위해 축복해 본다. 떨어진 낙엽이었지만 예쁜이는 나에게 훌륭한 교훈과 지혜와 용기를 선사했다. 어느 늦은 가을날에…